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송역 단전과 강릉선 KTX 탈선 등 일련의 열차 지연 및 사고를 계기로 항공기 수준에 맞먹는 열차 승객 보호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2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보고했다. 우선 국토부는 사고 발생 시 국민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대 대기시간 한도 등을 정하는 등 이용자 보호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열차가 주행 중 멈추거나 출발이 지연돼도 승객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이 딱히 없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기의 대응 매뉴얼을 참고해 체계적인 대응 방침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기의 경우 기내 대기시간에 따라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마지막으로 대피까지 시키는 단계별 매뉴얼이 있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 상황에 따른 승객 응대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항공에서는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기준'에서 국내선은 3시간, 국제선은 4시간을 초과해 기내에서 대기하지 못하게 한다. 기내에서 기다린지 2시간이 지나면 음식물을 제공해야 하고 30분마다 지연사유와 진행상황 등의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열차는 항공기와는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와 비슷한 형태의 승객 응대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행 철도 비상대응체계가 예방-대비-사고대응-복구 등 공급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는 내부 자성을 토대로 수요자인 승객에 대한 고려를 비상 대응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운행 지연 등에 대한 피해보상을 확대한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