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남성의 여성화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전에는 남성 연예인들 사이에서만 화장과 염색이 익숙했다면, 최근에는 일반인 남성들도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하기 때문이다. 리차오(21)는 자신이 화장하는 모습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큰 인기를 얻어 왕홍(網紅·인터넷 스타)이 됐다. 화장을 하면 기분이 좋다는 그는 "아버지는 내게 여자처럼 꾸미지 말고, 운동이나 하라고 한다"며 "아버지의 태도를 바꿀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택시기사 천이췬은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운전을 하다 회사에서 사흘간 정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많은 응원도 받았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중국의 연예인과 방탄소년단(BTS) 같은 한국 아이돌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어머니나 할머니가 대부분의 양육을 책임지고 학교에서도 여성 교사가 늘어나면서 얌전하거나 수줍음을 타는 남자아이들이 많다는 인식도 있다.







최근에는 남성의 여성화에 대한 반발로 남성성을 강조하는 대장부 캠프도 인기를 끈다. 베이징의 체육 교사였던 탕하이옌이 지난 2012년 만든 이 캠프에는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의 남자 어린이가 참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화장하고 염색하는 아이돌을 ‘계집애 같은 사내’라고 칭하며 비판하고 있다. 매체들은 "여성화된 남성들이 병적이고 퇴폐적인 문화를 확산시켜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고정관념에 대해 중국 내 국가관과 과거 역사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대학의 쑹겅 교수는 "아편전쟁 등으로 열강의 침략을 당한 중국의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화한 남성이 늘어날 경우) 중국이 장래에 나약한 국가가 돼 외국과의 경쟁을 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