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고 칼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말에 인원을 줄이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한다는 공고가 붙으면서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이 또 사회 취약계층에 떨어지는 셈이다. 고용이 불안한 대상자들 사이에선 “이제 연말이 오는 게 두렵기만 하다”는 토로가 나온다. 최근 서울 금천구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는 내년 1월부터 경비원 인원을 24명에서 18명으로 감축한다는 공고가 붙었다. 현재 근무 중인 경비원 중 6명은 한 달 후 일자리를 잃게 된다. 해당 아파트는 1500가구가 넘는 규모인 데다 초소도 9곳이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주민들이 나누기로 했지만 내년에는 최소 규모로만 운영키로 결정됐다. 청소인력 근무시간은 5시간으로 30분 줄이기로 했다.







경비원들은 “말 그대로 날벼락 맞은 심정”이라고 토로한다. 지난 5일 용역업체는 경비원 전원에게 사직서를 받아갔다고 한다. 5년 가까이 이곳에서 근무해온 A씨는 “다들 착실한 분들이고, 개중에는 정말 먹고살기 힘들어서 일 나오는 분들도 많다”며 “내가 잘릴지 동료가 잘릴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겨울 찬바람만 불어오면 일자리가 사라질까 걱정하게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비원 B씨는 “이번에 잘리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다. 내년 연말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텐데 불안해서 어떻게 일을 하느냐”고 토로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감원 반대 목소리는 있었다. 강모(52)씨는 “이곳 아파트 관리비가 10만원대여서 절대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관리비는 몇 백원 오르는 수준일 텐데 해고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4년 전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는 윤모(69)씨도 “최저임금 인상은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고 나온 정책인데 이런 결과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오모(17)양은 “그분들은 생계가 걸린 일인데 해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은 밤늦게 다니는데 치안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6일 “두 해 연속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는 현실을 감안해 내려진 결정”이라며 “청소부 근무시간도 원래는 4시간으로 줄이려고 했다가 반발이 커서 다시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