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픽님 서폿 좀"

LoL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익숙한 문장일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LoL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포터'라는 자리는 피지컬이 부족하고 게임 실력이 떨어지는 유저가 가는 곳으로 인식됐다. 축구 못하는 친구에게 골키퍼를 시키는 것처럼, 티어가 낮은 친구를 서포터로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월드 챔피언십 시즌 4에서는 서포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불리했던 경기를 역전시키는 발판이 됐고, 시야 장악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현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꼽히는 원거리 딜러를 위해 몸 바치면서 어머니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중요해진 서포터의 역할, 이번 월드 챔피언십 시즌 4에서 서포터들은 어떤 활약을 했을까?



■ 삼성 화이트 '마타' 조세형

완벽했다. 전 세계 모든 서포터 중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초반 맵 장악 능력부터 시작해 한타에서 '임프' 구승빈을 지키는 모습은 서포터 그 자체였다. 발 빠르게 로밍을 다니면서 전 라인을 풀어주는 캐리 능력이 있는 서포터다.

피지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그의 오더도 일품이다. 삼성 화이트 탈수기 메타의 주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외적으로도 팀을 도와주고 있다. 팀 동료의 인터뷰를 조종하면서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조세형에게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가 없다. 과연 이번 대회를 통해 진정한 세계 최고로 못 박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마타' 조세형 : 5킬 10데스 102어시스트 KDA 10.7



■ 나진 실드 '고릴라' 강범현

어려운 상황에 역전을 만들어준 주인공이다. 나진 실드의 드라마에는 항상 강범현이 있었다. 얼라이언스를 상대로 하드 캐리를 보여줬다. 적절한 순간에 사형 선고를 적중시키면서 얼라이언스의 주요 챔피언을 끊었고, 완벽한 각도에서 이니시에이팅을 통해 한타를 이끌었다.

하지만 강범현의 문제점도 있다. 잔나와 쓰레쉬를 제외하고는 2%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레오나와 나미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다른 챔피언으로 활약한 부분을 생각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진다. 나진 실드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는 강범현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다양한 챔피언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 '고릴라' 강범현 : 3킬 18데스 72어시스트 KDA 4.2



■ 스타 혼 로얄클럽 '제로' 윤경섭

사실 윤경섭은 중국 리그와 롤챔스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 했다. 국내에서는 벨코즈를 제외한 다른 챔피언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중국 리그에서도 주요한 순간에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윤경섭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월드 챔피언십 시즌 4가 시작되고 윤경섭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맵 장악에 힘을 썼고, 실수도 거의 없었다. 특히, 그의 잔나는 일품이었다. 팀의 핵심 딜러, 'Uzi' Jian Z.H.를 지키면서 적절한 궁극기 활용까지 쓰는 윤경섭은 순식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서포터로 등극했다. 하지만 아직 윤경섭에게 숙제가 있다. 바로 챔피언 폭이다. 현재까지 그가 무대에서 보여준 인상 깊었던 챔피언은 잔나뿐이다. 8강을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카드가 필요하다.

※ '제로' 윤경섭 : 1킬 12데스 87어시스트 KDA 7.3



■ Cloud9 'LemonNation' D. Hart

'LemonNation'은 이번 월드 챔피언십 시즌 4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팀 동료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 했지만, 그가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 다양한 챔피언으로 팀에 기여했고, 특히 그의 모르가나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현재 메타에서 평이 좋지 않았던 모르가나다. 하지만 'LemonNation'은 서포터 모르가나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사실 Cloud9의 운영의 핵심에도 'LemonNation'이 있다. 'Hai'가 암살 챔피언을 선택하면서 꾸준히 스플릿 푸쉬를 하는 동안 소수의 인원으로 지키는 컨셉은 무엇보다 서포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상대가 진입하는 타이밍을 늦추고 지속적으로 시야 싸움을 해주면서 최소한의 힘으로 수비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셈. 'LemonNation'의 활약 여부가 Cloud9의 8강전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 'LemonNation' D. Hart : 2킬 15데스 50어시스트 KDA 3.5



■ TSM '러스트보이' 함장식

함장식이 합류하면서 TSM은 변했다. 라인전이 끝난 후 어설프게 오브젝트를 챙기고 운영이 미숙했던 TSM이었지만, 함장식의 합류로 운영이 탄탄해졌다. TSM을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Bjergsen'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함장식이 합류하고 봇 듀오도 이전보다 더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TSM의 한타다. 함장식의 주도하에 이니시에이팅 혹은 역 이니시에이팅이 진행되며, 이는 팀을 승리로 이끈다. 분명 CJ 블레이즈 시절보다 어깨가 무거워졌을 것이다. 팀이 그에게 기대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함장식은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분명 8강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러스트보이' 함장식 : 5킬 14데스 62어시스트 KDA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