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글은 루리웹 퍼런토끼 번역하신 본문 입니다. 
2017 DICE 제프 카플란 강연 (오버워치의 월드 빌딩) 원문 여기(링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DICE 2017년의 주제가 월드 빌딩인 만큼, 오버워치의 월드 빌딩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해당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소집" 단편에 나오는 해롤드 윈스턴과 아기 윈스턴의 대화는 오버워치의 월드빌딩 철학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 
세상을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가능성을 보아야 한다. "

※프로젝트 타이탄



* 프로젝트 타이탄 (2007년 ~ 2013년 5월)은 WoW의 후속 MMO 작품으로 기획되었고, 340명의 개발진이 개발하고 있었다. 취소 당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는데, 많은 인원이 긴 시간동안 많은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
 
* 취소 후 140명의 개발진이 모였다. 80명은 영구적으로 기존 프로젝트(WoW, D3, SC2, HS, HoS)로 복귀하라는 지침을 받았고, 20명은 6개월 - 2년 간 휴계를 받았다. 
 
* 남은 40명의 인원은 6개월 안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프로젝트가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면 남은 개발진도 기존 프로젝트로 복귀해야 했다. 불안한 미래 때문에 매우 좌절스러웠지만, 이 기간 동안 오버워치가 탄생했다.
 
* 주어진 6주 간의 기간을 2주 단위로 쪼갰다. 첫 2주는 기존 IP를 사용한 MMO(스타,디아), 2주는 새로운 IP를 사용한 MMO 아이디어. 이 기간동안 오버워치의 기본 아이디어가 잡혔다.



* 타이탄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아놀드 창의 프로젝트 타이탄 설정화들이 관심을 끌었고, 동시에 당시 진행중이었던 새 MMO 기획에서 제프 굿맨(WoW의 레이드 디자이너)의 클래스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두 아이디어의 장점을 합치자는 생각이 들었고, 오버워치의 기반 디자인이 되었다.
 
* 타이탄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주제는 "지키고 싶은 미래(Future worth fighting for)"였지만, 타이탄에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 주제를 오버워치로 옮겨서 더 탐구해보고자 했다.



* 2013년 6월 그려진 벤 장(Ben Zhong)의 컨셉아트가 개발진이 만들고 싶은 오버워치의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 가운데 있는 인물은 새 영웅 아니에요! r/overwatch는 진정하기 바람.)
 
* 블리자드는 세 개의 거대한 IP(워크, 스타, 디아)로 하이 판타지, 하이 SF, 고딕 판타지를 탐사해 본 적이 있다. 이들은 블리자드에 있어서 안전한 구역(Comfort zone)이다.
 
* 오버워치는 (이전 타이탄이 그러했듯이) 새로운 영역을 탐사해보고자 했는데, 이를 위한 공간은 바로 미래의 지구였다.
 
 이 결정은 개발진들을 상당히 곤란에 빠트렸는데, 타이탄 개발 중 개발진이 직면했던 점이 "과연 지구의 어떤 점이 특별한가"이라는 질문이었기 때문.
 다른 게임들에서 지구를 어떻게 다루는지 찾아보고자 했다.
 
* 첫 번째로 알아본 세팅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였는데, 라스트 오브 어스, 폴아웃같은 명작이 넘쳤기 때문에 개발진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것 같았다.
 
* 두 번째 세팅인 "리얼리즘적 접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프를 포함한 WoW 개발진은 배틀필드 1942를 플레이하느라 몇 주간 WoW의 개발을 내팽겨치기도 했다)
 
* 결과적으로, 원래의 기획인 "지키고 싶은 미래"로 되돌아가기로 했는데, 오버워치 버전의 지구를 디자인하기 위해 WoW의 사례를 참고하기 시작했다.

※맵 디자인에 대해



* 엘윈 숲, 서부 몰락지대를 포함한 와우의 각 지대는 각자의 스토리와 특색이 있다. 오리지널 와우와 오버워치의 아트 디렉터(빌 페트라스)는 장소에 따른 색상 변화 이론을 주장했는데, 장소에 따른 전체적 색상 변화 (적, 녹, 청 황)가 플레이어의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다.
 
* 와우에서 얻은 또 다른 교훈은 불타는 성전의 추가 지역인 아웃랜드였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개성있고 도전적인 지역 디자인(불지옥 반도, 어둠달 골짜기, 황천의 폭풍)이 플레이어에게는 지치고 힘든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오버워치는 이러한 교훈을 적용해, 접근성 있고 친근한 경험을 주는 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각 지역의 휴양지를 찾기 시작했다.



* 일리오스는 산토리니에 대한 오마주.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지만, 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장소를 게임의 무대로 삼고자 했다.


 
* 이라크는 지난 10년 동안 비디오 게임에서 전쟁으로 찢겨진 세계, 희망이 없는 전쟁터로 자주 묘사되었지만, 오버워치 팀은 60년 뒤의 이라크에 대한 밝은 미래를 상상하고자 했고, 오아시스 맵은 그 기반으로 형성되었다.
 
* 현실성보다는 판타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보았다. 할리우드 맵의 예시가 있는데, 제프는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랐고, 유니버셜에서 작가 인턴을 한 적도 있었다. 오버워치의 미국 맵을 만들 때, 제프와 크리스 멧젠은 할리우드를 무대로 삼고 싶었는데, 캘리포니아에 와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누구나 할리우드에 대한 환상이 있기 때문이다.
 
