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국내 서버에 5.6패치가 적용되었다. 엄청난 성능을 갖춘 신규 아이템 추가를 비롯, 게임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던 5.5 패치에 비하면 5.6 패치는 그렇게 많은 내용을 담은 패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변경점은 있었고, 패치 적용 후 변화의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패치들이 너무 강렬했기에 잔잔한 느낌마저 드는 5.6패치. 과연 5.6패치는 소환사의 협곡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


▲ '비교적' 잠잠했던 5.6패치. 소환사의 협곡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 아직은 부족하다! 위치이동 없는 최하위 바드와 최상위의 세주아니

5.5패치로 124번째 신규 챔피언, '바드'가 등장했다. 로밍형 서포터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바드는, 화려한 등장과는 달리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콘셉트를 가진 챔피언이기에 유저들의 관심은 뜨거웠지만, 이와 반대로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바드는 출시 이후 줄곧 승률 최하위권을 도맡아 하다시피 하며, 좋지 않은 챔피언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는 상태다. 분명, 바드는 다른 챔피언들과 차별화된 운영이 필요하고, 아군과의 협력이 중요한 챔피언인만큼 어느정도의 연구가 끝나면 승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었다. 하지만 라이엇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5.6 패치를 통해 바드의 성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린다.


▲ 바드는 5.6패치로 어느정도 상향된다


바드 상향의 핵심은 Q스킬의 대미지 증가와 E스킬의 쿨타임 감소. 바드는 5.6패치로 더 강한 견제력을 얻었고, 신비한 차원문의 쿨타임이 줄어들어, 더욱 자주 해당 스킬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반적인 챔피언의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다.

상향의 효과는 미미했다. 분명 상향 패치가 있었지만, 여전히 바드는 승률 40%대의 벽을 넘지 못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픽률도 급격히 하락하여, 이제는 '하는 사람만 하는 좋지 않은 챔피언'이라는 인식마저 생겼다. 결론은 이 정도 상향으론 바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라이엇의 바드 패치가 이걸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30%대의 승률을 오래 유지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며, 무언가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드는 언제든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챔피언이다. 전체 랭크에서의 승률은 최하위지만, 상위권 유저들은 바드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GE 타이거즈의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은 롤챔스에서도 바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바드는 높은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위권 유저들의 이야기. 현재의 바드는 분명 '아직 연구가 필요한 단계'의 챔피언이다. 과연 바드의 포텐셜 폭발은 언제쯤 일어날까?


▲ 바드는 여전히 123위와 큰 차이를 보이며 꼴찌를 유지중이다 (통계 출처: fow.kr)


5.6패치로 조정되었지만 순위 변화가 없었던 바드처럼, 마찬가지로 패치되었지만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챔피언 한 명 더 있다. 이번엔 최하위가 아니라, 최정상에서 말이다. 너프에도 꺾이지 않았던 챔피언, 바로 세주아니다.

세주아니는 5.5패치에 추가된 신규 아이템, '바미의 불씨'와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솔로 랭크 게임 승률 1위로 치고 올라오는 데 성공한다. '바미의 불씨'라는 날개를 단 세주아니는, 정글링 속도 향상부터 강한 대미지 딜링능력까지 손에 넣으며 순식간에 OP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다. 그렇게 세주아니는 모든 챔피언들의 정점에 오른다. 초식 정글러들의 선봉장으로 말이다.


▲ 5.5패치 일주일이 지난 당시의 승률 통계. (통계 출처: fow.kr)


하지만 승률 1위라는 건, 더이상 올라갈 순 없으나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것을 뜻한다. 빠르건 늦건 간에 말이다. 5.5패치로 초강세를 보인 세주아니는, 5.6패치로 너프된다.

5.6패치엔 '바미의 불씨'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던 W스킬의 대미지가 너프되었다. 또한 최상급 이니시에이팅 스킬인 세주아니의 궁극기의 둔화률이 기존 90%에서 30%로 크게 감소, 예전만큼 위력적인 군중제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 5.6패치로 세주아니의 W스킬과 궁극기가 너프된다


하지만 이 너프는 세주아니의 지위를 흔들기엔 부족했다. 분명 작지 않은 너프를 당했지만, 세주아니는 여전히 55.69%라는 고승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솔로 랭크 승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너프는 분명했지만, 그 너프를 덮을 만큼의 강함이 세주아니에게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1위의 자리는 이제 내려올 일만 남은 자리다. 과연 세주아니는 언제까지 솔로 랭크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 승률 1위를 질주 중인 세주아니. 언제까지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통계 출처: fow.kr)



■ 적절한 방향의 패치 적용? 카타리나와 베이가, 승률 50%를 향해 가다

흔히, 밸런스적으로 이상적인 승률을 '50%'라고 본다. 한 판 이기면, 한 판 지는 구조가 게임 밸런스적으로 적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지금부터 언급할 두 챔피언을 본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카타리나와 베이가의 이야기다.

