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긴축 신중론에 불을 지핀 인물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다. 연준 2인자인 클라리다 부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출연해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일부 증거'가 있다"며 "이를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까워지고 있고, 내년 물가 압력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완만한 물가 상승 전망을 고려하면 다음 달 정책금리 인상이 올바른 움직임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금리 인상 여부는 앞으로 몇 주간 지표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14일 미 댈러스 연은 행사에서 "미국 경제는 현재 낮은 실업률과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감세 효과 소멸 등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다음 FOMC부터 매번 기자회견을 진행해 정책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 주로 분기별로 정책금리를 바꿔왔으나, 앞으로는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리를 올릴 수도 있지만, 내릴 수도 있는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파월 의장과 클라리다 부의장 등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묘한 어조 변화가 감지된다"면서 "연준이 정책 결정에 경제 상황을 더욱 많이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 도달한 후 연준의 긴축 정책이 좀 더 유연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다만 "미 경제 상황이 여전히 좋으므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