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에 이어 가수 유영석도 "'뿌리' 표절 남

성, 내 저작권도 침해"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하동 날다'. 이 작품의 주인공 손모씨는 가수 유영석의 1994년 곡 '화이트'의 가사 후렴구를 그대로 가져와 공모전에 참가했고 뒤늦게 표절 판정을 받았다.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두 팔을 하늘 높이/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닫힌 성문을 열면/간절한 소망의 힘/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

그룹 푸른하늘과 화이트를 통해 발군의 작사, 작곡 실력을 뽐낸 가수 유영석이 1994년에 발표한 ‘화이트’라는 곡의 가사 후렴구다. 동화 같은 예쁜 노랫말을 짓기로 유명한 그의 노래 중 ‘네모의 꿈’은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이 가사는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디카시’(디지털카메라+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에 5행 이내 시를 적은 새로운 형태의 창작시를 말한다.

대상 수상자는 그러나 가수 유영석이 아니라 ‘하동 날다’라는 작품으로 응모한 손모씨였다. 손씨가 직접 시를 창작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대상을 수상했을까.

알고 보니, 손씨가 이 노래를 무단으로 갖다 쓰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심사위원 누구도 이 시가 노랫말인지 몰랐고, 당선 과정에서도 손씨는 가사 노랫말이라고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후 네티즌이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손씨의 당선은 결국 취소됐다.

당선이 취소되자, 손씨는 되레 이렇게 반박했다.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될 뿐이지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푯말을 붙였는데, 잔디에 들어가지 않고 뿌리를 뽑은 게 무슨 죄냐고 말하는 이치와 비슷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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