두 챔피언은 5.6패치를 통해, 승률 50%를 향해 가고 있다. 카타리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베이가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말이다.


▲ 50%를 향하게 가는 두 챔피언, 카타리나와 베이가


카타리나는 꽤 오랫동안 솔로 랭크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챔피언이다. 어떤 챔피언과 맞상대한들 무리없이 파밍할 수 있는 안정성과, 단 한 번 성장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챔피언 특성상 오랫동안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아왔다.

특히, 카타리나는 솔로 랭크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프로 단계에서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에 카타리나 화력의 중심인 궁극기를 순식간에 차단할 수 있지만, 솔로 랭크에서 만큼은 다르다. 솔로 랭크 게임에서 카타리나가 스킬들을 계속해서 초기화하며 킬을 쓸어담는 모습을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 한 번 탄력받으면 막을 수 없기에, 가장 많은 연속 킬이 나오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OP 챔피언 카타리나. 기존에도 카타리나의 높은 승률을 견제하기 위한 너프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카타리나는 휘청거릴지언정 부러지진 않았다. 소폭의 승률 하락은 있었지만, 승률 최상위권 자리는 계속해서 지켜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패치는 달랐다. 지금까지의 패치는 카타리나의 스킬 계수 조정이나, 스킬 초기화 난이도 상승과 같은 부분이었다면, 5.6패치엔 챔피언 자체의 스탯이 너프된다. 카타리나는 이번 패치로 기본 체력과 성장 체력이 하향되고, 기본 체력 재생력이 기존 7.7에서 4.5로 크게 너프된다.


▲ 5.6 패치 카타리나 변경점


이 너프는 컸다. 카타리나는 Q와 W스킬로 원거리 파밍이 가능은 하나, 기본적으로 근접 공격을 통해 CS를 수급해야한다. 그런 카타리나에게 체력 수치와 체력 재생 부분의 너프는 뼈아팠다. 아무리 카타리나가 한 번 탄력 받으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챔피언이라곤 하나, 게임 초반 단계에서 CS 획득에 제동이 걸리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누적되었던 너프와, 5.6패치로 인해 카타리나의 승률은 하락하게 된다. 완전 못 쓸 정도의 수준까지 떨어지진 않았지만, 더 이상 솔로 랭크 최강자라고 하기엔 부족한 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OP 챔피언에서, 평범한 수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카타리나의 승률은 50%를 향해 내려가는 중 (통계 출처: fow.kr)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균형을 맞추려는 카타리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지금의 베이가가 그렇다.

베이가는 참 안타까운 챔피언이다. 죽음불꽃 손아귀 보상 버프로 받은 변경안은, 베이가를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이후로 쭉 베이가는 심해속에 잠들어 있었다. 이러한 베이가의 현 상태를 인식한 라이엇은, 지속적으로 베이가를 버프해왔다. 하지만 그 어떤 버프도 베이가를 심해에서 끌어올리지 못했고, 팬들 역시 반쯤은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5.6패치로, 베이가의 버프는 어느정도의 결실을 맺는다. 5.6패치엔 Q스킬의 사거리가 증가하고, E스킬이 버프된다. 특히, E스킬은 더이상 돌진기로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 기존의 즉시 발동하는 E스킬에 비한다면 여전히 부족한 스킬이지만, 그래도 이제 아예 못 쓸 정도의 스킬은 아니라는 것이 팬들의 평가다.


▲ 5.6 패치의 베이가 변경점. E스킬 버프는 주목할만하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가지 버프와, 이번 5.6패치의 버프가 중첩되어 베이가는 드디어 승률 하위 10위권을 벗어난다. 베이가가 현재 솔로 랭크 게임에서 기록 중인 승률은 46.97%. 아직 50%까지 가는 여정은 멀고 험하지만, 그래도 승률 45%의 벽을 뚫고 천천히 상승 중이라는 사실은 눈여겨 볼만하다.

과연 베이가는 언제쯤 승률 50%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까? 하루 빨리 그 날이 왔으면 한다.


▲ 베이가가 승률 50%의 고지를 밟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