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론에 웃고, 바론에 울고

CJ 블레이즈가 재차 KT 애로우즈를 꺾으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한 세트만을 남겨둔 CJ 블레이즈와 벼랑 끝에 몰린 KT 애로우즈. 경기는 CJ 블레이즈의 인베이드와 함께 시작되었다. 인베이드는 성공적이었다. 봇 삼거리 근처에서 '하차니' 하승찬의 나미를 잡아낸 CJ 블레이즈는 기세를 이어 한번 더 심리전을 구사했고, 또다시 나미를 처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CJ 블레이즈는 '데이드림' 강경민의 리 신과 '플레임' 이호종의 쉬바나를 한 팀으로 묶어 활발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KT 애로우즈의 정글을 모조리 차지하는 한편 여러 라인에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이 전술이 굉장히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탑-봇 스왑을 시도한 CJ 블레이즈는 봇 라인을 오래 비워둘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먼저 타워를 잃고 말았다. 반면 KT 애로우즈는 탑 라인의 방어를 단단히 굳혔기에 타워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빠르게 타워를 파괴한 KT 애로우즈의 봇 듀오는 곧장 미드 타워까지 압박했다. CJ 블레이즈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애로우' 노동현의 케이틀린은 이를 손쉽게 뚫어내며 타워를 파괴했다. 케이틀린의 타워 압박은 강력했지만, CJ 블레이즈 역시 속절없이 당하지는 않았다. CJ 블레이즈는 드래곤을 처치하며 경기를 동등하게 만들었다.

몇 번의 한타에서도 양 팀은 쉽사리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말 그대로 박빙. 이전 세트에도 양 팀은 박빙의 구도를 많이 만들어냈지만, 이번 경기는 어느 때 보다도 치열했다. 19분 쯤에 양 팀의 골드 차이는 불과 100골드가 나지 않았다. 그것도 여러번의 한타로 사상자를 만들어내며 쌓아올린 골드였다.

조금씩 더 유리해지는 쪽은 CJ 블레이즈였다. 골드 차이가 벌어지는 원천은 다름아닌 CS. CJ 블레이즈는 CS를 말 그대로 쥐어 짜내며 차이를 벌렸고, 큰 싸움없이 2천골드 이상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큰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고, 양 팀은 각각 한 라인을 노려 푸시를 시도했다. 이 싸움에서도 이득을 취한 쪽은 CJ 블레이즈였다. KT 애로우즈는 미드를 푸시해 2차 타워를 파괴했지만, 그 사이 CJ 블레이즈는 탑 억제기를 파괴했다.

KT 애로우즈 역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아쉽게 억제기를 잃긴 했지만, CJ 블레이즈의 뒤를 물어 킬을 만들어냈고, 드래곤까지 처치하며 따라갔다. 하지만 CJ 블레이즈는 그 사이 바론을 노려 확보했고, 또다시 차이를 벌렸다. 결코 무리하지 않으나 차근차근 이득을 벌려나가는 스타일. CJ 블레이즈의 운영은 깔끔했다.

바론을 두른 CJ 블레이즈는 압박을 이어갔다. 서두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차분히 하나하나 KT 애로우즈에 공격을 가한 CJ 블레이즈는 마침내 기지 외곽의 모든 타워를 파괴하고 KT 애로우즈를 몰아넣었다.

결국 KT 애로우즈의 선택은 매복을 통한 급습. CJ 블레이즈는 한 번의 공격을 엄청난 치유 연타로 막아냈지만, 그 직후 KT 애로우즈의 역습에 세 명의 챔피언을 잃고 주춤했다. 이어 바론까지 시도한 KT 애로우즈는 본격적인 역전을 노렸지만 이 선택은 KT 애로우즈의 대 실책이 되고 말았다.

'데이드림' 강경민의 리 신은 정확한 강타로 KT 바론을 스틸했고, 이 싸움에서 KT 애로우즈는 무려 네 명의 챔피언을 잃고 말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공백은 감당할 수가 없었다. CJ 블레이즈는 그대로 KT 애로우즈의 본진으로 진격했고, '루키' 송의진의 룰루까지 잡아내며 승리, 3:1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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