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는 2003년 상용화 이후 '혼돈의 연대기'와 '혼돈의 왕좌'라는 두 개의 타이틀로 15회에 걸친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진행해왔다. 2004년에는 '바츠해방전쟁'이라는 인터넷상의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기를 만들기도 했다. 상용화 8년이 되는 해인 2011년 6월, 세 번째 타이틀인 '파멸의 여신'을 공개했고, 최근 2013년 '아덴 대서사시'를 공개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다.

2013년 12월에 진행된 '아르테이아' 업데이트는 리니지가 10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MMORPG가 갖는 기본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구현하고자 진행됐다.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꿈꾸는 리니지2의 현주소를 점검하고자, 리니지 사업 개발 담당자들을 만났다.


[▲좌부터 '리니지2' 조상원 팀장, 강정수 팀장, 남택림 팀장, 안지섭 팀장]




6년 만에 새로운 종족을 업데이트한 이유부터 묻고 싶다.

사실 신규 클래스 기획 자체는 이미 하고 있었지만, 우선 리니지2만의 특성을 되살리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해서 조금 미뤄진 것이다.



아르테이아 업데이트 내에 신규 유저를 유혹할 만한 콘텐츠로는 어떤 게 있을까.

클래스도 콘텐츠라 생각한다. 내가 키운 클래스를 재미있게 육성하는 것도 맞지만, 일단 여러 클래스를 선보여야 게임플레이를 이어나가는 재미가 생기는 거다. 기왕 클래스를 추가해야 한다면 휴먼, 드워프보다는 신종족이 의미 있으리라 내다봤다. 그리고 신규 유저 입장에서 봐도 1레벨부터 함께 해야지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되는 것 아닌가. 그런 것을 감안한 업데이트로 봐주었으면 한다.

또 하고 싶은 말이, 기존 유저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거다. 정말 오랫동안 애정으로 키운 클래스를 무시할 수는 없지 않나. 기존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잊지 않고, 밸런스 수정 등 여러 개선안을 함께 진행했다. 물론, 기존 유저들에게도 아르테이아는 꼭 키워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나온 게 연금술이고.



연금술 콘텐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아르테이아가 설정상, 물질계 종족이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종족이다. 얘들이 물질계에 왔는데 화폐가 다른 거다. 아데나 쓰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 아데나 얻기 위한 연구를 하다가 연금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걸 통해 여러 물질을 혼합하고 변환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건들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에 사용이 잘 되지 않던 재료, 강화제 등을 조합해 보다 쓸모 있는 아이템을 만들기도 한다. 연금술이 리니지2 내 경제 요소를 리빌딩하는데 하나의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아, 한가지 팁을 주자면, 조합할 때 칸이 3개가 있는데, 하나만 채우는 것보다는 모두 채워야 보다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참고 바란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좋은 것을 얻게 되는 건가? 따로 시간 내어 신종족 키우는 게 유리할 정도인가?

예를 들어, 특정 재료로 100을 생산한다면, 연금술이 더해지면 200이 생산되는 그런 방식이다. 물론, 아르테이아 캐릭터가 많아지면, 아이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고.



업데이트 한 지 약 10일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신다. 일단 비주얼이 뛰어나다고 좋아해 주셨다. 10년 된 게임인데도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해 주시고. 성능보다 일단 외형적으로 더 만족하시는 것 같다. 데이터를 보면, 아르테이아 업데이트 후 접속자 수가 19% 가량 증가했으며, 복귀 유저들의 80% 정도가 아르테이아 클래스를 키우고 있다.

여담으로, 며칠 전에 내가 인터뷰한 내용이 홈페이지에 올라갔는데, 유저들이 막 욕을 했다. 밸런스는 안 잡고 신캐릭터 만들고 있다고. 그런데 막상 신캐릭터 적용되니 칭찬해 주셨다. 뭐, 일단 기분은... 좋다.(웃음)


다시 연금술에 대한 질문이다. 정말 게임 내에서 연금술로 인해 변화가 많이 생겼나.

