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7월 마비노기 영웅전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를 예고한 바 있다. 신규 캐릭터는 '헤기'라는 이름의 마비노기 영웅전 최초의 남성 마법사 캐릭터. '헤기'가 처음 공개된 건 지난해 4월이었다. 만우절 티저 페이지에 등장한 앳 된 모습의 소년 '헤기'는 많은 누님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모습은 '헤기'는 앳된 소년이 아니라, 슬림한 핏의 청년이었다. 그동안 어떤 변고의 과정을 거쳤기에 헤기는 소년에서 청년이 되었을까? 그리고 티저 페이지에 등장한 허공에 떠 있는 무기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거기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형제들, '카록'은 무사한지…정말 여러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가장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역시 개발자들이 아닐까? 이번에도 신규 캐릭터에 '헤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 왼쪽부터, 이재도 파트장, 한서윤 연구원, 박일호 파트장, 김진형 파트장, 구복문 연구원


■ 인터뷰이 소개

이재도 클라이언트유닛 파트장 (헤기 프로그래밍)
한서윤 기획유닛 연구원 (헤기 배경 스토리 및 기획)
박일호 기획유닛 파트장 (헤기 기획 총괄)
김진형 아트유닛 파트장 (헤기 원화)
구복문 아트유닛 연구원 (헤기 애니메이션)




자신감 넘치는 미청년 - 최초의 남자 지능 캐릭터 헤기!

Q: 신규 캐릭터의 이름 등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은 헤기이고, 팬텀 대거라는 무기와 환영의 조각 등 마법을 이용하는 마법사 캐릭터다. 같은 마법사인 이비와는 차별성을 주기 위해서 더 민첩하고 활동적인 공격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여심을 흔들 수 있는 잘생긴 미형의 남성 캐릭터로서, 자신감 있고 다소 허세 끼도 있는 성격이다.


Q: 캐릭터의 외형은 어떤 콘셉트인지 궁금하다. 혹시 참고한 인물이 있다면?

얼굴은 눈 따로, 코 따로, 따로따로 참고 해서 굳이 특정 누군가를 참고했다고 하긴 어렵다. 다만 아이돌 그룹이나 잘생긴 분들을 참고 해서 더 멋있게 가다듬었다.

정확하게 어떻다고 말할 순 없지만, 작업 중 여성 직원들에게 보여줬을 때 좋은 호응을 받았다. 기대해도 좋다.

▲ 헤기의 초기 설정 이미지



Q: 캐릭터의 배경 설정은 어떤지? 기존 캐릭터들과의 접점은 있는지 궁금하다.

헤기의 배경 스토리는 레진 코믹스를 통해서 웹툰으로 제작 중이다. 기존 스토리상의 캐릭터와의 직접적인 접점은 없고 헤기의 개인적인 과거 이야기를 다뤘다.

헤기의 기술이 일반적인 마법사와는 다른데 어떻게 이러한 마법을 사용하게 된 것인지 하는 사연과 우수에 차있고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모습을 어필하는 내용이다.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 유저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헤기가 이러한 사연을 가진 캐릭터라고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구상했다.

레진코믹스에 연재되는 웹툰의 스토리는 헤기 스토리 담당인 한서윤 연구원, 캐릭터 디자인은 원화 담당인 김진형 파트장의 원화를 바탕으로 검수를 거쳐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섭외한 만화가분이 작업했다. 웹툰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 헤기 구현을 담당한 이재도 클라이언트유닛 파트장, 헤기의 스토리 및 기획을 담당한 한서윤 연구원

Q: 헤기의 제작 결정 시기와 제작 기간이 궁금하다.

헤기는 올해 초에 제작이 결정됐고, 제작 기간은 다른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작이 결정되자 마케팅과 연관된 부분이 있어서 날짜는 다른 캐릭터들과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안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했고, 그만큼 실패한 시도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를 한 만큼 결과물은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Q: 헤기가 만우절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는데?

사실 만우절에 등장했던 헤기를 그대로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다. 남녀 성비 문제도 있어 예전부터 남성 마법사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지능형 남성 캐릭터를 만들기로 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이름이 헤기로 결정된 것은 헤기라는 이름이 독특하면서도 어감도 좋았기 때문에 임덕빈 디렉터가 헤기가 좋겠다고 판단하여 헤기로 결정되었다.

만우절에 등장했던 헤기는 마영전의 세계관 상 너무 어려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나이는 최소한의 선을 린으로 잡고 있다. 모든 캐릭터가 그러하듯 정확한 나이는 정하지 않았지만, 헤기의 나이는 린보단 많고 리시타보단 적은 설정이다.

▲ 2014년 만우절 당시의 헤기 아이디어 스캐치

Q: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제작하기로 한 계기가 궁금하다.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성 유저들만을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단지 신규 캐릭터는 기존의 캐릭터들과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캐릭터만의 재미와 개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이 다르느냐 하는 차이일 뿐이지 기존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이 필요했다.

