13. 스완



 - 배를 구해야 돼.  항해하기 딱 좋은 배로.....


 세라가 새로 산 옷을 갈아입는 도중에 문득 생각난듯하게 말했다. 옷은 가슴이 깊게 패인 실크 블라우스에 가죽으로 만든 띠가 그 위를 감쌋다. 인조 가죽 재질의 바지와 금색줄이 장식된 파이렛 장화였다. 

 영락없는 해적의 모습이였다.


 - 완벽한 해적의 모습이구나.



 - ...... 해적 사냥꾼의 모습이지



 빌지워터는 항구에 세워진 도시인만큼 조선업도 굉장히 뛰어난 곳이였다. 자운의 증기선도 있었지만 진짜 바다에 몸부딧치는 빌지워터 사나이들의 조선공업은 그 어느 국가도 비교가 불가능했다. 다른국가에서도 좋은 배를 구하려면 빌지워터로 가야했다. 빌지워터 중에서도 이름난 조선공들이 가득했지만, 그중 포트먼가의 선박은 여러 왕실의 선박을 만들정도로 정교하고 장미처럼 우아했으며 긴 항해에도 끄떡없고 폭풍우에도 뒤집힐 일 없이 튼튼하고 견고했다. 빌지워터의 많은 뱃사람들이 포트먼가의 배를 갖는것을 최고로 여겼으며 발로란 대륙의 모든사람들이 선호하는 조선가(家)였다. 한마디로 명품 배!


 - 택도 없어. 아무리 네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포트먼가의 선박은 무리야.


 세라의 배 이야기를 듣던 스완이 딱 잘라 말했다. 잘려진 말 끝에서 현실감이 느껴진다.

 

 - O.K 알겠어 내 돈으론 아직 안되는군..

 - 조금 더 싼 배를 구하는게 어때? 여긴 조선소들이 돈만 주면 배를 그냥 갖다주는 곳이라구...


 이미 배 구입 말리기를 포기한 스완은 좀 더 싼 배를 권유하고 있었다. 스완의 아버지는 배를 타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은 바다를 건너고 말았다. 과부가 된 어머니를 보고 바다사나이의 딸은 배 근처에도 고집불통인 세라의 한 고집을 꺾었으니 스완은 한결 후련해지는 기분이였다. 잠시 곰곰히 생각하던 세라가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떳다.


 - 어디가?


 - 모건한테, 오늘 보기로 했거든. 먼저 갈께.


 먼저 일어난 세라가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스완은. 바다 뒤로 넘어가는 태양에 눈을 고정시킬 뿐이였다. 


 - 흥. 그깟 배. 여자가 배를 구해다가 무슨짓을 하려고........


 스완은 세라의 등에 대고 들으라고 한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세라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곧장 모건이 기다리고 있는곳으로 갔다.



 참으로 오랜만에 모건과 세라가 만났다. 모건은 세라를 친히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장소는 모건의 배 안 식당에서 열렸다. 선실은 넓고 훈훈했으며 그윽한 양초가 은촛대에서 타고있었다. 벽 한켠에는 솜씨 좋은 화가의 모건 램캠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으며 식탁은 장미나무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것으로 식탁보엔 장미 무늬가 세세하게 수놓아져 있었다. 모건은 뱃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훈제 돼지고기를 직접 구워왔으며 값비싼 르농 포도주를 뜯어 세라의 잔에 손수 따라주기까지 했다. 술잔은 백랍으로 조각된 아름다운 부조가 빛나고 있었다.

 

 - 오랜만이야 세라! 핫핫핫! '도망자 마일로'를 잡았다면서! 진심으로 축하하네!


 세라는 대답대신 눈으로 끄덕였다. 무엇 때문인지 무건은 평소와는 다른 큰 웃음 덩어리에 과장된 몸짓을 섞었다.


 - 배가 아주 멋진걸.... 정말 당신 꺼야?


 - 그럼!! 하하! 포트먼가의 저 우아함과 빌지워터의 강인한 바다가 깃든 '엘리자베스 호'라네


  모건은 아주 자랑스럽게 자신의 배를 소개했다. 일반적인 항해선을 끌고 다니던 모건이 새 선박을 구입한것은 꽤나 최근의 일이였다.


 - '엘리자베스 호'라..... 딱 내 스타일인데? 얼마 주고 샀어?

 

 - 이.일단 먹고 이야기를 하게


 모건은 옷소매에 걷고 냅킨을 목에 두르면서 돼지의 넓적다리 부분을 뜯어낸다. 세라도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모건은 식사중에도 계속 옛날 이야기와 '그래 그랬었지'를 반복하며 그 전날 마리아에게 말했던 것처럼 빌지워터 정치판과 자신이 정치판에 나가려는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물론 세라의 귀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쨋거나.




===


오랜만입니다. 절 기억해줄분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안끝났습니다 


세라포츈..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