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롤드컵 진출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 삼성 갤럭시 팀원들은 경기가 끝나고 밥 먹을 힘조차 없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과 열의가 느껴졌던 무대를 마치고, 삼성 팀원과 롤드컵 진출을 축하하기 위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찬의 주인공은 최근 경기 내외적으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큐베' 이성진입니다. 시즌 초반 경기력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번 포스트 시즌부터 롤드컵 선발전까지 상승세만 걷고 있죠. 정규 시즌 자신의 천적과 같았던 김찬호를 상대로 케넨이라는 챔피언 카드로 멋진 승부를 보여줬습니다. '짜장 길만 걷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짜장면을 먹는 모습,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표정까지 그의 모습 하나하나 뜨거운 이슈가 될 정도였죠.

그렇다면 이성진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요. 최고의 길만 걷고 있는 '큐베' 이성진과 만나봤습니다.



Q. 중국 요리집에서 만나니 색다른 기분이 드네요. 독자 여러분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큐베' 이성진 : 안녕하세요. 삼성 갤럭시 탑 라이너 '큐베' 이성진입니다.


Q. 오늘 먹은 짜장면의 맛을 평가해볼까요?

'큐베' 이성진 : 오늘 먹은 중식 요리 맛은 색다르더라고요. 확실히 신맛이 강해서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Q. 본인이 짜장면을 먹는 모습만 봐도 주변 사람들까지 배불러할 정도에요. 요즘 '짜왕'이란 별명으로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어요. '큐베' 이성진에게 짜장면이란?

'큐베' 이성진 : 사실, 저는 짜장면을 그렇게 챙겨먹는 편은 아니에요. 팀원들과 숙소에서 그냥 시켜먹는 정도죠. 짜장면보다 고기류를 훨씬 좋아한답니다. 짜장면을 먹다보니 화제가 돼서 그렇지, 면보다 그 안에 있는 고기를 더 좋아해요(웃음).

▲ 사실, '큐베' 이성진에게 짜장면은 '모스트1' 아니다

▲ '짜왕'에 이어 '탕왕'에 도전하고 있다




Q. 롤드컵에 진출해서 미국에 가게 됐네요. 서양 음식 중에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큐베' 이성진 : 아직 미국에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미국산 스테이크를 먹어보고 싶어요.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더 선호하는데, 미국 스테이크 맛이 궁금하긴 하네요.


Q. 이제 롤드컵과 관련된 질문을 할게요. 롤챔스 정규 시즌에서 kt 롤스터 '썸데이' 김찬호와 대결에서 고생한 적도 있었지만, 롤드컵 선발전에서 확실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 사이 어떤 발전이 있었나요?

'큐베' 이성진 : 정규 시즌에는 '썸데이' 선수에게 많이 패배했죠. 그래서 롤드컵 선발전을 앞두고 이를…아니 칼을 갈았어요(웃음). 한번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연습했죠. 개인적인 변화보다 먼저 팀적으로 도움이 되려고 했어요. 어떻게 경기하면 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죠. 팀원들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저한테 조언을 아끼지 않았어요. 코치님과 감독님도 어떤 부분을 보완해서 더 안정적으로 할지에 대해 피드백을 줬죠. 솔로 랭크에서 케넨과 같은 픽을 따로 준비했는데 잘 통했네요.


Q. 시즌 초반에 '순간이동' 활용한 실수도 있었어요. 이제 '순간이동' 합류 콜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큐베' 이성진 : 예전에는 '순간이동'을 팀원들이 요구할 때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랬더니 상황이 안 좋을 때도 순간이동으로 합류하고 결과가 안 좋게 나왔어요. 그 후로, 찬용이 형과 감독-코치님이 "네가 편한 대로 해봐라"라며 제 판단에 맡겼죠. 그래서 연습 때부터 다른 라인이 어떻게 되든 말든 꿋꿋하게 탑 라인을 밀어봤어요. 그렇게 마음대로 해보니 '이럴 땐 합류하고 저럴 땐 순간이동을 활용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깨우치게 됐죠.


