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챔피언이어도 아이템에 변화를 준다면, 마치 다른 챔피언 같은 면모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아이템 트리에 관한 연구가 지속되고, 새로운 발견으로 독특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챔피언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 중, 가격대비 효율이 높은 방어구 관통력(이하 방관) 아이템이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요. 방관 아이템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해, 아이템을 이른 타이밍에 완성 시킬 수 있다는 점과 초반 효율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초반 효율이 높다는 부분은 단지 아이템의 가격 대비 성능이 아닌, 게임 초반 고정 방관이 갖는 높은 효율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방어력과 고정 방관 공식의 상관관계를 통해,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구간과 효율이 낮아지는 구간을 알아보고, 아이템 선택에 있어 '대세' 때문이 아닌 '이유'를 알고 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 방어력과 고정 방어구 관통력의 기본 공식과 상관관계

고정 방관의 공식과 효율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방어력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방어력 1은 전체 체력의 1%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피해량을 감소시킵니다. 예를들어 체력 1000, 방어력 100의 애쉬가 있습니다. 방어력은 1당 전체 체력의 1%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방어력 100은 애쉬의 체력을 100% 증가시킵니다. 그럼 결국 애쉬가 갖게 되는 총 체력의 양은 2000(1000x(100%+100%))이 됩니다.

여기서 애쉬에게 100의 피해를 줬다고 가정했을 때, 애쉬는 전체 체력인 2000에서 피해량 100을 뺀 나머지 체력인 1900이 남게 됩니다. 방어력 공식 적용 이전의 애쉬 실제 체력인 1000으로 돌리기 위해 다시 2로 나눕니다. 1900/2 = 950이 나오는데요. 이 950이라는 수치가 애쉬의 실제 체력입니다. 결과적으로 애쉬가 받은 피해량 100은 실제로는 50으로 줄어든 셈이죠.

즉, 방어력 100은 50%의 피해량 감소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인게임에서 방어력 100은 50%의 피해량 감소 효과가 있다고 표기됩니다. 방어력 200을 기준으로 보면, 3000(1,000x(100%+100%+100%))에서 피해량 100을 빼면, 2900이 됩니다. 2900에서 다시 3을 나누면 966.6이 되는데, 애쉬는 결과적으로 33.3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방어력 200은 66%의 피해량 감소 효과를 갖게 되는데요.


▲ 인게임의 방어력 100에 50%의 피해 감소효과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방어력이 갖는 피해량 감소 효과입니다. 방어력은 위의 공식처럼 피해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고, 방어력 수치가 높아질수록 피해 감소 효과의 수치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어력이 갖는 피해 감소 효과를 50단위로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여기서 방관 50을 세팅한 딜러는 방어력이 50인 적에게는 33.3%만큼의 피해량 감소 효과를 삭제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방어력이 100인 적에게는 16.6% 만큼의 피해량 감소 효과를 삭제할 수 있습니다. 방어력 50과 100의 방관 효율 차이는 무려 2배입니다. 결국, 방어력 200인 적에게는 6.6%의 피해량 감소 효과를 삭제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방어력이 높을수록 고정 방관의 효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고정 방관 아이템이 갖는 초반 높은 효율은 상대방이 방어력 아이템을 갖추기 이전 즉, 방어력이 낮을 때 그 효율이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방어력이 낮을 때 선택하는 아이템이 고정 방관 아이템이고, 반대로 상대방의 방어력이 높을 때는 추가 방어구 관통력이나, AD관련 아이템을 올리는 것이 더 효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높은 효율의 고정 방관 템트리, 최대의 수혜자는 누구?

초반 효율이 높은 고정 방관 아이템을 이용하는 챔피언의 장점은 바로, 초반 단계에서 빠르게 스노우 볼을 굴릴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두 가지 장점이 고루 작용하는 부분인데요. 먼저 상대의 방어력이 낮을수록 효율이 높은 고정 방관의 특성과 고정 방관 아이템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템 가격 때문입니다. 또한, 코어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조합까지의 과정에서의 딜로스도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도 한몫합니다.

