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홍역 환자는 26명이다. 대구·경북은 17명 발생 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시흥에서는 11일 1명, 안산은 18일 이후 8명이 발생했다. 보건 당국은 안산 환자들과 접촉한 470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홍역은 국내에서 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결과, 대구·시흥은 해외 유행 타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도 해외일 가능성이 크다. 대구와 시흥·안산은 관련성이 없다. 시흥·안산은 안산의 한 병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안산은 한 영아가 병원에서 감염된 후 같은 어린이집 원생 4명에게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대 엄마 3명이 감염됐다. 홍역은 2006년 퇴치 선언을 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사라진 감염병이다. 모두 해외에서 걸렸거나, 해외 감염자가 입국 후 퍼트린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유입 환자(관련 환자 포함)도 2015년 7명 발생 이후 올 들어 4년 만에 가장 많이 생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의료진에게 홍역은 낯선 감염병이다. 진단하기 쉽지 않다. 







이번 성인 확진자 11명은 20대 8명, 30대 3명이다. 지역별로는 대구 8명, 안산 3명이다. 홍역은 감기처럼 발열·기침·콧물 등의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 발진으로 이어진다. 목 뒤와 귀 아래에서 붉은 반점이 나기 시작해 얼굴-몸통-팔다리 순으로 번지고 손바닥과 발바닥에도 생긴다. 하지만 대구 환자 중 1명은 발진이 거의 없었고 나머지는 일정하지 않았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어떤 환자는 몸통, 다른 환자는 얼굴에 반점이 몇 개 난 게 전부다. 반점이 생기다 멈춘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안산 환자 1명은 발열 증세에다 손에 반점이 약간 생겼고, 2명은 발열조차 거의 없었다. 20, 30대 성인이 취약한 이유는 홍역 예방 접종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홍역 항체가 생기려면 한 번 걸려서 이겨내거나 예방주사를 두 차례(생후 12~15개월, 4~6세) 맞아야 한다. 1967년 이전 출생자는 홍역에 걸려서 자연 항체를 갖고 있다. 1회 예방접종은 83년, 2회 접종은 97년 시작됐다. 83~96년생은 1회만 맞았다. 안산 20대 환자 3명 모두 1차 접종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은희 과장은 “과거에 예방접종 약을 냉장보관하는 시설이 미비해 제대로 주사를 맞았어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1~50세의 93.8%가 홍역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93~2000년생은 70~82%에 불과했다. 10대 후반도 취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