연금술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하고, 이것들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적으로 본다면, 그런 부분 때문에 변화된 점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는 사실, 연금술보다는 신종족 육성에 더 집중되어 있다. 저레벨 구간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클래스를 키워나가며 다시 옛날 추억에 젖는 환경. 그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도 여기에 재미를 붙이는 게 더 많을 듯하고. 항상 고레벨 존에 머물던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밑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올라가며 작동하는 구조로 변화된 게 이번 업데이트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닐까 싶다.

또, 이번 업데이트로 전체 채팅 기능도 도입됐다. 과거에는 저레벨은 저레벨끼리 소통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만레벨 유저와 1레벨 유저가 함께 소통하고 그런다. 결과적으로 리니지2가 많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 중이다. 사실 리니지2는 어느 게임보다 커뮤니티가 중요하다. 이번 업데이트로 그 부분을 많이 개선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



송가연 선수를 사용한 프로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프로모션 계획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나.

송가연 선수는 이번 업데이트 론칭 프로모션에 집중했다. 일단 그 론칭 쪽 프로모션은 사실 종료된 상태고, 앞으로 아르테이아의 새로운 프로모션이 생긴다던지... 혹은 업데이트 정보가 나온다면 다시 송가연 선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 있다. 근데 그분 스케줄을 보니 굉장히 바쁘더라.(웃음) 방송도 많이 찍고 계시고.


앞으로도 송가연 선수처럼 유명인을 활용할 계획이 있나.

사실 이슈를 끌기 위해 스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을 생각 안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데이트 콘셉트와 모델이 어떻게 맞아떨어지느냐가 아닐까. 송가연 선수는 우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반전 매력이라던지, 신규 클래스의 긍정적 포인트를 대표할 수 있었기에 선택한 것이다. 이후에도 업데이트 방향과 일치하는 모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섭외할 계획이 있다.



리니지2를 보면, 유저들이 평소에 잘 가지 않는 던전이 다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그 부분에 개선점은 없나.

이번 업데이트는 던전보다는 필드 사냥 활성화에 더 집중했다. 사실 리니지2라는 게임은, 던전보다는 필드에서 같이 어울려 사냥하는 게 더 핵심이다.

그리고 아르테이아라는 신규 종족이 들어오면서 관련 퀘스트가 많이 들어갔다. 어떻게 아르테이아가 이 세계로 넘어오게 되었고, 정착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이걸 푸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벌써 "사기 캐릭터가 뭐죠", "광렙장소가 어딘가요"이런 질문이 많이 생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보고 있다. 조용한 것보다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아르테이아는 강한가?

(웃음) 가까울 수도 있는데. 음, 조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참고로 사이하즈 시어 클래스가 지금 유저들 사이에서 너무 강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기는 하다. 밸런스는 언제나 민감한 이야기이기에, 이 인터뷰가 나가면 대놓고 사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든 완벽할 수는 없지 않나. 사이하즈 시어는 원래 1:1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띄도록 기획된 캐릭터다. 다른 클래스는 다른 장점이 있는 거고.



아르테이아를 통해 리니지2가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해 보았을 것 같다.

아까도 간단하게 말했듯, 리니지2는 편안하고 호쾌한 전투를 지향하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그게 각성 업데이트 이후 좀 변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깨달은 뒤, 리니지2만의 특성을 되찾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향후에도 이런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업데이트로 정말 찾고 싶었던 것은 '활기'다. 리니지2는 원래 시끄러운 게임이었다. 이야기도 많이 하는 그런 게임이었는데, 각성 이후 커뮤니티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 부분 되찾기 위한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이번 업데이트에서 볼 수 있는 발전 요소 중 하나다. 무엇보다 신종족을 통해 예전의 활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아, 그리고 일단은 전체 채팅만 도입된 상태지만 향후에 커뮤니티에 활기를 넣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도 추가로 넣을 계획이 있다.


