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사는 동성애 커플인 우루과이 출신 멜라니아 헤이모나트(28)와 미국인 크리스(29)는 당시 저녁 데이트를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런던 경찰의 조사 결과와 해당 커플의 페이스북 글을 종합하면, 이들이 버스 2층에 올라가 앉자마자 10대 남성 청소년 4명이 외설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내뱉으며 접근해왔다. 청소년들은 헤이모나트와 크리스가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레즈비언임을 눈치채고서는 성적인 몸짓을 하며 자신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키스를 해 보라"고 요구했다. 헤이모나트는 청소년들이 더 흥분하지 않도록 농담도 하고 아픈 척도 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더 신이 나서" 동전까지 던져 가며 계속 괴롭혔다고 전했다. 커플이 끝내 스킨십 요구에 응하지 않자 청소년들은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고, 이내 무자비한 폭행으로 이어졌다. 청소년들은 이 과정에서 커플의 휴대전화와 가방도 훔친 뒤 도주했다. 커플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얼굴과 옷 이곳저곳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헤이모나트는 동성애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폭행을 당한 크리스와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장에 못 나가는 것보다도, 더욱 화가 나는 건 폭력이 '일상적인 일'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플은 모두 얼굴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특히 헤이모나트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경찰은 15~18세 사이인 청소년 네 명을 중상해와 강도 혐의로 체포했으며,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혐오스럽다"고 표현하며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 때문에 당연히 화가 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용의자를 모두 추적해 수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사건을 언급하며 "피해 커플에게 위로를 보낸다.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억지로 숨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성소수자(LGBT)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