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에서 만나는 삼성 화이트와 TSM. 어찌 보면 공통점이 전혀 없을 것 같지만 각 팀의 서포터를 맡고 있는 '마타' 조세형과 '러스트보이' 함장식은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오는 10월 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4(이하 롤드컵) 8강 첫 경기에서 6전 전승의 삼성 화이트와 북미의 자존심 TSM이 대결을 펼친다. 그들이 지역 대표 선발전부터 걸어온 모양새에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양 팀의 봇 듀오는 예상외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삼성 화이트의 '임프' 구승빈과 TSM의 'Wildturtle'은 종잡을 수 없는 플레이로 유명하다. 구승빈은 '마타' 조세형의 보호와 감시(?)를 받으며 경기를 캐리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잠시라도 조세형이 한눈을 팔면 여지없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TSM의 'Wildturtle'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두 선수는 보통 다른 선수들이 생존기로 활용하는 원딜 챔피언들의 이동 스킬을 적진으로 뛰어드는 데 사용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양 팀의 서포터인 '마타' 조세형과 '러스트보이' 함장식은 어떨까? 이 두 선수 역시 뚜렷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두 선수를 대표하는 플레이 스타일은 '원거리 딜러 지키기'로 대표될 수 있다. 사실 서포터의 기본적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선수에게는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일 것이다.

완벽한 서포터로 불리는 '마타' 조세형의 장점은 시야 장악과 활발한 로밍 능력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언제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를지 모르는 '임프' 구승빈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감시 능력을 들 수 있다. 조세형의 슈퍼 세이브는 대부분 구승빈을 살리는 장면에서 나왔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북미 리그에 진출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러스트보이' 함장식 역시 조세형과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다. 함장식은 TSM 입단과 동시에 시야 장악과 그에 따른 경기 흐름을 읽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사실 그의 마음은 온통 'Wildturtle'에게 쏠려 있다. 때문에 함장식은 대부분 원딜을 지키기 좋은 챔피언을 선호한다.

한국 대표 선발전부터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 화이트. 그리고 북미 대표 선발전에서부터 8강 확정까지 꽤 험난한 길을 걸어온 TSM. 양 팀의 분위기는 이토록 다르지만 서포터들의 입장은 같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을 들고 경기에 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 중에 폭발력 있는 원딜의 '통통 튀는 경기력'을 더욱 잘 조절해주는 서포터가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