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선보인 '블레이드'는 출시 1년만에 1,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500만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세웠다. 모바일 게임 중 처음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창립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게임대상을 받은 회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블레이드'의 개발사 액션스퀘어는 미드코어 RPG가 국내 시장에서 득세를 할 무렵 시장에 등장했다. '블레이드'는 전무한 성공을 거두며 시장 자체의 흐름을 액션 RPG로 돌려놨다. '블레이드'의 성공 덕에 액션스퀘어는 2015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2015년, 잠시 주춤했던 액션스퀘어는 2016년 웅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고품질 대작 RPG를 표방하는 두 개의 작품을 앞세워 다시 전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GDC가 열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액션스퀘어의 김재영 대표를 만나 2016년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액션스퀘어 김재영 대표(우), 이한순 개발 실장(좌)



■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 - "이정표될 작품으로 개발 중"

Q. GDC에 참여해서 무얼하고 지냈나.

= ‘삼국 블레이드’가 에픽게임즈 부스에 전시되어 유저들에게 선보여지게 되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온 김에 겸사겸사 강연도 듣고 있다.


Q. ‘삼국블레이드’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 GDC EXPO에 전시되어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PC와 콘솔 게임인데 우리만 모바일이라 신기하게 보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다. 심지어는 ‘이게 진짜 모바일 게임이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아시아권은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져 있고 워낙 고도화가 진행된 상황이기에 특별한 반응보다는 퍼블리싱 등 사업적으로 물어보곤 한다.


Q. ‘블레이드’로 모바일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이후 신작 발표가 없었다. 2015년 실적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는가.

= 상반기에 '삼국블레이드'를 오픈할 계획이고 연말에 '블레이드2'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개의 게임을 통해 올 한해는 성장을 꾀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액션 스퀘어'가 최고로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현재는 '블레이드'의 실적에 의존하고 있는데 여러 부분에서 기대하고 있다.


Q. ‘블레이드’가 참 효자다.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는 어떤가.

= 일본에서 지금 CBT를 진행 중이다. 각종 지표가 괜찮아 고무적이다. '블레이드'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 당연히 좋지만, 사실 '블레이드'는 '액션 스퀘어' 글로벌 진출의 초석 역할이다. 이후 '삼국 블레이드'나 '블레이드2'가 해외 진출할 때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삼국 블레이드'와 '블레이드2'는 어떤 게임인가?

= 우선 상반기 오픈을 앞둔 '삼국 블레이드'는 누구나 친숙한 '삼국지'를 활용한 액션 RPG다. '블레이드'로 확인한 우리 본연의 강점인 타격감과 액션성을 확연하게 부각한 작품이다. 언리얼4엔진을 이용해 개발 중이다. 화려한 액션과 연출을 단단히 다지고 그 위에 내정, 일기토, 전쟁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세워 올렸다. 내정 같은 경우 SNG요소를 가미해 기존 액션 RPG 사용자뿐만 아니라 폭넓은 사용자층에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삼국블레이드 지스타 공개 버전

'블레이드2'는 전작 '블레이드'의 타격감과 그래픽을 한층 발전시켰다. 또한, 콘텐츠도 한층 발전시켰다. '블레이드'가 현재 모바일 시장의 액션 RPG 흐름을 만들었다면 '블레이드2'는 새로운 역사를 여는 이정표격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 GDC2016에서 공개된 '언리얼 엔진 시즌 릴 2016'. '블레이드2'도 포함됐다.

Q.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의 진척상황이 궁금하다.

= '삼국블레이드'는 상반기 오픈을 앞두고 계속해 콘텐츠를 추가하고 폴리싱하고 있다. '블레이드2'는 기본적으로 깔끔하게 시스템을 뽑았다. 화려하고 멋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이상적인 모습으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Q. '블레이드'로 본격적으로 액션 RPG 시장을 열었는데, 이러한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되리라 생각하는가.

= '블레이드'의 성공 이후 '레이븐', '히트', '이데아', '로스트 킹덤' 등 많은 액션 RPG가 등장했고 제각각 사랑을 받았다. 나는 모바일 게임이 존재하는 한 액션 RPG는 하나의 확고한 장르로 자리를 지킬 것으로 생각한다. PC도 처음에는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했으나 MMORPG가 나온 이래로 주류 장르는 MMORPG가 지키고 있다. 동시에 FPS, 스포츠 등이 다른 축을 이루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새로운 장르가 등장해도 MMORPG는 MMORPG만의 명맥을 지켰다.

모바일 게임에서 액션 RPG가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지만, PC와 마찬가지의 형태로 여러 축이 공존하는 가운데 액션RPG는 나름의 명맥을 지켜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액션 RPG만 개발하고 있는데 자사 게임들 간의 자기 잠식이 걱정되지 않나?

