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한, 일 동시 방영으로 시작한 블레이드&소울 애니메이션이 총 13부작이라는 일정을 마치기 위한 여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엔씨소프트의 원작 MMORPG를 일본의 곤조(GONZO) 스튜디오가 각색하여 게임과는 다른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 방영되는 버전에서도 한국 성우가 아닌 일본 성우들의 연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새로운 스토리를 탄생하게 된 배경과 여기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연기한 성우들의 소감은 어땠을까. 아쉽게도 직접 만나 볼 수는 없었지만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애니메이션 각본을 담당한 토미오카 아츠히로, 주인공인 아루카역을 연기한 타카오 유키, 스토리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진서연을 연기한 유우키 아오이에게 제작 배경 및 각각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토미오카 아츠히로

배역 : 블레이드&소울 애니메이션 각본
대표작 : 고스트바둑왕, 이나즈마 일레븐
특징 : 포켓몬스터, 이나즈마 일레븐 등 게임 원작 시나리오 각색 경험이 풍부하다. 시대극 시나리오 각색과 어린이 대상의 시나리오 등 두 가지 분야가 가능.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볼 때, 게임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블소의 각본을 맡게 되면서 생각해야 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방대한 게임 스토리를 한 분기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원작의 스토리를 유지한다면 스포일러가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게임보다 애니메이션이 먼저 공개되었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스토리를 즐기고 싶어하는 유저들의 재미와 기대를 뺐지 않기 위해 캐릭터 설정 외에는 원작과 다른 각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애니메이션 스토리에서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게임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 유저들을 고려한 부분입니다. 블소의 또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며 즐겨주면 좋겠습니다.

또한 원작의 등장 인물들은 복수가 하나의 커다란 테마가 되어 전체를 꿰뚫고 있습니다. 복수라는 것은 나라별 문화나 관습에 따라 인식도 다르고 그 사람의 인생관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장르에서는 복수라는 테마를 통해 복수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당하면 되갚는다.' 뿐만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들추어내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부분인 것이죠. 나아가서는 인간의 선과 악, 업보라는 부분을 깊이 그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장대한 이야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면 원작의 스토리를 애니메이션화 해보고 싶습니다.


진소아처럼 일부 캐릭터의 성격이 변경 된 부분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전체적인 스토리를 30분짜리 13부작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간단하게 비교하면 게임 내에서 약 5분 내외의 컷신으로 끝날 부분도 애니메이션에서는 30분의 드라마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스토리텔링을 재미있게 풀어나가려면 다양한 시선에서 캐릭터의 성격을 분석하게 됩니다. 이렇게 분석한 것을 보다 특징적으로 만들어야 스토리텔링에도 템포가 생겨 시청자도 감정이입을 하기 쉬워집니다.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가 여럿 존재하면 감정이입이 어려워 지기 때문에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 여러가지 스타일의 성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예하랑이 토문객잔의 여주인이라는 설정과 함께 진소아는 그곳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합니다. 진소아가 술을 좋아한다는 원작의 설정이 있는데 만약 예하랑과의 관계가 고조되는 식으로 에피소드가 많아지면 스토리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진소아의 존재는 스토리상의 주요포인트로 작용하여 상당히 좋은 효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타카오 유키

배역 : 블레이드&소울 애니메이션 아루카
대표작 : 노라가미(미유), 벚꽃사중주(미즈키)
하마토라(아즈사), 극흑의 브륜힐데(시노)
특징 : A-Sketch 소속의 일본 여성 성우. 1990년 6월 30일생 효고현 출신. 네가 있는 마을의 칸자키 나나미역으로 데뷔했으며 블레이드&소울의 아루카가 주연으로서는 첫 작품


신인 성우지만 당당히 주인공역으로 기용되었습니다. 결정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많이 놀랐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된다는 게 무척 놀라웠습니다.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의나 각오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첫 주인공 역할인데 소감과 함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주인공만이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주인공이라는 의식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도 그저 하나의 인생을 걸어가는 한 사람이라는 감각으로 연기를 하고 있죠. 아루카는 말이 없어서 대사도 적은 편이지만 그 대신에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무거움을 느끼면서 연기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눌러가면서 연기하는 점이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루카를 연기할 때 ,어떤 감정을 갖고 연기하고 있나요?

