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저는 건물주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분 일부를 가긴 거구요.

대구시민입니다.

지난달부터 임대인들이 힘들다고 하여 6개월간 임대료를 반값으로 내렸습니다.


하지만 전 저나 같은 지분보유자들이 특별히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해서 거창하게 거시경제학이니 순환경제니 하는 용어들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임차인들이 단순한 계약관계에 있는 이방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구시민이며 나의 이웃이라는 것을 자연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웃이, 우리집 앞의 상점들이, 대한민국 길거리의 상인들이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망하게 되면 결국 그 어려움은 우리 모두가 함께 겪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희 건물 임대인들의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로인해 몇개월을 더 못버티고 나간다고 해서 저희 입장에서는 특별히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거리에서 같은 상황에 내몰린 상인들이 같은 처지에 놓인다고 상상을 해보십시오.

결국 거리는 활기를 잃게 될 것이고, 임대료는 자연적으로 내릴수밖에 없게 될 것이며 그렇다고 다시 돌아올 임차인들이 존재할 가능성마저 희박해질 것입니다.


물론, 저희가 임차인을 하나 잃는다고 해서 저희가 생활고를 겪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몇년 공실로 비워둬도 경기가 다시 회복되면 임차인을 구해도 되는 미래 투자가치가 높은 땅의 오래된 건물일 뿐이니깐요.

하지만, 이 문제가 저희건물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단순히 한명의 임대인과 임차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과서에서 배운 자연의 생태계와 같은 구조를 가진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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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의 취지상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자주 이용하고 생활반경과 인접한 상가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용도입니다.

돈이 많던 적던 누구나 먹고 입고 살아야 하는건 마찬가지이니깐요.

문제는 그 단순하고도 자연적인 경제구조를 유지하려는 행위를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반대한 것이 정권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10만원씩 주는 것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100만원을 주는 게 맞다"며 "100조원이든, 200조원이든 만든 돈을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주는 건 굉장히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경제학으로 미국 유수의 대학에 유학까지 갔다온 유승민 의원의 말입니다.

며칠전 UCLA 유학파 경제학 박사인 이혜훈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죠.



재난기본소득은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가장 경제말단의 경제주체들의 생명이 끊기지 않게 하기위한 응급용도의 대책일 뿐입니다. 그것 하나로 해결될 일도 아니구요.

일단 순환을 유지를 해서 숨이라도 붙여놓아야 회복할 영양분(자본)을 투입할 수가 있는 것이죠.

그것을 가장 빠르게 해결할 방법이 직접지원이기에 세계 각국이 너도나도 실행을 하는 것이구요.


위 두사람이 얘기한 것은 재난기본소득이 아니라 순환력을 회복하는데에나 적용해야할 말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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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솔직히 재난기본소득을 받지 못하게 된 데에 불편한 느낌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느낌의 원인은 지원금 몇푼 때문이 아니고, 그 느낌이 향하는 대상은 정부가 아니라

경제학 박사학위를 가지고도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는 자신이 속한 작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익정도는 손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국민을 대변한다고 외치는 정당의 국회의원들에게로 향해 있습니다.


그들이 대변한다고 하는 30%의 대부분은 경제난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그들은 사법,언론권력들을 이용하여 30%를 속여왔단 말이죠.

결국, 그들은 극히 소수의 경제권력 주체와 자신들과 같은 정치권력 주체만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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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돈 몇푼에 자신의 양심에 상처를 반복적으로 내는 행위를 하게되면

결국 무생물인 그 돈에게 자신의 정체성, 존재의미를 내어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기에, 그런 삶을 강제적으로 살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 되기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바라던 이들은 되도록이면 그런 양심을 보존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나는 방향성을 추구하기에 지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