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는 기업가 정신] [上] 제조업의 한국 탈출
中企의 호소 "이대론 한국서 제조업 안될게 뻔해, 가족도 말려
최저임금·주52시간 압박에 진짜 탈출은 내년부터 시작될 것"

지난 20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중소 모터 제조업체 태화의 권동철(61) 사장은 "10년 전쯤 기회가 있었을 때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지 않은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태화는 한때 매출 110억원을 올리며 '우수 중소기업 지정'(중소기업은행), '우수중소기업인상'(중기청)을 수상한 강소(强小) 기업이었다. 모터 핵심 부품인 고정자·회전자 제조에서만큼은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다. 깐깐한 삼성전기에도 납품했다. 권 사장은 바늘처럼 생긴 부품 하나를 들더니 "이게 모터의 고정자"라며 "모터가 회전할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조금이라도 휘면 모터는 불량품이 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2005년 주거래 업체가 함께 중국으로 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제조업이 한국의 힘이라는 자부심도 셌고, 인건비만 보고 중국에 갈 게 아니라 한국에 남아 신제품으로 승부를 보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을 남겨두고 나만 살겠다고 떠나는 것도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2010년 무렵부터 값싼 중국산이 밀려 들어오고, 한국 내 생산 원가는 계속 오르기만 했다. 작년 매출은 25억원으로 급락했다. 권 대표는 "한때 25명이었던 직원은 지금은 5명만 남았다"며 "올 초 15년 근속한 직원이 나가는데 돈이 없어서 빚을 내 퇴직금을 지불했다"고 했다. 그는 "오너 갑질 같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위축됐고 한국에서 중기 사장을 한다는 자부심도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가동을 멈춘 기계를 헝겊으로 닦다가 "올해 곧 결혼하는 딸이 '아빠는 할 만큼 했어요. 그만 해요'라고 말하더군요"라고 했다.


한국땅에서 사라지는 제조업 도전정신



자동화,기술개발은 게을리하고 인력에만 의존하는 제조업들이 많은게 현실
하루 10시간은 기본에 야근,철야 토요일 출근 일요일 종종 출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