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SKT T1 최병훈 LoL 감독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desk@inven.co.kr)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프로게이머 생활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낄 정도다."
'져주기 논란', '조작 논란' 끝에 공개된 SK텔레콤 T1 LoL 팀 내전 음성 채팅 내용. 파일이 모두 재생된 뒤 용산 e스포츠 보조 경기장에 모인 기자, 팬들 앞에 나선 최병훈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최병훈 감독은 "이렇게 음성 채팅 파일이 공개됐고, 여러분들이 직접 와서 듣고 봤기 때문에 조작 논란이 사그라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후 최 감독은 '조작 경기'를 주장하는 일부 팬들의 의견에 반박한 뒤, 현재 SK텔레콤 T1 LoL 선수들의 상태를 전했다.
"내전에서 1:1이 나오는 것이 최고의 상황이었다면서 조작 경기라고 주장하는 팬들이 있다"고 말한 최 감독은 침착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최 감독은 "코칭 스태프는 한 팀이 2:0으로 이기길 바랐다"며 "조편성이 되면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내전에서 1:1이 되면서 두 팀 모두 올라가는 그림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을 통해 전해 들은 SK텔레콤 T1 LoL 선수들의 상태는 심각했다. 프로게이머 생활에 대한 심각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고 한다.
"경기력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억울해 했을 것인지 생각해주길 바란다."
최 감독은 "지난 16일 롤챔스 8강에서 탈락한 뒤 정의구현, 사필귀정이라고 말하는 팬들이 있더라."며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경기는 계속 해야 하지만, 경기를 할 때마다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리그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프로게이머를 계속 할 이유인지 회의감을 느끼는 선수도 있다."며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지만 선수들을 범죄자로 몰고가는 것은 자제해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