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명경기에 블라인드 픽은 필수 요소 아닙니까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한 시간이 넘는 장기전 끝에 SKT T1이 승리를 차지했다. 오랜만에 소환사의 협곡에 등장한 루시안이 룰루의 가호 아래 경기를 지배했다. 이로 인해 '뱅' 배준식은 일산 최고의 원딜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선취점은 봇 라인에서 나왔다. 딜교환 과정에서 점멸을 사용했었던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쓰레쉬가 희생양이 됐다. 봇 라인의 주도권이 SKT T1 쪽으로 넘어가자, 렉사이가 시야 장악에 힘을 줬다. 특유의 시야석 사랑이 이번 세트 역시 드러났다. 드래곤 쪽 시야를 미리 밝혀둔 것을 활용해 SKT T1이 먼저 드래곤을 가져갔다.

기세를 탄 SKT T1이 상대 블루 버프까지 노렸다. 그 과정에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SKT T1의 합류가 더 빨랐다. 순식간에 합류한 '페이커' 이상혁의 룰루가 변수를 만들었다. 궁극기로 애니를 살리고 킬까지 기록했다. 거기에 '뱅' 배준식의 루시안에 이동속도 버프를 걸어주며 '스페이스' 선호산의 시비르를 잡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크게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CJ 엔투스가 힘을 냈다. 시비르를 노리던 상대 루시안을 역으로 잡아냈다. 순간이동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팀원을 살리기 위해 합류했던 렉사이까지 추격해 잡아내며 드래곤도 손에 넣었다.

엄청난 한타가 벌어졌다. SKT T1이 상대 미드 1차 타워를 파괴하고 후퇴하는 것을 CJ 엔투스가 뒤쫓는 상황이었다. 주고 받는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배준식의 루시안이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순식간에 적진으로 파고 들어 킬 포인트를 쓸어 담았다. 루시안의 과감한 움직임이 한타 대승을 이끌어냈다.

계속해서 경기 흐름이 흥미진진했다. SKT T1은 탑 라인 한타에서 룰루를 포위하려던 상대를 덮쳐 대승을 거뒀다. 루시안의 활약이 컸다. CJ 엔투스 역시 상대 룰루를 끊어내며 미드 2차 타워까지 파괴했다.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SKT T1이 드래곤 4스택을 쌓으며 승기를 굳히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바론과 드래곤이 모두 맵에 등장한 상황. CJ 엔투스가 상대 룰루가 멀리 있는 것을 확인하고 먼저 바론을 쳤다. SKT T1 역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여기서 CJ 엔투스가 상대를 밀어내며 바론 버프를 몸에 둘렀다. 바론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SKT T1은 빠르게 경로를 바꿔 드래곤 5스택을 쌓았다.

서로의 바론 버프와 드래곤 5스택이 빠진 상황. 드래곤 지역에서 대치 구도가 이어졌다. CJ 엔투스가 눈치 싸움 끝에 드래곤을 가져갔다. 곧이어 벌어진 한타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그라가스의 궁극기가 상대의 진영을 완벽하게 갈랐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잘 성장했던 배준식의 루시안 역시 직스의 폭탄에 체력이 크게 빠진 후였기에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바론 버프를 다시 한 번 몸에 두른 CJ 엔투스가 상대 봇 라인을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SKT T1은 루시안의 작두를 타는 듯한 움직임을 토대로 최대한 수성을 해내려 했지만, 결국 봇 억제기 앞 타워를 내주고 말았다.

어느덧 시간을 흘러 바론이 또 다시 맵에 등장했다. 어김없이 대규모 한타가 벌어졌고, 여기서도 루시안의 쌍권총이 제대로 불을 뿜었다. 한타 대승을 거둔 SKT T1이 드래곤 5스택을 또 가져가며 승기를 굳혔다.

바론 버프에 드래곤 5스택을 동시에 가져간 SKT T1는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순식간에 상대 억제기 3개를 모두 파괴했다. 룰루의 보호막을 몸에 두른 루시안은 타워에게 맞으면서 공성을 해냈다. 결국, 바론 버프를 또 다시 몸에 두른 SKT T1이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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