* 오버워치의 환경 디자인 팀에는 외국인들이 많다.(벨기에, 스웨덴, 브라질 등) 대부분은 남캘리포니아에 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이 만든 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촬영장 디자인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개발진을 데리고 할리우드에 견학을 다녀왔다. 견학은 좋은 참고가 되었다.
 
* 개발진들은 견학을 다녀온 후 할리우드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며 새로운 컨셉을 짜기 시작했는데, 환상이 반영된 기존의 컨셉에 비해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별로였기 때문에(sucked) 기존의 컨셉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 도라도는 스토리상 중요한 장소인데, 멕시코 출신의 영웅도 있고, 스토리 관련 요소도 많았기 때문.
 
* 처음엔 멕시코 시티를 참조했으나, 밀집한 현대 도시이기 때문에 게임과는 잘 맞지 않았다. 게임플레이적 이유로, 도라도는 바다를 끼고, 언덕에 있어야 했으며, 색채도 다양해야 했다.



* 개발진은 멕시코에 대한 기반 지식이 부족해서, 구글 이미지에 "colorful mexican town"을 타이핑해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았다. 개발진들이 가진 멕시코 맵에 대한 비전을 충족하는 완벽한 이미지였지만, 문제점은 그 장소가 이탈리아의 마나롤라였다는 점. 맵 개발이 끝난 뒤에야 누군가가 이 점을 지적했다. (멕시코 시민들에게 약속하는데, 이탈리아 맵을 만들 때에는 꼭 멕시코를 기반으로 하겠음)

※영웅 디자인에 대해

* 창작 디렉터였던 크리스 멧젠은 "블리자드는 영웅 제작소다"라는 멋진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우서, 스랄, 레이너 같은 멋진 영웅들이 많기 때문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영웅이 되는 느낌을 받도록 노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웅은 월드 빌딩의 중요한 요소이다.
 
* 각각의 영웅은 매우 다양한 스킬 세팅과 플레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비주얼 디자인 역시 중요한 요소로, 모델의 생김새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방향 역시 캐릭터를 차별화하는 요소이다,
 
* 단순히 생김새가 다르고, 게임플레이가 다른 수준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가 되길 원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배경을 짜기 시작했다.
 
* 오버워치는 다양성에 대한 뜨거운 논의의 주제가 되었고, 개발진의 방향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은 반응을 얻었다.
 
* 많은 사람들이 오버워치의 목표가 다양성 구현이라고 생각하지만 개발진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다. 개발진의 목표는 모두가 환영받을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 자신의 국가가 오버워치에서 아직 다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플레이어가 그 지역의 영웅이 되어, 자신이 사는 곳을 배경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길 바랬다. 다양성은 이러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 스테레오 타입에 대해 말하자면,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캐릭터는 다루기 힘들다. 특정 주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개발진은 많은 방면에서 스테레오 타입에 도전하고자 했다.
 
* 아나의 경우, 스나이퍼인 동시에 노인 여성이고, 누군가의 어머니이며, 딸과 복잡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다. 
 
* 마이클 추의 "성찰" 코믹스는 각 영웅의 일상을 다룬 코믹스인데, 작중 트레이서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한 일이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밝혀,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하고 싶었다.(Normal things as normal, so they become more normal)
 
* 트레이서가 아닌 다른 영웅이 LGBT로 밝혀지길 바랬던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개발진에게 중요한 점은, 트레이서가 멋진 시간 여행자 영웅이라는 점이었다.
 
*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지난 10년 간의 슈터 게임들을 찾아보았다. 매우 좋아하는 작품들이고, 누구보다도 이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박스 커버를 살펴보면서 칙칙한 남자 군인(grizzled soldier dude)이 모두 메인이라는 점을 보게 되었다.
 
* LGBT 여성 캐릭터를 슈팅 게임의 커버에 실었다는 점은 다른 게임과 차별화한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 그렇다고 우리가 스테레오타입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맥크리의 화상을 띄우며) 미국인에 대해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했다면서 따진 사람을 여태까지 본 적 없다. 이 점이 한 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 이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가 만든 세계와 영웅들이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팬 픽션과 코스프레, 팬 아트를 그리는 팬들이 월드 빌딩을 하기 시작했다. 오버워치의 팬들은 각종 커플링과 이야기로 영웅의 뒷 이야기를 만들어갔고, 제작진은 이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 최근 매우 특별한 일이 일어났는데, 지난 1월 각국에서 일어난 여성 행진 행사에서 한국의 누군가가 D.Va의 깃발을 만들어 행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 좀 더 찾아보다 한 문장을 읽고 감명을 받았는데, "2060년에는 D.Va와 같은 누군가가 정말 생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는 문장이었다. 우리가 강조하고 싶었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가능성을 보아야 한다"에 부합하는 문장이었다. 우리는 정치적인 게임을 만들지 않았고, 게임 제작에 있어 정치적인 동기를 띄고 있지 않았지만, 각자의 커뮤니티가 자신의 긍정적인 나름의 방식으로 오버워치를 받아들인다는 점이 오버워치 커뮤니티가 오버워치의 주인이 되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 팀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면서 마치고 싶다.(게임이 성공적으로 출시되어 초반 40명에서 많이 늘어났다.) 부정적으로 들릴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강조하고 싶은 점은 오버워치가 우리의 욕심(Selfish place)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가장 힘든 상황에 처했던 개발진이 밝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통해서 이를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 리얼리즘 게임과 포스트-아포칼립스 게임에 대해 재고하자는 것은 아니다. 각 게임은 우리가 처한 현실과,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상상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버워치 팀의 작업물이 게임 업계에서도 밝은 미래를 다룰 수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