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벨라루스 대통령들이 7일(현지시간) 두 나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민감한 주제로 5시간 이상이나 정상회담을 이어가는 동안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는 러시아의 의도를 의심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대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 날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당장 발표된 합의 내용은 없었지만,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두 정상이 합의에 좀 더 가까이 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날 민스크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운집해 러시아와의 긴밀한 통합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항의를 표했다. 인구 1000만명의 벨라루스는 구소련 체제 붕괴 이후 어렵게 성취한 벨라루스의 독립이 훼손된다며 "러시아와 통합 반대" "벨라루스는 유럽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했다. 25년 넘게 벨라루스에서 철권 통치를 이어 온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공하는 값싼 에너지와 현금 차관에 의존해서 벨라루스를 구 소련형태의 경제 체제로 이끌어 오고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7년 좀더 긴밀한 정치, 경제, 군사적 연대를 담은 통합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러시아와 한 나라가 되기 직전에 이를 중단한 적이 있다. 러 정부는 최근 벨라루스에 대한 석유와 가스 가격 인상과 보조금 삭감 등을 실시하면서 벨라루스 정부에 통합 압박을 강화해왔다. 러시아 관리들은 벨라루스가 저가 에너지 혜택을 원한다면 러시아와의 경제적 통합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치 정상회담 서두에서 루카셴코는 푸틴에게 앞으로 벨라루스에 계속해서 러시아 국내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에너지 공급을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푸틴을 향해 쓴 웃음을 지으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같은 조건을 원할 뿐, 그 외의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대통령은 "우리는 미래의 전망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이 번 회담은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압박하면서 "앞으로 양국은 전력을 다해서 우리 두 나라 정부와 국민들이 서로 더 가깝게 느끼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그리고 사회분야에서 통합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러시아의 막심 오레시킨 경제부 장관은 두 정상이 석유, 가스를 비롯한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서 의견차를 좁혔으며 해당 관리들에게 남은 의견 차를 조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12월 20일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다시 회담을 갖는다. 벨라루스 국민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로 새로운 양국 협정이 결국에는 완전한 양국 통합으로 이어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