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는 지난 8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를 두 개 연방 직할지로 분할한 내용을 반영해 새 지도를 만들었다. 문제는 인도가 이 자국 지도에 국경분쟁지 칼라파니를 포함하면서 불거졌다. 칼라파니는 인도 우타라칸드주 북동쪽, 네팔 북서쪽 끝부분에 자리 잡은 지역이다. 현재는 인도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와 네팔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로 35㎢ 크기의 이 지역이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해왔다. 분쟁의 불씨는 1816년 네팔과 영국 동인도회사가 맺은 수가울리 조약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네팔과 인도의 경계는 마하칼리강이다. 하지만 이후 영국 측량사들이 만든 지도는 물론 양국이 제작한 지도에서도 이 강의 본류 위치가 달랐다. 인도와 네팔은 각각 유리한 본류 위치를 언급하며 칼리파니가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 새 인도 지도가 영토 분쟁 불씨를 들쑤시자 네팔에서는 곧바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 일부는 인도 영토가 그려진 지도를 불태우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는 지난 17일 "칼라파니는 네팔에 속한 지역"이라며 "인도는 즉시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인도 트리벤드라 싱 라와트 우타라칸드 주총리는 "칼라파니는 인도의 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35㎢ 크기의 국경 지역이 인도와 네팔 간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밝혔다. 네팔은 인도의 오랜 우방이며, 무역과 에너지 공급 등에서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2015년 연방 공화제를 규정한 네팔의 새 헌법이 통과한 후 이에 반발한 네팔 남부 마데시족의 항의 시위로 네팔과 인도 국경이 수개월 봉쇄됐을 때 시위 배후에 인도가 있다는 주장이 네팔에 확산하면서 양국 관계는 어려움을 겪었다. 와중에 올리 총리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포카라 공항 사업 등을 중국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다양한 친중국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2014년 취임 후 지난해 5월까지 3차례나 네팔을 방문하며 관계 다지기에 힘쓰는 상황에서 이번 국경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