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C의 우승자 '레니아워' 이정환이 한중마스터즈 첫 8강 진출을 신고했다.

9월 1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 16강 E조 경기에서 이정환은 속전속결로 승부를 내려했다. 첫 세트 방밀 전사로 완승을 거두며 낙승을 예고했지만, 2세트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경기를 뒤집어버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그러나 막판에 Wang jiahui가 T6를 꺼내들자 이정환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Wang jiahui가 T6로 재미를 봤던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이정환은 위니덱을 제대로 카운터 하기 위한 덱을 짜왔던 것. 결국 위기에서 자신을 구한것은 탁월한 분석력이었다. 다음은 8강에 진출한 '레니아워' 이정환의 인터뷰 전문이다.



Q. 8강에 진출한 소감은?

1경기를 이겼을 때는 쉬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1세트의 방밀 전사 덱은 멀티킬이 가능한 상태로 특수하게 세팅해왔었다. 특정 덱으로 카운터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2세트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 덱을 상대로 내가 실수를 한 바람에 패배를 해서 많이 흔들렸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너무 힘든 승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지만 일단 승리를 거뒀기에 기분은 좋다.


Q. 2세트에서 어떤 실수를 한 것인가?

내가 습관이 있다. 페이크 모션을 줄 겸 카드를 살짝 내는 척을 하고 '이렇게 하면 되겠다'라고 수를 생각하는데 그러다가 카드가 나가버렸다. 그 덕분에 상대방 실바나스가 비정상적으로 이득을 크게 취해서 승기를 내줬다.

또 상대방의 비밀이 거울상인 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로데브를 선택한 것이 두 번째 패인이 아닌가 싶다. 약한 하수인을 내면 필드를 잡힐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필드를 내준 초석이 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못했다.


Q. GSL에도 출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아주 어렸을 때는 스타1을 했었다. 아마추어에서 클랜전을 주로했었고 워3도 했었다. 듀얼 토너먼트에도 참가한 적이 있었고 롤챔스 마지막 예선전에도 갔었다.

공통적으로 항상 문턱에서 떨어졌었다. 스타2도 오픈시즌에서 탈락했었다. 시작하는 것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 '이제 시작이다' 싶으면 떨어진다. 이 징크스를 털어내고 첫 경기를 승리하게 되어서 느낌이 좋고, 앞으로도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여러가지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스스톤에 매진하는 이유가 있나?

하스스톤은 트위치 시청자가 LOL 다음이다. 해외에서는 정말 인기가 많다. 해외 선수들이 훨씬 많은 게임이라 해외에서도 통한다고 본다. 굳이 한국선수들이 적다고 블루오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결국 해외의 선수를 이겨야한다.


Q. 곧 WEC에 출전한다. 이에 대한 각오는?

그간 한국의 인식이 좋지 않았다. 해외대회를 많이 안나가서 약하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WEC에서 선전해서 이런 인식을 바꾸겠다. 한국 하스스톤이 약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겠다.


Q. 하스스톤 게이머로 활약하고자 하는 이유는?

항상 새 게임이 나오면 해보는 편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스타1, 워3, 스타2, LOL 모든 게임을 옮겨다니면서 게이머를 했었기에 하스스톤도 처음에는 가볍게 했었다.

하스스톤이 의외로 게이머를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얼마 안한 것 같은데 시계보면 두 시간 지나있고, 말로 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하스스톤만을 하게 됐고 자연히 다른 게임은 안 하게 됐다. 대회에도 나가보니 해볼만 하겠다라고 해서 하스스톤 게이머로 활약하게 됐다.


Q. 위니 하드 카운터 흑마법사를 가지고 온 것은 상대가 위니덱을 구사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나?

내 장점은 정보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낮선 선수가 와도 그 선수를 분석할 수 있다. 이 선수가 중국 블리즈컨 선발전에서 위니흑마와 T6로 재미를 봤기에 이번에도 반드시 쓸 것으로 예상했다.


Q. HCC에서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승리는 남다를 것 같다. 실제로 그렇나?

큰 대회에 서니까 긴장이 되고, HCC에서도 쟁쟁한 선수들과 싸워왔지만 이렇게 큰 세트에서 경기 내용이 실시간으로 TV에 나가는 대회는 처음이다. 이런 대회가 처음이다보니 굉장히 많이 떨었는데 오히려 실수를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승리하니까 기분은 당연히 좋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경기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경기를 빠르게 전개한 이유는?

경기를 하면서 떨지 않으려고 마음 먹으면 플레이가 빨라진다. 긴장 상태로 생각을 많이 하면 오히려 실수를 많이 하는 느낌이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 하지 않나. 그러다보니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빠른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다양한 게이머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집에서의 반대는 없었나?

스타2에서 활약하려고 했던 때는 고3이라서 반대가 있긴 했다.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면서 게임을 하지 않으려다보니 게이머 생활을 관두게 되었고, LOL의 경우는 재수 생활이 끝난 후에 해서 큰 문제가 없었다.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는 선에서만 게임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은 약간 실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모습 보여드리지 않을 것이다. 매번 앞으로 실수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계속 실수를 하고 있다. 앞으로 절대 안 하겠다고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하지 않으려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