전반부에서는 일부러 감정을 비우고 연기했습니다. 아루카는 여러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가게 되는데 감정을 되찾게 되는 후반부에서 소중한 사람을 눈 앞에서 잃는 장면이 나올 때 가슴이 저밀 정도로 아팠습니다. 집에서 대본을 읽을 때마다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아루카는 메마른 성격을 갖고 있는데 그런 점을 유지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매일 일상 속에서 감정 연습을 합니다. 특히 혼자 있을 때 사물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순간을 일부러 만들어 보기도 하는데요. 아루카의 성격을 의식한다기 보다는 아루카가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블소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을 연기한다면 어떤 역을 해보고 싶은가요

화중 사형을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귀여운 외모가 너무 좋아서요!


녹음 현장에서 재밌었던 일이나 에피소드는 있었나요?

저는 대사를 표현하는 그림을 대본에 그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블소 캐릭터들의 이모티콘을 그려보기도 하죠. 참고로 아루카는 무표정인 상태에서 연기하는 대사가 많아 대부분이 ( ∵ ) 이런 표정이었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애니메이션 팬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블소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다이나믹한 무술 액션 장면은 물론, 복수극 속에서 엿보이는 '삶'이라는 테마에 있다고 봅니다. 게임 속 이야기와 다른 애니메이션의 세계도 즐겨주세요. 제 목소리, 제 마음이 아루카를 통해서 한국 시청자분들에게 전달 된다면 기쁠 것 같아요.



유우키 아오이

배역 : 블레이드&소울 애니메이션 진서연
대표작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특징 : Pro☆Fit 소속의 일본 성우이자 배우겸 탤런트. 가수로도 데뷔했으며 팬들 사이에서는 아오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전에는 본명인 '야부사키 아오이' 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2007년에 소속사를 옮기면서 예명인 유우키 아오이를 사용. 이유는 야부사키라는 성의 뉘앙스가 늠름하기 때문.

스스로 오타쿠라 밝히며 블로그에서는 수시로 몬스터 헌터나 포켓몬스터에 대한 글과 사진이 올라온다. 아버지가 게임 관련 일에 종사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겼다고 함. 어린 시절에는 헐리웃 여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팬으로서 특히 세일러 쥬피터처럼 키가 큰 캐릭터를 마음에 들어한다. 취미는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며 특기는 읽기, 빨리 말하기.


유우키 아이오씨는 “마도카 마기카”로도 대단히 유명합니다. 진서연 역은 지금까지 연기해 왔던 캐릭터와 상당히 다른 이미지였을 것 같은데 캐스팅이 오디션을 통해 결정났을 때 어땠나요?

이제까지의 역할과는 많이 다른 역이라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열심히 해보자는 긍정 마인드로 도전했습니다!


실제로 진서연을 연기할 때에는 어떤 감정으로 임했나요?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말 한 마디에도 주변 상황을 강하게 휘어 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속의 진서연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세요?

악역이긴 하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마음을 갖고 있는 여성이었어요. 반면 주변의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고뇌를 갖고 있는 고독한 여성이기도 합니다. 강하지만 약한.. 그런 뭔가 복잡하면서도 멋있는 캐릭터였습니다.


녹음 현장에서 재밌는 에피소드는 있었나요?

아루카역의 타카오 유키씨랑 같이 "혹시 아루카와 진서연의 사이가 엄청 좋았다면 서로 어떻게 이야기하면서 놀까?"와 같은 망상 놀이(?)를 하면서 이야기하던게 기억에 남아요.


평소에도 게임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는데 블소 외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인가요

파이널판타지 14, 갓이터 2 등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포켓몬스터 루비&사파이어 리메이크나 젤다무쌍처럼 새로 나오는 게임들도 너무 기대되요!


마지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팬들께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기쁩니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여러분들과 직접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블소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아루카 디자인 탄생 과정


▲ 하마자키 감독이 떠돌이 여검사를 생각해서 만든 첫 번째 콘셉트 일러스트


▲ 캐릭터 디자이너 오사다가 그린 첫 번째 디자인


▲ 복장에서 현재 아루카의 모습이 보인다


▲ 이때까지만 해도 약간은 차분한 단발 머리 형태였다


▲ 김형태 AD의 일러스트를 참고로 하여 긴머리 스타일로 수정한 버전


▲ 아루카 디자인에 참고한 캐릭터 일러스트


▲ 타케우치 감독의 아이디어로 머리 스타일을 더 짧게 변경하여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