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집권 초기부터 줄곧 자신을 괴롭혔던 '정치적 족쇄'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22개월간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양대 핵심 쟁점인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와의 공모·내통 혐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뮬러 특검팀은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판단 유보'를 하면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긴 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는 갈림길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단은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역설적이게도 지난 2년 가까이 입만 열면 '마녀사냥'의 주범으로 몰며 '악연 관계'를 이어온 뮬러 특검으로부터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열린 '판도라의 상자'가 사면초가에 몰릴 뻔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반전'을 가져다준 셈이다. 취임 이후 가장 성가신 골칫거리였던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뇌관 제거로 인해 재선 가도에서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꼽혔던 탄핵론은 일단 수면 위로 가라앉게 됐다. 






지난 22일 특검 수사 보고서가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된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가 좀 안 된 시각, 바 장관이 의회에 전달한 서한 형식의 특검보고서 요약본 내용이 보도되기 시작하자마자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한 무죄 입증"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 22일에 도착, 주말을 보낸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에서 워싱턴DC로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면서는 두 손으로 '엄지척'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CNN방송은 "로버트 뮬러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엄청난 선물(a huge gift)을 건넸다"며 그가 그동안 그토록 공격했던 특검 수사가 그토록 원했던 것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대해 170차례 이상 '마녀사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수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했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마자 승리를 선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진영은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냐'(I-told-you-so) 화법을 구사하며 민주당과 언론을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