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인벤 토너먼트(HIT) 5차 온라인 예선 최종전 탈락, 한중 마스터즈 한국대표 선발전 온라인 예선 최종전 탈락.

전설 중에서도 상위 랭커만 참여했던 위 대회에서 이처럼 안타까운 성적을 거둔 사람이 있습니다. 하스스톤 대회에서 상위 16강, 32강에 들어갈 정도의 실력자라면 상당히 유명한 게이머라고 짐작하실 텐데요, 그러나 이분은 게이머로서보다 본업으로 더 유명한 유저입니다.

바로 웹툰 작가 '이말년'이 이 안타까운 성적의 주인공인데요, 오프라인 대회에 한 발짝이 모자라긴 했지만 상당한 하스스톤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상위 랭커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는 게이머입니다.

오늘은 웹툰 작가가 아닌 하스스톤을 즐기는 '이말년' 유저를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과연 그가 생각하는 하스스톤은 어떤 게임일까요? 그리고 하스스톤의 최근 밸런스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떠할까요?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 유명 웹툰 작가이자 '즐겜'을 추구하는 게이머 이말년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이미 많은 분이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인벤 유저분들에게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웹툰 작가로 활동 중인 이말년입니다. '침착맨'이라는 닉네임으로 아프리카BJ 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베스트 BJ를 안 시켜줘서 좀 섭섭하긴 하지만요. (웃음)

지금 기사를 보시는 분들은 꼭 제 방송 추천과 즐겨찾기 부탁드립니다.



이말년 작가님들은 많은 하스스톤 선수들에게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등급전에서는 주로 어떤 직업군을 다루고 있으며, 현재 랭크는 몇 등급이신가요?

현재 등급은 3등급이고요, 요즘은 거의 주술사만 하고 있습니다. 처음 하스스톤을 할 때엔 당시에 약체라고 평가를 받았던 드루이드를 많이 했었습니다. 제가 약간 반골 성향이 있어서, '대세'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똑같이 하려고 하지는 않아서요. (웃음)

처음 드루이드를 접했을 때에는 ‘선택’이라는 효과가 재미있어서 하게 됐었던 것 같아요. 드루이드가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나 숙련자분들이 하기에도 무난해 보이는 면이 있는데, 요즘은 하면 할수록 가장 어려운 직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한중 마스터즈에는 어떤 직업군을 선택해서 출전하셨었나요?

이번 한중 마스터즈에는 드루이드/주술사/흑마법사로 출전했고요, 이 중에서 흑마법사는 상대방에게 최근 유행하는 어그로덱이나 거인덱 등으로 혼란을 줄 수 있어서 좋은 직업인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특히 저는 '지옥의 군주'와 '용암 거인'을 활용하는 덱도 쓰고 있는데, 흑마법사는 이렇게 여러 형태의 덱이 가능해서 대회에서 쓰기 좋은 것 같아요.



▲ 인벤 초대석에서 지옥의 군주와 화염 임프, 용암 거인을 이용한 색다른 덱을 소개하기도 했다.



저번 대회에서도 그렇고 이번 대회에서도 예선 마지막에서 안타깝게 떨어졌습니다. 무언가 ‘한 끗’이 모자란 것 같은데, 대회에서 아쉬운 ‘한 끗’을 메우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뒷 패 운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다른 실력있는 분들처럼 덱 구성이나 운영으로 운적인 측면을 커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은 실력이 많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지난 대회 예선이나 등급전에서 랭크를 올릴 때, 개인이 직접 구성한 덱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덱의 특징이나 직접 덱을 구성할 때의 노하우 같은 것들을 소개해줄 수 있으신가요?

딱히 독창적이거나 하는 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고수분들의 경우에는 카드를 딱 보기만 해도 어떤 카드들 사이의 연계라거나 시너지를 잘 찾아내서 구성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실력까지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덱을 꾸준히 돌리면서 조금씩 덱을 바꾸는 형태로 연습해요. 직접 50판, 100판씩 겪어보면서 피부로 와 닿는 모자라는 부분들을 바꾸면서요. 그래서 제가 대회 때 사이드 덱을 잘 못 만드는 것 같네요. '고수'라고 하기에는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스스톤을 즐기는 플레이어로서, 최근의 밸런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봤을 땐 최근 주문 도적/위니 흑마법사가 강세인데, 이 덱들이 강세인 게 좀 싫어요. 이 덱들은 해당 덱들의 손패가 잘 풀리면 무턱대고 당할 수밖에 없거든요. 마치 해당 덱들만 솔로 플레이를 하는 느낌이랄까?

