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36.4%)과 한국당(34.8%) 지지율 격차는 1.6%p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특히 국정농단 이후 줄곧 민주당 우세로 나타났던 서울 지역에선 한국당(42.5%)이 민주당(33.0%)을 9.5%p 격차로 제쳤다. PK와 TK지역에서 확인되던 민심 이탈이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미사일 발사 이슈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상황인지 앞으로도 서울에서 한국당 지지층이 결집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발표 이후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지지율 반등은 더욱 어려워졌다. 다음 여론조사 때는 한국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민심 이탈이 확인되고 있지만, 원인에 대한 뚜렷한 진단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초선 의원은 "정말 그렇게 결과가 나왔느냐"고 되물으며 "지역에서 체감하는 민심과는 전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가 좁혀진 것은 알았지만, 지역별로 살펴보지는 못했다"면서 "그동안 서울은 민주당이 한국당보다 10%p 가까이 앞서왔는데, 갑자기 확 바꼈다는 게 이해가 잘 안된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반면 정부여당의 책임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지역의 또다른 초선 의원은 "큰일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제가 안 좋다고 느낀 건 오래됐다. 민심에 답할 건 답하고, 당장 힘든 건 힘들다고 말해야 한다. '여당이 그래도 딴짓은 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서울 지역 의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 그런 조사가 나왔을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다 "결국 중도층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나갔다는 이야기로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역에 가보면 자영업자의 불만이 엄청나다"며 "아마 어느 지역구나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를 지지하고 열광하던 사람들도 하노이 회담 이후 구걸하는 자세로 보이는 게 자존심 상해한다"라며 "사실 우리가 중재자라고 하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