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전 앞에서 만난 홍중표(52) 나아리 이장은 “정치인이나 환경단체들은 여기 와서 잠깐 떠들고 가면 그만이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피눈물이 맺힌다”며 “근거 없는 괴담을 퍼뜨려 마을을 다 죽이고 있다”고 했다.

월성원전이 있는 나아리는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이곳 태생으로 52년째 살고 있다는 홍 이장은 “매년 인근 지역의 흙과 물, 농축수산물 등을 채취해 조사했지만 이제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방사성 물질이 줄줄이 유출되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퍼뜨려 지역 경제를 고사시키고 있다”고 했다.

월성 원전 인근은 신라 문무대왕릉 등 사적지와 해변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이번 삼중수소 유출 논란이 일면서 그나마 간간이 이어지던 발길마저 뚝 끊겼다고 한다.

홍 이장은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고 허위(보고서)로 죽여놓고 이번엔 삼중수소 유출 의혹을 퍼뜨려 지역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했다. 횟집을 비롯한 식당과 숙박업소 등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방사능에 오염돼 죽기 전에 지역경제가 망가져 죽게 생겼다”고 했다.

주민들은 월성 1호기 부당 조기 폐쇄와 삼중수소 괴담 유포와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홍 이장은 “40년 가까이 원전을 끼고 살아온 우리들은 괜찮다는데 여기서 살지도 않는 외지인들이 불안감을 퍼뜨리고 있다”며 “더 이상 이곳에 와서 주민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