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아틀라스)는 지난 2월 4일 근무 중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 센터장을 상징하는 호출부호다. 윤 센터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왼팔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며 애통함을 표했던 그에게는 다시 윤 센터장을 만난 것과 비슷한 감회가 들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는 지난 2월 10일 윤 센터장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그리스 신화 속 아틀라스가 손과 발로 하늘을 떠받쳐 인간이 살 수 있었던 것처럼 지난 20년간 국내 응급의료 분야의 절망적인 상황을 결사적으로 개척해 온 고인이 바로 아틀라스 같은 존재였다”며 “향후 도입하는 응급의료 헬기에 윤 선생님의 이름과 콜사인인 ‘아틀라스’를 새겨 넣겠다”라고 말했는데 그 약속이 5개월 만에 지켜진 순간이어서다. 이 닥터헬기는 도장 및 개조작업, 조종사와 정비사 교육 등을 마치고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쯤에 아주대병원에 배치돼 본격 운영된다.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영되는 전담 헬기로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이번에 도입된 닥터헬기는 인천·전남·강원·경북·충남·전북에 이어 7번째인데 24시간 운영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국종 센터장은 “그동안에도 소방헬기 등을 이용해 야간 응급환자를 이송해 치료하기도 했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24시간 야간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며 “그런 닥터헬기에 우리나라 응급의료와 중증외상을 놓고 저와 함께 24시간 고민을 나눴던 윤 센터장의 호출부호가 새겨져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이 센터장은 닥터헬기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다. 그러면서 앞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닥터헬기의 확산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중증외상환자의 42%가 야간에 발생하는데 24시간 운영을 할 수 있는 닥터헬기는 필수다”며 “육상이든 해상이든 언제 어느 곳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할 수 있는 닥터헬기 도입이 선진국처럼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KAI의 스마트팩토리 등을 시찰하기 위해 이날 함께 KAI를 찾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 센터장의 말을 듣고 “24시간 닥터헬기 필요성에 공감하며 수리온으로 만든 닥터헬기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닥터헬기 7대는 에어버스 H225 등 모두 외국산이다. 따라서 김지사가 경남도에 국산 수리온으로 만든 닥터헬기를 도입하면 국산 1호 닥터헬기가 되는 셈이다. 김 지사는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인 진주 경상대병원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면서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을 앞당기겠다”며 “경남에 도입할 24시간 닥터헬기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을 이끄는 KAI가 생산하는 국산 1호 닥터헬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