= 장르는 같은 액션 RPG지만,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삼국블레이드'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꽤 많이 녹아 들어있다. '게임 오브 워'나 '클래시 오브 클랜'같은 느낌이 나기 때문에 궤를 달리하고 있다. '블레이드2'는 정말 콘텐츠가 많아서 새로운 시장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Q. '블레이드'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을 오래 만져본 입장에서 엔진의 장점은 무엇일까.

= '블레이드'를 개발할 때는 언리얼3 엔진을 사용했고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는 언리얼4 엔진을 이용해 작업 중이다. 언리얼 엔진의 장점은 우선 그래픽의 퀄리티가 매우 좋다. 또한, 제작적인 면에서 툴이 잘 구비되어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규모가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언리얼 엔진을 처음 사용할 때 '무겁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언리얼 엔진은 최적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내 걱정이 기우임을 알게 됐다. 개발을 계속하면서 기술력이 쌓이다 보면 최적화 부분에서도 탁월한 장점을 발휘한다. 덕분에 '블레이드'도 '갤럭시2'에서도 구동할 수 있었다.


Q. 언리얼 엔진 사용자로서 유니티 엔진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기술적 부분에 있어 언리얼이 PC, 콘솔 시절부터 역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좀 더 탁월하고 검증된 것은 있다. 그러나 유니티가 가진 기본적인 컨셉은 매우 훌륭하며 편의 기능도 잘 구비되어 있다. 본인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는 데는 유니티가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액션스퀘어 - "2016년은 도전의 해"

Q. 15명의 소규모 개발사가 어느덧 120명이 넘는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회사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한 번에 워낙 큰 성공을 이뤘다. '블레이드' 출시 당시 1억 원을 돌파할 때마다 인증샷을 찍었다. 2억 원, 3억 원을 돌파할 때까지는 정말 즐겁고 신나는 한편 믿기지 않았는데 10억 원, 20억 원이 되니 귀찮아서 찍지 않을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게 하루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한 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연구해 또 다른 역사를 계속 만들어야만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성장의 핵심 동력 아닐까 생각한다. '블레이드' 하나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Q. 기업인수목적회사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는데, 상장 첫날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상장이라는 것이 개인의 회사에서 공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기에 더 큰 책임감이 생겼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 싶다. 또한, 사회 공헌에 관한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올 한해는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다. 추호의 여지가 없다.


Q. 한국 게임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발 측면에서 어떤 역량을 집중해야 할까.

= 전 세계적으로 개발 능력은 발전하고 있다. 특정 기술을 연마해 전문적으로 키워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개발사들은 물량이나 콘텐츠 부분에 있어 한계가 있고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전문분야를 장점으로 내세워야 한다. 우리 같은 경우 타격감과 액션성에서는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중국이 종합 백화점 같은 느낌이라면 한국은 불고기 전문점, 찌개 전문점 같은 느낌으로 글로벌에 도전한다면 뚜렷한 경쟁력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이지만 우리는 불고기 전문점처럼 나간다면 어느 나라에 비해 뚜렷한 경쟁력을 가지지 않을까.


Q. 타격감이라는 단어가 정의하기 참 힘든 말인데, 액션스퀘어는 타격감에 자신 있다고 했다.

= 타격감은 워낙 다양한 요소들이 뒤섞여 있어 무엇이 타격감을 만든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사운드, 그래픽, 애니메이션, 컨트롤 등 종합적으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경우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실험했기 때문에 정제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양념을 섞는 것으로 표현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 양념을 오롯이 넣었을 때만 타격감은 완성된다. 정답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요리에서 소금은 3그램을 넣는 것처럼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표현하고 사운드는 어떻게 하고, 컨트롤은 어떻게 해야 타격감이 살아나는지 정확한 답이 있다. 내부적으로 문서화해 정리하고 있다.


Q. 대단한 뚝심의 개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 무엇이 됐든 간에 옳다고 생각하는 건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개발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적절히 만들면 엉망인 결과물이 나온다. 100%에 가깝게 만들어봐야 그제야 '맛'이 나온다.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했을 때의 결과물을 가지고 느낌을 판단해야지 조금 해보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일단 해보고 판단하자'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완전히 뒤집거나 프로젝트 자체가 드랍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프로토 타입으로 적절히 만들어서는 하고자 하는 것의 '맛'을 꺼낼 수가 없다. 제대로 끝까지 구현했을 때야말로 맛이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끝까지 한다. 믿고 끝까지 하면 제대로 '맛'있는 것이 탄생한다.


Q. 2016년, 두 개의 대작을 출시 예고했다. 올해는 액션 스퀘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올해는 우리 회사가 굉장히 기대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블레이드'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는데 '삼국블레이드', '블레이드2'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멋지게 만들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