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목) 오전 9시, 오버워치의 경쟁전 시즌1이 종료되면서 두 달간의 경쟁 점수 쟁탈 전쟁이 막을 내렸습니다. 다들 실력 점수는 많이들 올리셨나요? 저는 어제 시즌1 마지막 경쟁전을 돌리면서 '시즌 막바지 경쟁전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네요. 그래도 첫 경쟁전 시즌이라 그런지 성적표를 받고 나니 뭔가 감회가 새롭다 싶습니다. 다들 한 시즌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6월 29일에 열린 2016년 여름 시즌 경쟁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픈 초기부터 위세를 떨치던 맥크리와 위도우가 하향을 당하기도 했고, 파라와 메르시가 경쟁전 하늘을 지배하던 때도 있었으며, 스나이퍼로 전향한 맥크리가 최강 딜러로 군림하기도 했죠.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던 만큼 메타 또한 다양하게 바뀌어 왔다는 느낌입니다.

경쟁전이 종료된 지금이야말로 그간 유저들이 쌓아온 전적 정보들을 분석하고 시즌1을 결산해볼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인벤 전적 검색 사이트 오버랭크(링크)의 '영웅분석' 탭을 이용하여 유저들의 영웅별 플레이 시간과 승률, KD 등을 조사해 보고 각 항목별로 상위 TOP 3와 하위 TOP 3를 추려봤습니다. 시즌1 경쟁전 동안 유저들은 어떤 영웅들을 많이 썼고, 어떤 영웅으로 많이 승리해 왔을까요?

※ 본 기사에 사용된 데이터는 흥미 위주로 정리되어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시간에 지남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음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영웅분석' 탭에서 각 영웅별로 플레이 시간, 승률, 폭주시간, KD를 조사했습니다




◆ 플레이 시간 - 믿고 쓰는 힐러 루시우와, 수비에서만 쓰는 지원가 시메트라



시즌1 플레이 시간 1위는 루시우가 차지했습니다. 루시우는 오버랭크가 오픈한 날 이래로 지금까지 거의 플레이 시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습니다. 루시우 자체로도 쉽고 강한 힐러 영웅이라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아왔지만, 무엇보다도 맵이나 게임 모드에 구애받지 않는 무난한 힐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힐러를 별로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들마저도 팀 조합에 힐러가 없다면 루시우를 고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 뒤로는 오픈부터 쭉 건재한 딜러들, 리퍼와 솔저가 각각 2,3위를 차지했습니다. 솔저는 튜토리얼부터 다룰 수 있는 블리자드 공식의 스탠다드 딜러고, 리퍼는 1:1에서 강력한 면모를 보이는 딜러라는 점에서 유저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둘 다 따로 맵이나 게임모드를 타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영웅들이기도 하죠.

다만 리퍼는 최근에 대두된 탱커 메타에서 안티 탱커 역할을 하기 위해 더 자주 기용되어 2위로 치고 올라왔다면, 솔저는 맥크리의 대두로 원거리 견제 측면에서 다소 입지가 좁아진 측면이 있어 시즌 종료 막바지에는 3위에 그쳤다는 느낌입니다.

▲ 리퍼의 죽음의 꽃 5인궁 맛에 중독되면, 리퍼를 자주 선택할 수 밖에 없죠


반대로 이번에는 누적 플레이 시간 꼴찌 3인방을 알아보죠. 플레이 시간 최저는 지난 7월 20일에 오버워치에 새롭게 합류한 영웅 아나가 차지했습니다. 오버워치 정식 오픈 이후 두어달이 지난 뒤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누적플레이 타임은 적을 수 밖에 없다 싶습니다. 여기에 '저격형 지원가'라는 특이한 컨셉으로 쉽지 않은 영웅 난도 또한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맵과 게임 모드를 심하게 타는 편인 시메트라가 플레이 시간 최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공격 진영이나 쟁탈전 상황에서 시메트라를 고르지 말란 법은 없긴 합니다만, 그래도 시메트라가 수비 상황에'만' 특화되어 있다는 인식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했는 모양입니다. 결국 시메트라의 플레이 시간은 전체의 1.04%로 꼴찌는 면한 수준이지만, 신 영웅이라 태생적으로 꼴찌 확정일 수밖에 없었던 아나와 0.3%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적은 플레이 시간을 기록한 영웅은 위도우메이커였습니다. 너프 전에는 풀차지 몸샷 150 피해량으로 빠른 대전을 하면 어디서든 보이곤 했던 위도우메이커가, 시즌 종료쯤 되니 누적 플레이 시간 1.05%로 시메트라와 동급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 메타에서 보이는 수비 영웅의 약세, 특히 저격수 영웅의 약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옛날엔 그렇게 무서웠는데, 요새는 위도우 보이면 바로 윈스턴이 나오는 느낌이라 그닥..



