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부사관 후보생으로 훈련받던 시절...
3주차 인가 접어드니 헌혈차가 왔습니다.
헌혈은 선택이었는데, 헌혈하면 게토레이랑 오예스 각각 1개씩 준다는 말에 바로 헌혈하기로 했습니다.
차례가 돼서 차에 올라타 왼쪽 팔에서 피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한 절반가량 피를 뽑았을 즈음..피가 들어있는 팩(?)에서 피가 덩어리지며 굳기 시작했습니다.
피뽑는 직원분 말로는 공기가 들어간 것 같다나 뭐라나..
그래서 여기서 멈춰놓고, 나머지를 오른팔에서 뽑았습니다.
헌혈을 마치고 그들이 약속했던 게토레이랑 오예스를 먹었습니다.
그땐 그게 어찌나 고맙던지 차에서 내리며 직원분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습니다.
근데 그 목례를 차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교가 봐버렸습니다.
튀어오라고 고함을 지르더군요.
1초만에 앞에 튀어가서 차렸자세로 서 있으니
"니가 민간인이야 새퀴야! 군인은 대가리 숙이는거 아니다!"
라고 말하며 엎드리라고 하고 조교는 자리를 잠시 뜨더군요.
군기가 아주 바짝 들어있을 때라 양 팔에 지혈이 완전히 되지 않은채로 시선은 정면을 향하게 완벽한 자세로 엎드렸습니다.
잠시 뒤 양 팔에 뭔가 뜨뜻해지며 팔에서 뭔가 빠져나가는 듯 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게 뭐지 싶었지만 대가리 숙여서 팔을 쳐다보면 더 굴러야할 게 뻔하기 때문에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그러곤 헌혈차 직원분(?)이 저를 밀어서 바닥에 눕히고 팔에 밴드같은걸 붙이고 붕대를 감는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얼떨떨 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뭔 상황인지, 이사람 왜 이러는지 다시 일어나 엎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려하니 몸에 힘도 안들어가고 머리도 너무 어지럽더군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바닥을 언뜻 봤는데 제 양 팔에서 빠져나간 피가ㄷㄷㄷㄷ
이래저래 응급조치를 받고 차 안으로 옮겨져 눕게 됐습니다.
엎드리라고 지시한 조교가 돌아오고 헌혈차 직원분이 응급조치 내용을 설명해주며 조교한테 쌍욕을 하더군요
내용이...
"이런 무식한 새퀴야! 헌혈하고 나온 사람한테 이러면 어떻하냐! 너 방금 사람 죽일뻔 했다"
뭐 이런식이더군요. 조교는 멘탈 나갔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잠시뒤 훈련대대장이 나와서 뭔일인지 묻더군요.
헌혈차 직원분한테 얘기를 듣더니 차에 올라와서 제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내려가 조교한테 또 쌍욕을
시전 하며 마대걸레 가져와서 바닥에 피 다 닦으라고 하더군요.
근데 그때 피를 흘린 위치가 건물 로비라 바닥이 대리석이었습니다.
마대자루로 닦으니 피가 닦인다기보다 바닥에 골고루 퍼지더군요 ㄷㄷㄷ
로비가 피바다로;;ㄷㄷ
그때는 정말 시키는 것만 하며 생각이란걸 할 여유가 전혀 없었던지라 뭐가뭔지 잘 몰랐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참 그때 응급조치 제대로 안됐으면 죽었을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약
1. 훈련중 헌혈차 옴
2. 왼팔에서 반쯤 뽑다 피가 굳어 오른팔에서 나머지를 뽑음
3. 간식먹고 헌혈차서 내리며 직원에게 목례를 함
4. 목례를 조교가 봄
5. 조교가 엎드리라 함
6. 엎드린 뒤 양 팔에서 피가 줄줄 샘
7. 과다출혈로 뒤질뻔 함

( https://www.dogdrip.net/66318475 )


썰하고는 별개로 아는 분이 심근경색 있다고 해서 수술실 들어가셨는데 지정헌혈 부탁한다고, 혈액형 상관없다고 담당 선생님이 말씀하시던데 심근경색, 뇌수술은 혈액형 타입 상관없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