Q. 한동안 '앰비션' 강찬용 선수가 탑 라인을 잘 봐주지 않았어요. 정글러에게 조금 섭섭한 감정은 없었나요?

'큐베' 이성진 : 당시 메타는 이렐리아 같은 공격적인 픽이 나오지 않고 마오카이처럼 단단한 탱커형 챔피언이 주로 등장했어요. 탱커를 봐주기는 아깝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도 어느 정도 수긍했죠. 그런데 탑 라인에 공격적인 챔피언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섬머 시즌 1라운드에서 롱주 게이밍을 상대로 패배하면서 탑 라인도 신경 써야 한다고 방향을 잡았죠. 저도 이때다 싶으면 찬용이 형을 부르고 "탑 한 번 봐줄 수 있어요?"라고 물어봐요.


Q. OGN 영상을 통해 진에어 그린윙스 전 바론 오더의 주인공이 밝혀졌어요. 이제는 롤드컵에도 진출했으니 당시 강찬용 선수의 오더에 대해 솔직히 어떻게 생각했나요?

'큐베' 이성진 : 실수는 실수니까 그런 부분은 당연히 피드백을 받아야…

▲ 받아야?


▲ 안녕?


기자 : 이성진 선수 왜 말을 잇지 못하죠?

'큐베' 이성진 : 사실, 경기에서 승리해서 큰 불만은 없었어요.


Q. (강찬용 합류) '앰비션' 강찬용 선수도 완벽하진 않잖아요. 혹시 그의 오더에 불만이 있었던 적은 없나요?

'큐베' 이성진 : 저희는 경기 중에 형을 믿고 따를 뿐이에요. 하하. 혹시라도 문제라고 생각되면, 연습이 끝나고 따로 다음에 이런 상황이 나오면 이 부분은 바꿔보는 게 어떤지 잘 돌려 말해보죠.

'앰비션' 강찬용 :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실히 하고 넘어가요. 하지만 경기마다 양상이 다르니 서로 어떻게 할지 질문하면서 결정해나가죠.


Q. (강찬용에게) 분...분위기를 바꿔봐야겠네요. 삼성에 와서 마음이 맞는 동생들이랑 함께 할 수 있는 현재 상황에 만족하다고 했는데, 팀원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요?

'앰비션' 강찬용 : 우리 팀원들은 자기 고집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줄 아는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서로 피드백해주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위기죠.

기자 : '큐베' 선수도 동의하는 부분인가요?

'큐베' 이성진 :

기자 : '앰비션' 선수에게 피드백 준 적 있어요?

'큐베' 이성진 :

기자 : 그럼 누가 주로 피드백을 주나요?

'큐베' 이성진 : '크라운' 이민호 선수가 같은 미드 라이너 출신으로 잘 맞더라고요.

'앰비션' 강찬용 : 팀원들이 말을 잘 못하는 것도 있고, 뭐 어떤 상황에 대해 말해야 할지 몰라서 피드백을 안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럼 그냥 제가 생각해서 먼저 고치고 피드백을 하려고 해요. 팀원들에게 "이번 경기에서는 내가 탑부터 봐줄게"라는 말을 하고 시작하죠.


▲ 웃어?


Q. (강찬용에게) '큐베' 이성진을 비롯해 팀원들은 어떤 동생이라고 생각하나요?

'앰비션' 강찬용 : 동생들이 다 비슷해요. 말 잘 통하고 자기 할 일 묵묵히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죠.

'큐베' 이성진 : '크라운' 민호 형이 플레이오프 때 챔피언 폭 때문에 패배해서 많이 분해하더라고요. 그리고 휴가마저 반납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물론, 저는 휴가를 다녀왔습니다(웃음).


Q. 형이 표현은 잘 안 해도 동생들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네요. 팀원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자주 사주나요?

'큐베' 이성진 : 사주진 않아요.

'앰비션' 강찬용 : 제가 오기 전부터 청소부터 밥과 야식을 사는 것까지 모두 '내기 문화'가 있더라고요.

기자 : 가끔은 형이 사주길 바라진 않나요?

'큐베' 이성진 : 저는 그냥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려고요.