◆ 승률 - 이유있는 터렛 영웅들의 고승률과, 저격수 영웅들의 안타까운 성적


시즌1 대망의 승률 TOP 3는 수비 진영에서 특히 자주 쓰이는 영웅인 토르비욘과 시메트라, 그리고 범용성 높은 무난한 힐러 루시우가 차지했습니다. 토르비욘의 승률 1위가 특히 인상적인데요. 토르비욘과 바스티온의 거점 농성을 뚫지 못하고 패배했던 오버워치를 막 시작했을 무렵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대처법을 모르는 초보 유저들 사이에서 토르비욘이나 바스티온은 거의 필승의 아이콘과도 같았는데, 아무래도 이 부분 또한 토르비욘의 고승률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토르비욘은 상대방이 대처를 확실히 하면 순식간에 무력해지는 영웅이라, 경쟁 점수 상위권이나 대회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 영웅이긴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엔 터렛 영웅들의 인식이 나빠진 편이기도 하죠. 때문에 정말 유리한 상황에서, 그것도 수비 상황에서만 꺼내 쓰는 픽이라는 점도 기여를 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초보시절엔 거점으로 돌격했더니 들려오는 '초 고열 용광로!'소리가 그렇게 무서웠더랬죠


승률 꼴찌 TOP3는 재미있게도 '저격수 3인방'인 한조와 아나, 위도우메이커가 각각 1,2,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저격수 영웅들은 시즌1 승률 평균이 50%가 안되는 단 세 명이기도 합니다. 한조와 아나는 아예 40% 초반을 기록했습니다. 저격수라는 포지션이 어렵기는 참 어려운 모양입니다. 또한 요즘 메타처럼 겐지와 윈스턴, 트레이서가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저격수들이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점도 이번 시즌 저격수들의 약세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한조는 다루기 쉽지 않은 저격수 영웅들 중에서도 유달리 사용하기 어려운 픽으로 인식이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승률 꼴찌라는 결과가 이어져 시즌1을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됐죠. 이번 PTR서버 변경으로 한조의 화살 투사체 속도에 상향이 있던데, 다음 시즌에서는 부디 좋은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 봅니다.

▲ 형만한 아우 없단 말이 무색하게만 느껴졌던 시즌1 한조의 행보



◆ 폭주 시간 - 루시우와 젠야타의 '넘사벽' 4분대와, 불이 붙지 않는 얼음여왕 메이


폭주 시간은 게임 승리 기여와 관계되는 수치입니다. 폭주 시간이 곧 게임 승리 기여도라고 100%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폭주를 띄웠다는 건 화물을 밀고, 적 처치에 도움을 주고, 아군을 치유하는 등의 행동을 많이 했단 거고 이는 곧 승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는 얘기다보니 많으면 좋은 수치이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폭주 시간 TOP3는 이런 역할들을 수행하기 적합한 영웅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루시우는 광역 회복과 이동 속도 지원으로, 젠야타는 조화/부조화의 구슬로 손쉽게 치유 점수와 처치 기여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3위인 로드호그 또한 숨돌리기로 자가 치유가 가능하고 갈고리를 이용한 암살의 강력함으로 평균 2분대의 높은 폭주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루시우와 젠야타는 평균 폭주 시간대가 4분을 넘길 정도라 폭주 시간의 클래스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 젠야타는 구슬 붙인 대상이 죽거나 죽이면 처치 기여라 폭주 못하기가 힘든 정도


폭주 시간 최저 TOP3는 메이, 시메트라, 윈스턴이 차지했습니다. 메이는 폭주 시간을 올리기가 매우 힘든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궁극기인 눈보라로 서너명씩 얼리고 전부 처치하지 않는 이상 영웅 초상화에 불이 붙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편이죠. 다른 영웅으로 벌어놓았던 평균 폭주 시간을 메이가 다 깎아먹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이번 PTR서버 패치로 고드름 투사체 판정이 좋아지고 궁극기 범위가 더 넓어졌다는데, 시즌2에는 더 불이 잘 붙는(?) 얼음 여왕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루시우, 젠야타와 같은 지원가 역할군임에도 스킬셋이 폭주와는 별 관련이 없는 시메트라와 다소 약한 공격력을 가진 윈스턴 또한 폭주 하위권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선 뭔가 시메트라는 지원가라기 보단 수비 영웅에 가까워 보이긴 하네요.

▲ 궁극기 범위 증가와 고드름 투사체 판정 상향이 메이를 살릴 수 있을까요?



◆ KD - 패치로 불멸의 메카 조종사가 된 디바와, 살아남기 바쁜 힐러 영웅들


KD는 '목숨 당 처치'로도 표현되는 수치입니다. 요는 얼마나 안 죽고 얼마나 많이 죽였냐를 따지는 건데,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죠. 물론 너무 사리는 플레이를 한다거나, 결정타를 치지 않고 양념만 잔뜩 친다거나 해도 오르긴 하지만, 대개 2점 근처만 가도 양호한 수치입니다.

