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도쿄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메시지는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시정’이었다. 그는 오후 6시쯤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주일미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일본 경제인들과의 만남에서 “일본은 오랫동안 (미·일 무역관계에서)우위에 있었지만 우리는 좀 더 공정하게 할 것”이라며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고 미국 수출업자에 대한 장벽을 없애,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무역 협상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개월안에 아주 큰 몇 가지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론-야스(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시대’를 추월했다고 평가받는 '트럼프-아베 신조 (安倍晋三)'의 친밀감과는 별도로, 양국간 무역 문제에 대해선 양보없는 자세를 분명히 한 것이다. 양국은 실제로 한치의 양보없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한 25일에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일본 경제재생상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쿄에서 두 시간동안 머리를 맞댔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협상 종료 뒤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진 않지만,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며 “27일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합의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양측은 자동차와 농산물에서 의견이 맞서있다. 미국산 농산품 관세인하와 일본산 자동차 관세인상ㆍ수출 수량 규제 카드를 내미는 미국에 대해 일본은 "농산물 관세인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수준이 마지노선이며, 자동차 수출 규제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6월말 오사카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까지는 협상의 큰 실마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일본땅을 밟자마자 ‘무역 불균형 시정’을 외친 트럼프를 바라보는 일본측의 속내는 복잡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와의 우호관계가 일본에 대한 (무역분야에서) 배려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말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갑자기)‘5월 방일때의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베-트럼프의 우호관계에만 의존하는 건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