게임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치고받고 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맛이 있는 게 좋은데, 그런 부분에서 패치가 좀 필요한 것 같네요. 특히 흑마법사의 영웅 능력(생명력 전환)이나 가젯잔 경매인, 마음가짐 같은 카드들은 약간 변형이 필요해 보입니다.



▲ 최근 메타를 주도하는 직업들의 '사기' 기술들



지속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혹시 팀에서 영입 제안이 온다면 정식 선수로 활동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실제로 마스카님이 '갓드로' 팀으로 영입하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대형잡채님이 상대로 나온다면, 그때만 '용병' 형태로 뛴다고 대답해드렸습니다. 대형잡채님과는 둘 다 BJ라 서로 온라인 상에서는 좀 친해서요. (※ 안타깝게도 대형잡채 유저는 갓드로팀으로 클랜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상향-하향이 필요한 카드를 하나씩만 꼽아본다면?

최근에 주술사를 해서 그런지 불의 정령은 꼭 하향되어야 할 것 같아요. 이 카드는 어떤 주술사 덱에든 다 들어가고, 카드 자체도 상당히 OP라고 여겨지네요.

최근에 논란이 되고있는 리로이 젠킨스는 그 카드 자체의 성능이나 효율은 괜찮은데, 시너지가 무궁무진한게 문제인 것 같아요.

상향이 필요한 카드로는 토템의 힘 정도? 이 주문은 사용한 이후에 영웅 능력으로 소환되는 모든 토템이 생명력이 무조건 1 늘어난 상태로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 최근 주로 플레이하는 주술사 카드 중에서 상향-하향이 필요한 카드를 골랐다



낙스라마스의 저주에 등장할 직업별 신규 카드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OP로 여겨지는 카드는 어떤 건가요?

최근에 나온 사제 카드가 제일 OP 같아요. 특히 이 카드는 ‘사제’라는 직업의 카드라 더 강력하다고 생각되네요. 대지고리회 선견자나 SI7요원같은 하수인들을 정리하면서, 정리한 이후에는 힐까지 줄 수 있으니까요.

3마나부터 그렇게 필드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4마나의 서리바람 설인 같은 강력한 하수인 카드가 이어지게 되고, 체력 버프 주문까지 있으니까 그것까지 하면...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

그냥 바닐라 스탯만 놓고봐도 OP라서 뭔가 설계가 이상한 카드 같아요. 사제의 초반 싸움이 밀리니까 과하게 퍼준 느낌이랄까? 마법사 카드의 경우 비밀이라서 조금 까다로운 연계가 필요한데, 이 카드는 그냥 덱 스타일과 무관하게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무서울 것 같네요.



▲ 언제든 사용해도 좋은 막강한 스탯의 하수인 '어둠의 이교도'



이말년님의 만화에 하스스톤도 종종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소재로 잡고 싶은 카드나 하스스톤의 소재가 있으신가요?

사실 그런 컷들이 넣어야 되겠다고 의도해서 넣은게 아니라 순간적-즉흥적으로 넣은거라서 잘 모르겠네요. 요즘 주술사를 주로 하니까 주술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웃음)



'이말년'을 하스스톤 카드로 만든다면 어떤 카드가 될까요?

실제로 '카드 공작소'를 통해서 ‘이말년’이라는 카드를 만든 적이 있어요. 0마나에 1/1로 '위습'과 같은 능력치를 지닌 하수인이고, 특수 능력은 ‘카드 일러스트가 모두 이말년 그림체로 바뀐다.' 입니다. 재미있죠?

블리자드에서 의향이 있으시다면 연락해주세요. 카드 전체를 묶음으로 계약하면... 그래도 깎아줄 것 같지는 않지만. (웃음)



▲ 이말년 그림체로 하스스톤을 즐기는 날이 올까!?



향후 하스스톤을 즐기면서 목표가 있다면?

딱히 목표를 두고 게임을 하지는 않아서요, 그냥 다른 유저들이랑 즐기면서 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BJ를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하스스톤을 즐기는 유저분들이 너무 게임을 열 올리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게임을 하면서 웃을 수 있고 즐거운게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목 메달고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사실 블리자드가 이 게임을 개발한 목적이 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같이 즐기면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