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서 양식업을 하는 어민 A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름 6~7㎝, 길이 11~12㎝ 크기의 원통형 모양의 뼛조각과 한주먹 정도 되는 기름 덩어리가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전날 오후 5시 45분께 양식장을 청소하던 중 시설물 사이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물 위에 떠 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평상시 떠내려오는 봉지 쓰레기는 물에 잠겨 떠다니지만, 이 봉지는 유독 물 위에 동동 떠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이 봉지를 건져 올려 양식장 플라스틱 바닥에 내려놓자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두 번에 걸쳐 단단히 묶여 있던 길이 40㎝ 내외(추정) 크기의 봉지에선 심한 악취까지 올라왔다. 순간 두렵고 이상한 마음이 생겼지만 '설마'하는 마음으로 봉지를 열었더니 비슷한 크기의 흰색 비닐봉지 안에 2개의 덩어리가 들어있었다. 이 가운데 하나는 부패가 심한 살점이 붙어있는 원통형 모양의 뼛조각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름 덩어리처럼 보이는 노란색 물체가 있었다.








A씨는 '설마 신체 일부일까, 동물 사체의 일부겠지'라는 마음에 봉지를 다시 묶지 않고 바다로 던져버렸다. 그러던 A씨는 양식장 작업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관리동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문득 언론에 수차례 나왔던 '고유정 사건'이 뇌리를 스쳤다. 다급하게 112에 신고한 A씨는 "해양 쓰레기를 치우다 절단된 뼈를 발견하고 바다에 버렸는데 사람인지 동물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맨눈으로 떠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A씨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함께 찾아 나섰지만 그사이 봉지는 사라지고 없었다. A씨는 "저의 초동대처가 미흡해 일이 커진 것 같아 모든 관계자에게 미안하다"며 "너무 잔인한 가해자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패물을 바다에 던진 것에 대해서는 "처음 양식을 할 때만 해도 흘러오는 쓰레기는 모두 건져 올려 자비로 처리했다"며 "하지만 쓰레기의 양이 너무 많아 비용 감당이 안 돼 지금은 옛 만큼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완도경찰과 해경은 전날부터 A씨가 신고한 봉지를 찾기 위해 양식장 인근 바다를 수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