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 직전만 해도 기갑 병과가 없었는데, 기동성은 여전히 뚜벅이 보병들과 말 타고 다니는 기병들뿐인데 화력은 시야에 보이지도 않는 적을 좌표만 찍어줘도 포병이 타격해줄 수 있는 시대가 오자 화력이 기동성을 압도하게 됐고, 이에 따라 전선이 참호전이라는 양상으로 고착되기 시작했음.

그래서 각국 수뇌부에서는 포탄 파편과 기관총탄을 견디는 방호력을 가진 전차라는 걸 만들어줬지. 처음에 전차는 기술적인 문제 때부터 보병 뛰는 속도 정도밖에 못 냈지만, 기술이 차츰 발전함에 따라서 시속 30~50km씩 낼 수 있게 됐음. 현대 전차는 70~80km까지도 쭉쭉 밟을 수 있고.

문제는 전차라는 양반은 화력도 좋고 장갑도 좋고 기동성도 좋은 팔방미인인데, 제한된 시야와 커다란 덩치 때문에 의외로 취약한 존재였음. 쇳덩어리 전차가 왜 취약할 수 있냐고? 운전해본 사람들이라면 사각지대라는 말만 들어도 무슨 의미인지 알거야. 큰 트럭이나 승합차를 타면 등 뒤는 백미러에 비춰지는 곳밖에 안 보이지.

하물며 전차는 시야가 탁 트인 일반 차량과는 달리 쇳덩이를 곳곳에 발라놔서 시야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서, 사각에서 들어오는 공격에 매우 취약함. 그래서 이 전차를 보조해줄 병과가 필요했는데, 역시 적임자는 보병이었지. 시야가 넓고, 전차가 못 가는 곳도 갈 수 있는데 전차만한 맷집이 없어서 여차하면 전차 뒤에 숨어야 하는.

그래서 보병과 전차의 협동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왔는데 전차는 기술이 발전해서 쭉쭉 밟는데 보병은 여전히 뚜벅이. 왜 롤하다보면 아군 애쉬랑 아우솔이랑 기동성 차이가 넘사벽이듯이 말이야.

그래서 애쉬가 탐켄치 궁 타고 다니듯이, 보병들이 트럭에 타고 다니기 시작했고, 이를 가리켜서 차량화보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문제는 트럭은 보병의 발이 되어줄 수는 있어도 전장에서는 포탄 파편이나 눈 먼 총알로부터 보병을 보호해주기는커녕 같이 박살나기 딱 좋은 연약한 존재야. 그래서 보병들에게 최소한의 방호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장갑차가 등장했고, 이걸 타고다니는게 기계화보병.

이렇게 기계화보병의 주 임무는 아군 기갑부대랑 발맞춰다니면서 전차와 상호 협동해서 상대를 깨강정으로 만드는거지. 마치 원딜과 서폿 같은 관계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