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전 15승 3패 승률 83%. 이번 롤드컵에서 SK텔레콤 T1이 거둔 성적이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매우 쉽게 우승에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롤드컵 직전 열린 챔피언스 섬머 시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기세가 등등했던 SK텔레콤 T1. 하지만 조별 리그 첫 날 중국의 OMG에게 1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 패배는 분명히 약이 된 것 같았다. 이후 경기에선, 챔피언스 섬머 때와 같은 초반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한 빠른 스노우볼 전략을 사용하며 세계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었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OMG와의 2차전,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입증하려면 이 리벤지 매치에서도 승리해야 했다. SK텔레콤 T1은 오히려 롤드컵 무대에서 더 진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한 번의 공격에 OMG의 억제기를 파괴하는 괴력을 보여주며 승리, 기분 좋게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동남아 대표 '감마니아 베어스'였다. 8강 전력이라고 보기엔 다소 약하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긴 했지만, 지난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자도 약체로 평가된 'TPA'였다.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

SK텔레콤 T1은 역시나 방심하지 않았다. 1세트에선 'bengi' 배성웅 선수의 바이가 초반부터 감마니아 베이스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맹활약했다. 2세트는 더 압도적이었다. 16분에 1만 골드 차이가 날 정도로 스노우볼을 빨리 굴린 SK텔레콤 T1이 2대 0으로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다소 비극적이지만 시청하는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대진이 완성됐다. 바로 같은 한국 대표인 '나진 소드'와 4강에서 맞붙게 된 것.

나진 소드는 강력했다. 세계 최고라고 평가되는 봇 듀오에, 다소 불안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Nagne' 김상문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SK텔레콤 T1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특히 'Faker' 이상혁 선수는 오리아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나진 소드의 단단함을 조금씩 벗겨 냈다. 결국, SK텔레콤 T1이 나진 소드를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로얄 클럽'이었다. 로얄 클럽은 8강에서 OMG를 2대 0으로 완파했고, 4강에선 유럽의 '프나틱'을 꺾고 올라왔다. OMG는 SK텔레콤 T1과 1승 1패의 성적을 거둔 강팀이었고, 프나틱은 자신만의 독특한 전략으로 한국 팀인 삼성 갤럭시 오존을 두 차례나 이긴 바 있는 팀이었다.

게다가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도 갈렸다. 한국의 프로 게이머들은 대부분 SK텔레콤 T1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게이머들은 로얄 클럽의 강력한 봇 듀오를 언급하며 로얄의 승리를 예상한다고 했다. 게다가 3대 0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풀세트 접전이 끝나야지 승자가 밝혀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SK텔레콤 T1의 3대 0 승리였다. 모든 세트가 비슷한 그림으로 흘러갔다.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바탕으로 모든 라인전에서 승리했다. 이것은 경기 초반 'bengi' 배성웅 선수의 공이 컸다. 분주히 움직이며 커버 또는 라인 갱킹에 성공하며 이득을 챙겼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혀야 하는 딜러들도 단단했다. 'Faker' 이상혁 선수는 그라가스로 라인전 단계부터 압도했다. 로얄 클럽의 'Wh1t3zZ' 선수를 솔로킬을 할 정도로 기량 차이가 커 보였다. 로얄 클럽의 원거리 딜러 'Uzi'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사람들의 평가가 있던 'Piglet' 채광진 선수는 그런 말을 앞으로 절대 할 수 없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특히 2세트의 이즈리얼은 압권이었다.

팀의 기반인 탑 라이너 'Impact' 정언영 선수와 서포터 'PoohManDu' 이정현 선수의 기량도 뛰어났다. 정언영 선수의 잭스는 아군이 한 곳을 강하게 압박할 때 자신은 묵묵히 성장한 뒤 후반 한타에 참여,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현 선수는 쓰레쉬, 자이라 모두 백점만점의 활약을 보여줬다. 도저히 서포터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단단함을 자랑한 3세트의 자이라가 백미였다.

SK텔레콤 T1은 오늘 우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벌써 다음 승리를 생각하고 있다. 경기 후 본 무대에서 가진 해외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휴식을 한 뒤, WCG와 윈터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 기세를 이어갈 것임을 알렸다.

한국 최고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입증한 SK텔레콤 T1. 과연 이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즐겁게 지켜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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