KD 1위의 영광은 방어 매트릭스 버프 이후 기동력과 생존력을 동시에 가지게 된 디바가 차지했습니다. 디바는 특히 메카 상태에서 체력을 전부 잃어도 본체인 송하나가 죽지 않는 한 죽음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데스 관리가 수월한 편입니다. 이 밖에도 우수한 기동성에서 나오는 킬 관여율, 궁극기 자폭의 결정력 등 킬을 올리기에도 좋은 스킬 구성을 하고 있죠.

▲ '곱등이'를 처치했더니 '연가시'가 나온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뒤이어 다재다능형 딜러인 솔저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솔저는 뛰어난 원거리 견제력으로 처치 기여도가 높은 편이면서 나선 로켓과 궁극기인 전술 조준경으로 킬 결정력이 높습니다. 또한 질주와 생체장으로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해 데스를 줄이기 좋은 영웅이기도 하죠.

토르비욘은 본체와 터렛, 양쪽에서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 처치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영웅입니다. 심지어 본체가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놀고 있어도 터렛으로 킬을 따낼 수 있기도 합니다. 수비 진영에서 많이 사용되는 영웅이다보니 거점으로 돌격해오는 적들에 터렛 따로, 본체 따로 공격을 가할 수 있어 킬 관여율이 높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이 밖에도 고철 50으로 생성할 수 있는 방어구를 활용할 수 있고, 궁극기 초고열 용광로를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탱커급의 체력을 가질 수도 있어 생존력 또한 높죠.

▲ POTG 먹는 법. 1. 궁극기를 쓰고, 2. 스프레이를 뿌리고, 3. 망치질을 하면 Profit!


KD 하위권 TOP 3는 메르시, 아나, 젠야타 순으로 전부 힐러들이 차지했습니다. 힐러들은 겐지나 트레이서, 윈스턴같은 돌진 영웅들의 최우선 제거 대상이라 데스가 많을 수밖에 없긴 합니다. 힐러 플레이는 사실상 이러한 위협 요소들로부터 최대한 살아남는 것이라고 봐도 될 정도죠.

KD 최저 1위는 목숨 당 처치 0.12의 메르시입니다. 사실 메르시는 직접 적을 처치하기보다는 아군의 적 처치를 돕는다는 측면이 강한 영웅이라 KD는 그다지 의미가 없긴 합니다. 킬 수치를 올리려면 결국 권총을 꺼내야 하는데, 그럴 시간에 아군 치료나 부활 5인궁 각을 보는게 나은 영웅이라...

그 뒤를 이어 아나와 젠야타가 각각 2,3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나의 경우 초창기에 막 출시 되었을 때는 다소 약했던 것도 있고, 모두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유난히 KD가 낮았던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젠야타는 체력이 150이었던 '젠복치' 시절의 높은 데스 수치가 반영된 것도 있고요.

▲ 메르시 권총으로 KD를 올리느니 그냥 픽을 바꾸는 걸 추천합니다



◆ 다사다난했던 시즌1 종료! 시즌2는 어떻게 바뀔까?

시즌 종료와 함께 다음 시즌에 관한 정보가 여기저기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독일의 멋진 고성을 배경으로 하는 신 전장 아이헨발데(Eichenwalde)부터, 떡밥만 무성한 영웅 솜브라의 이스터에그, 새롭게 적용될 티어 제도와 확대되는 실력 점수 등 매우 다양한 변화들이 예고되었습니다.

PTR서버에서는 18일 새벽에 많은 영웅들의 능력치 변경 또한 이루어졌습니다. 논란이 많았던 겐지가 상당량 너프를 받고, 부조화의 구슬 하나로 먹고살던 젠야타가 조정이 이루어지는 등 상당히 실험적인 밸런스 변화들이 눈에 띕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본 서버에 적용된다면, 또 누가 떠오르고 누가 지게 될까 궁금하네요.

벌써부터 많은 유저들의 PTR 체험기가 올라오고 있으며, 다음 시즌에는 무엇이 대세가 될지, 메타가 어떤 흐름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 예측들이 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이 계속 변화해 간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참 좋은 듯 하네요. 새롭게 다가올 시즌2의 경쟁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두어달 간 계속되었던 경쟁 점수 쟁탈 레이스는 고단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올 새 시즌은 9월 6일(화)에 시작된다고 하니, 저도 그 동안은 PTR서버 체험이나 빠른 대전을 하면서 시즌2를 대비할까 합니다.

▲ 제프 카플란이 말하길, '멋진 플레이였습니다, 영웅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