기존의 캐릭터가 여럿이 있지만, 여성 유저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 다소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 여성 유저들도 어느 정도 포용할 수 있는 캐릭터로서 지금의 헤기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

마법사하면 지팡이와 로브를 먼저 떠올리기 쉬운데, 헤기는 그러한 기존의 마법사들 사이에서 어떤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샤프한 체구에 민첩한 움직임을 섞어 다이나믹한 전투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Q: 신규 캐릭터 티저가 공개된 후, 카록 개편 이슈가 떠올랐었는데?

헤기가 공개된 이후, 신규 캐릭터 이야기보다 카록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와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임덕빈 디렉터도 개발자 노트에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고.

카록 자체는 하반기에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마영전 팀은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업데이트를 직렬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병렬적으로 여러 팀이 여러 가지를 동시에 작업하다 보니 카록 개편보다 헤기가 먼저 완성된 것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단순히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완성도를 높여 공개하는 것이 유저들의 만족도도 더 높으므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카록 개편이 늦어진 듯하다.

▲ 카록 개편은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 중.


Q: 헤기 전용 장비의 디자인 콘셉트가 궁금하다.

처음 헤기 콘셉트 디자인할 때, 헤기는 소년에 다소 자신감 있는, 허세감 있는 모습과 함께, 장난스러운 모습도 드러났으면 해서 아이돌을 많이 참고 했다.

그래서 전용 의상 디자인도 마영전의 스타일에 무대 의상 같은 화려함을 접목해 강렬한 붉은색을 사용한 의상과 다양한 유저들의 취향에 맞을 수 있도록 상반된 느낌의 의상을 만들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특정한 한가지 스타일만을 고수하는 것은 좋은 것 같진 않았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때마다 새로운 것을 찾다 보니 이질감이 들 수도 있지만, 기존의 마영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화려한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

▲ 헤기 전용 방어구 - 트라이얼 저지


Q: 헤기의 공격 스타일은 어떤지 궁금하다.

헤기는 평타에서 스매시로 이어지는 공격 구조로서 기존의 힘 기반 캐릭터와 같다. 하지만 공격에 마법적인 요소가 들어가게 된다.

평타로 공격하면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팬텀 대거와 같은 환영의 조각이 헤기의 주변을 떠돌며 모든 공격에 추가 공격을 가한다. 티저 페이지에 공개된 일러스트를 보면 헤기 주변에 여러 개의 무기가 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환영의 조각이다.

환영의 조각은 적에게 공격을 가하고 나면 부메랑처럼 다시 헤기에게로 돌아온다. 최대 6개까지 쌓이며, 피격당하면 헤기가 받는 피해를 환영의 조각 수만큼 감소시키는 대신, 즉시 모든 환영의 조각이 사라지게 된다.

민첩한 움직임을 구사하기 위해서 파쿠르 같은 것도 참고했다. 회피를 사용하면 몬스터를 관통해 뒤로 갈 수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 좀 더 멋진 모습도 연출할 수 있다.

1타, 2타 스매시는 원거리 공격으로 헤기가 상하좌우로 이동하며 공격한다. 이런 식으로 근거리 원거리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 잡기 등 그래플링 기술도 가능하다.


Q: 신규 캐릭터의 타격감은 어떠한 느낌인지 궁금하다.

사실 팬텀 대거의 원거리 공격은 타격감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강한 3타, 4타 스매시에 연출을 넣는 등의 방식으로 타격감을 살리고 있다.

▲ 헤기 전용 무기 - 팬텀 대거


Q: 헤기도 보스 몬스터를 홀딩하는 기술이 있나?

있다. 이름은 '인피니티 레퀴엠'으로 팬텀 대거 약 50여 개가 일제히 보스를 공격하는 화려한 기술이다. 기대하셔도 좋다. 사실 처음에는 팬텀 대거 숫자가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결과물이 다소 밋밋해서 팬텀 대거 수를 점점 늘리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Q: 헤기의 딜량은 어느 정도 수준을 예상하는가?

특별히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캐릭터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얼마나 플레이를 잘하느냐에 따라 상위권도 충분히 노릴 수 있도록 기획했다.

유저들이 딜링 순위를 나누는 것은 알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밸런스는 꾸준히 조정할 것이고, 플레이에 따라서 딜링 순위는 많이 바뀔 거로 생각한다.

▲ 헤기 전용 방어구 - 소울 버스트


Q: 조작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만든 것인지 궁금하다.

