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재 고려 문화재 국내전시 무산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됐을 문화재입니다.”

정우택 전 동국대 박물관장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아미타삼존도’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워했다. 3명의 보살이 극락세계에서 왕생자(往生者)를 맞는 장면을 담은 이 그림은 고려불화의 전형인 이중 채색법을 사용하고 금으로 연화당초문을 배치한 걸작이다.

당초 이 불화는 12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인 고려 건국 1100주년 특별전 ‘대고려전’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도쿄박물관이 대여를 거부하면서 고국 나들이가 무산됐다.


“대여 후 안전하게 돌려받을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20여 점에 불과한 가운데 도쿄박물관이 소장한 ‘국화나전경상’ ‘화당초나전합자’와 지장보살도를 그대로 불상으로 옮긴 고려시대 유일한 작품인 ‘지장보살반가상’(규슈국립박물관)도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런 분위기는 2012년 쓰시마섬에서 발생한 고려불상 도난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당시 한국 절도범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온 불상에 대해 지난해 대전지법이 환수 요구를 거부하고 충남 서산시 부석사가 불상을 가져가라고 판결했다. 


이후 한국 문화재를 소장한 해외 박물관과 미술관은 유물이 한국에 가면 압류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전시 대여를 기피하고 있다.






원숭이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