리니지2는 휴면 유저 숫자도 상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을 되돌리기 위한 콘텐츠는 없나. 또, 리니지1처럼 클래식 서버 운영 계획은 아직 없는 것인가.

휴면 고객을 위한 활동은 대형 업데이트뿐 만 아니라 사업 쪽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처럼 돌아와서 이탈하지 않고 게임 콘텐츠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하고.

그리고 클래식 서버... 물론, 우리도 사업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부 고객분들이 클래식 서버 많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물론, 어느 게임이든 마찬가지지만 고객들이 진정 원한다면, 실제로 플레이 스타일 이런 부분에서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내년이라도 당장에 업데이트할 의지는 있다.


2013년을 돌이켜보면 유저 관련 행사가 부족한 듯하다. 2013년 계획을 듣고 싶다.

올해 많이 부족하긴 했다. 그리고 느낀 바도 있다. 업데이트 FGT를 준비하며 많은 고객분들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우리가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반성 많이 했다.

2014년에는 PC방 행사나 유저 간담회 등 유저와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마련할 계획이다. 일정도 이미 잡고 있는 상태다.


유저들이 아르테이아를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부여되는 혜택 같은 게 있나. 이벤트 라던지.

굳이 아르테이아만을 위한 이벤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룬 등을 이용해서도 가능하고. 그리고 아르테이아만을 위한 프로모션은 이미 진행한 상태고, 지금은 이벤트를 병행해서 하고 있는 상태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지금이 키우기 좋은 시기다. 나도 광렙 중이다.



공성전을 대체할 만한 거대 PvP 콘텐츠를 새로 기획하는 것은 없나.

앞서 말했듯이, 일단은 게임의 본질적인 특성을 되찾는 게 우선이다. 대체 pvp 콘텐츠라면, 차원 공성전이 확장된 형태인 '침략' 시스템이 있다. 서버 대 서버 전투 개념인데, 일단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는 상태고, 조금 더 가다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럼 아르테이아 이후의 업데이트 방향을 물어봐도 될까.

비공식이긴 하지만 300만 명이 넘는 유저분들이 리니지2를 즐겼다. 이후 발전 계획도 많이 준비된 상태지만, 일단 예전에 리니지2를 즐겼던 분들이 다시 한 번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휴면 유저들도 다시 돌아와서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래픽 개선이나 연말 배틀리그 계획은 없나.

둘 다 아직까진 계획이 없다. 하지만, 아르테이아 유저분들이 어느 정도 레벨 권에 도달하면, 그분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할 생각이다.


이번에 아르테이아를 업데이트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게 무엇인가?

가장 큰 대전제로 깔고 있었던 것은 '평타'다. 리니지2는 평타 기반 게임이었기에 그만큼 편했다. 라면 먹으면서 할 수도 있고, 채팅하면서도 즐길 수 있었다. 그게 '각성'업데이트 이후 바뀐 것이다. 조작 비중이 많아졌으니까. 아르테이아는 평타 비중을 높여 과거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평타 치면서도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물론, 계속 평타만 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는 쉽지만, 대인전에서는 보유한 스킬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납득할 수 없는 변화는 억지다. 게임은 재미로 승부를 봐야 하니까. 상식이 통하는 그런 업데이트를 하고자 노력했다. 최근에는 고객님들이 언젠가 한 번 말씀해 주셨던 그런 부분이 업데이트 방향 잡는 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인터뷰에 응해 주어 고맙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남택림- 올해가 리니지2의 10주년이다. 정말 참 긴 시간이었는데, 그간 리니지2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지켜봐 달라.

강정수- 10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숫자 이상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리니지2를 10년 동안이나 사랑해 주신 유저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공을 돌리고 싶다. 10주년 때 프로모션 진행하며 가족이라는 콘셉트를 도입부에 넣었다.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고객들을 대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