조작 난이도는 중간 정도로 보고 있다. 특별히 조작난이도가 쉬운 캐릭터를 만들고자 하거나, 조작난이도가 어려운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잘 운영하려면 좀 더 복잡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를 못 한다고 해서 딜량이 나락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영전은 보스 패턴을 잘 모르는 유저는 공격을 전혀 못 하게 되기도 하는데, 2타 스매시로 원거리에서 공격하기도 하고, 환영의 조각을 통해 추가 공격을 가하거나, 피격 시 받는 피해량을 줄여 생존에 도움을 등 최소한의 생존력과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환영의 조각이 유저를 서포트하는 형태가 되게 기획했다.


Q: 그렇다면 혹시 헤기에 파티원에게 도움을 주는 버프가 있나?

있다. 유저들에게 버프를 걸어 회복하거나, 주변 유저들을 순간적으로 보호하는 버프 등의 버프를 가지고 있다. 버프 수가 많은 건 아니고 활용도가 높은 버프 몇 가지를 가지고 있다. 헤기가 파티에 있으면 좀 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헤기 전용 방어구 - 타임 체이서


Q: 최초의 지능 기반 남자 캐릭터인데, 저레벨 구간 남성용 지능 장비가 추가되나?

팀 안에서도 많은 고민을 한 내용이다. 성장하면서 플레이에 지장이 없도록 헤기 전용 장비 외에도 저 레벨 남성 지능 장비가 추가되었다. 그 밖에도 헤기는 일반 남성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를 모두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고, 저 레벨 구간에 레벨업 시 지능이 오르는 등 성장에 불편은 없을 것이다.


Q: 헤기도 혹시 다른 지능 캐릭터처럼 보조장비를 사용하는지?

사실 게임상 시세와 관련된 내용이라 뭐라 말하긴 어렵다. 스테이터스는 다른 지능 기반 캐릭터들과 비슷할 것이다.

▲ 헤기 기획 총괄을 담당한 박일호 기획유닛 파트장


Q: 헤기에 대한 묘사에서 자신감, 허세 끼라는 말이 떠나지 않는데 그러한 성격이 게임상에선 어떻게 표현되는지 궁금하다.

실제 전투에서는 그런 모습을 드러내면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공격 모션 중에서는 일부러 멋을 내는 듯한 모습들도 볼 수 있긴 하다. 그러한 모습은 마을 감정 모션에 추가되었는데 헤기의 자신감과 허세 끼 섞인 모습을 넣으려 했다. 아이돌 같은 파이팅 넘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춤도 매우 궁금한데?

춤은 직접 춰서 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모션 캡처할 액터 분을 섭외에서 아이돌 그룹 같은 느낌의 춤을 준비했다. 액터분이 하루종일 춤을 추셨는데, 게임에는 그중에서 괜찮은 춤을 골라 모션 캡처가 되지 않는 손동작, 다소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다듬어 적용했다. 참고로 마을 감정 모션도 액터분이 연기하셨다.


Q: 헤기와 함께 신규 유저 유입도 있을 텐데 신규 유저를 위한 업데이트가 혹시 있는지 궁금하다.

신규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른 팀에서 그러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팀이 다르다 보니 헤기와 함께 업데이트되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게다가 담당자가 아니라 실제 개발 중인 내용과도 다를 우려가 있어 이 자리에서 답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 헤기 원화를 담당한 김진형 아트유닛 파트장, 헤기 모션을 담당한 구복문 아트유닛 연구원


Q: 마지막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분들께 드릴 말이 있다면?

박일호(기획 및 PM)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데 정말 많은 것을 쏟아 붓게 되는 것 같다. 린 때도 그랬지만 헤기도 정말 많은 것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유저분들이 헤기를 아껴주시고 재밌어하며 헤기 만의 매력을 느껴주셨으면 한다. 테스트 서버에서 유저 분들이 피드백을 주시면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의견이 있다면 수용하겠다.

이재도(프로그램)
헤기 업데이트가 끝나면 박일호 파트장이랑 술 좀 마시려 한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자 많은 프로토타입이 나왔고 그만큼 사라진 것도 많았다. 개발 기간은 같았지만, 더 많은 시간이 압축되어 들어갔던 캐릭터 같다. 이렇게 만들어달라고 해서 하루 종일 만든 프로토타입이 다음날 '음 재미없는데?' 하며 날아가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다. 테스트 서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버그 등을 피드백 받아 정식 서버에 업데이트할 때는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한서윤(스토리 및 기획)
헤기 관련 웹툰도 많이 봐주시고 헤기를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남성 유저 여성 유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스토리를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

김진형(원화)
얼마나 그렸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원화를 거처 나온 것이 헤기였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공을 많이 들인 만큼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으면 한다.

구복문(모션)
직접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최대한 헤기에 빙의 돼서 많이 움직이고, 기존 캐릭터들과도 다르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다. 많은 피드백을 받고 더 재밌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애착이 많이 간다. 많은 분이 재밌게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