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멘탈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운영

23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핫식스 롤챔스 섬머 2014시즌 8강 3일차 삼성 화이트와 SKT T1 K의 경기 4세트에서 삼성 화이트가 심리전과 운영의 진수를 선보이며 승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삼성 화이트는 4강 진출에 성공했다.


3세트와 마찬가지로 라인 스왑은 일어나지 않았다. 양 팀의 정글러는 똑같이 상대 레드 버프 지역에서 정글 동선을 시작했다.

미드 라이너 간의 힘싸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제라스가 밀리자 SKT T1 K의 탑 라이너를 제외한 모든 챔피언이 미드 라인에 난입해 킬을 노렸다. 하지만 '폰' 허원석의 오리아나는 깔끔한 무빙을 통해 상대의 모든 스킬을 피하며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팽팽하던 봇 듀오 간의 성장에도 약간의 격차가 벌어졌다.

삼성 화이트가 경기 초반 또 한번 앞서 나갔다. '댄디' 최인규의 렝가가 궁극기를 활용해 '임팩트' 정언영의 룰루를 잡아내는데 성공한 것. 이에 '벵기' 배성웅의 녹턴 역시 미드 라인에 궁극기를 활용했지만 킬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 화이트는 갱킹 성공 여부에서 이득을 보며 드래곤까지 가져갔고, 모든 라이너가 상대에 비해 더 많은 cs를 획득했다.

SKT T1 K는 계속해서 수세에 몰렸다. 꽤 오랜 시간동안 탑 라인에서 매복을 시도한 녹턴이 룰루와 궁극기 콤보를 활용해 '루퍼' 장형석의 라이즈를 잡아내는데 성공했지만, 봇 라인에서 계속해서 킬을 내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피글렛' 채광진의 트리스타나가 로켓 점프를 활용해 '마타' 조세형의 사형 선고를 피하려 했지만 두 번 연속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 모든 상황을 직접 만들어낸 것은 최인규의 렝가였다. 거의 모든 라인에서 큰 존재감을 뽐내며 팀원들을 제대로 도왔다. 궁극기 한 번으로 상대 순간이동을 강제했던 것은 최인규의 날카로운 움직임에 압박감을 느끼는 SKT T1 K의 심정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삼성 화이트는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수비적인 운영을 버리고 공격성을 드러내는 팀이다. 드래곤 근처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제라스가 물리며 시작된 교전에서 2킬을 획득하자 곧장 바론과 드래곤을 챙겼다. SKT T1 K는 연이은 패배로 인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SKT T1 K는 녹턴의 궁극기와 함께 먼저 교전을 열었다. 하지만 이는 삼성 화이트가 의도한 상황이었다. 상대의 이니시에이팅을 오리아나의 충격파로 제대로 맞받아친 삼성 화이트는 또 한번 한타 대승을 거두며 SKT T1 K의 추격 의지를 완벽하게 꺾었다.

삼성 화이트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상대 넥서스 앞 쌍둥이 타워를 모두 파괴하는데 성공한 이후, 넥서스를 파괴하지 않고 한타를 여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삼성 화이트가 SKT T1 K의 넥서스를 끝내 파괴하며 4강에 합류했다.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보여줬던 여유가 허세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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