이런 고정 방관 아이템을 사용해 유행을 타는 몇몇 챔피언을 알아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대회 초반에 자주 등장했던 요우무의 유령검과 칠흑의 양날도끼를 사용하는 요블 루시안이 있습니다. 요블 루시안의 장점은 위에 나열한 장점과 동일합니다. 더불어, 루시안 자체 성능에도 기인하는데요. 루시안은 난전과 라인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어느 챔피언과 맞붙어도 라인전 주도권 싸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장점과 초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관 아이템 트리가 높은 시너지를 냈던 결과로 보입니다.

실제로 랭크게임과 대회에서 높은 승률과 픽률을 자랑했던 루시안은 스킬 너프로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스킬 사거리와 계수의 너프로 라인전에서 갖던 이점과 유틸성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섬머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하던 루시안의 기세가 꺾였다.


반면, 방관 아이템을 이용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챔피언이 있는데요. 바로 진과 갱플랭크입니다. 먼저, 진은 도주기가 부족한 원딜이지만, 강력한 딜링과 긴 사거리를 통한 전장 주도권으로 랭크게임, 대회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챔피언입니다. 실제로 랭크게임과 대회에서 높은 승률과 픽률을 기록했습니다. 진의 활약도 방관 아이템 트리를 사용하며, 초중반부터 스노우 볼을 굴리는 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요우무의 유령검'은 진에게 조금 더 특별한 아이템인데요. 바로 진의 패시브인 '속삭임'과 높은 시너지를 갖기 때문입니다. 요우무의 유령검의 발동 효과인 이동속도와 공격속도 증가는 진의 공격력과 생존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요우무의 유령검은 진에게 공격력, 고정 방관, 이동속도 이 세 가지를 모두 부여하는 최고의 아이템입니다. 랭크게임과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진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높은 승률을 기록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 진


마지막으로 갱플랭크의 등장 배경은 사실, 탑 라인의 메타와 연관이 깊습니다. 먼저 삼위일체의 변경이 이렐리아에게는 큰 상향이, 갱플랭크에게는 하향이 되었는데요. 변경된 삼위일체와 높은 효율을 내는 이렐리아가 랭크 게임과 대회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기존에 마오카이와 트런들 등을 사용하던 탱킹형 메타에서 이렐리아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서 이렐리아를 상대하기 위한 챔피언으로 쉔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쉔이 이렐리아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주류픽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다음으로 이런 쉔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갱플랭크가 등장하게 됩니다. 실제로 갱플랭크는 쉔을 상대로 계속해서 라인 압박을 넣을 수 있고, 쉔의 궁극기 변수를 갱플랭크의 궁극기로 어느 정도 상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쉔의 카운터 역할을 해내게 됩니다. 또한, 삼위일체의 치명타 옵션 삭제로 갱플랭크와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 끝에 방관 아이템 트리가 등장하게 됩니다. 실제로 갱플랭크와 좋은 시너지를 냈고, 승률과 픽률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 2라운드 후반에 등장한 갱플랭크는 엄청난 활약중!


메타처럼 마치 유행이라도 타듯이 아이템 트리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정 방관 아이템을 사용하는 아이템 트리가 그러한데요. 캐리형 정글 메타의 한 획을 그은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도 자주 사용했던 아이템 트리입니다. 이러한 고정 방관 아이템 트리는 계속해서 유행 중입니다. 특히 스노우 볼을 굴리는 데 일가견 있는 LCK 무대에서는 계속해서 사랑받는 아이템 트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어력과 방어구 관통력의 관계와 공식을 통해 정확하게 알아본 것처럼 방어력 아이템을 갖출수록 즉, 후반으로 갈수록 고정 방관의 효율이 많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황에 따른 아이템 선택은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앞서 알아본 공식을 통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