Q. (강찬용에게)드디어 오랜 프로게이머 활동 끝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네요. 그동안 다른 국내 팀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어떤 감정이 들었을지 궁금합니다.

'앰비션' 강찬용 : 2012-2013 시즌까지는 롤드컵에 못 간 것이 억울했어요. 내가 대신 나갔으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여서 더 그랬죠. 당시에는 남들이 정말 부러웠고 롤드컵에 못 간 게 억울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 이후부터 이렇게 된 것이 '모두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니 편하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저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지냈네요. 그런데 올해에 이렇게 진출할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만약, 롤드컵에 갈 기회가 단 한 번이라면, 1~2년 전보다 올해가 주변 사람들이나 저한테 더 감동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Q. (강찬용에게)kt 롤스터와 '스코어' 고동빈을 상대로 고전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상성'이란 걸 멋지게 극복했네요. 어떻게 해낼 수 있었다고 보나요?

'앰비션' 강찬용 :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상성'이란 말을 믿지 않았어요. 한 번, 두 번 패배하다 보니 그게 쌓여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고동빈 선수가 잘하지만, 무섭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저는 오히려 공격적인 선수들이 더 까다롭거든요. 상성과 천적이라는 말은 경기에서 지다 보니 붙은 말일 뿐이죠. 저는 정규 시즌보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만난 '스코어' 선수가 더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던 거죠. 그런데, 3세트까지 해보면서 '스코어' 선수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2로 밀리는 상황에서 이대로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면 아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챔피언도 바꿔보고 해보고 싶은 플레이를 했죠. 솔직히, 그라가스 연습을 많이 안 해본 상태였는데, 3세트까지 그라가스만 하니까 억울하더라고요. 제가 준비한 거 하나도 못해보고 물러설 수 없었어요. 그런 마음이 들어서 4세트부터 스카너 같은 픽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롤드컵 선발전 방송 인터뷰가 끝나고 팀원들 모두 말을 잇지 못했어요. 끝나고 팀원들과 코칭 스태프가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큐베' 이성진 : 민호 형이 가장 인상에 남네요. 경기 승리하고 숨을 못 쉬겠고 심장 마비 올 것 같다고 말했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고 여기가 현실인지, 꿈인지 물어볼 정도였죠.

'앰비션' 강찬용 : 팀원들 모두 그날 경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모든 기운을 경기에 다 쏟아서 그런지 몸이 안 좋아진 선수들이 많았죠. 원래 끝나고 회식을 할 예정이었는데, 입맛도 없어서 회식을 뒤로 미뤘어요. 이런 적은 저도 처음이라서 기억에 남네요. 며칠 쉬고 나서 정신 차리고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Q. 롤드컵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나 팀이 있나요?

'앰비션' 강찬용 : 저는 많이 듣고 보던 팀인 TSM을 만나보고 싶어요. 아직은 생소한 팀이 많아요. 익숙한 팀을 만나고 싶은 것도 있어요. TSM이 강하지만, 우리가 못 이길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큐베' 이성진 : 저는 RNG ‘루퍼’ 장형석 선수와 대결해보고 싶네요. 연습할 때만 만나봤는데, 실제 경기에서 한 번 붙어봤으면 하네요. 연습할 때는 제가 많이 졌지만, 큰 무대에서 만나 한번 꺾어보고 싶어요.


Q. 드디어 삼성이 롤드컵에 진출했네요. 이번 대회를 통해 어떤 팀과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큐베' 이성진 : kt 롤스터를 꺾고 롤드컵에 진출했잖아요. 강한 상대를 이기고 올라온 만큼 kt 롤스터에게 미안하지 않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가 이만큼 올라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까지 올라갈 거에요.

'앰비션' 강찬용 : 어떤 식으로 기억에 남든 상관없이 최대한 많이 올라가려고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앰비션' 강찬용 : 롤드컵이라는 기회가 왔잖아요. 저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를 허무하게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게 저의 현재 목표예요.

'큐베' 이성진 : 감독, 코치님과 팀원들이 있어서 제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짜장은 제 ‘모스트1’이 아니에요.


※ 기사는 '앰비션-큐베' 선수의 협조 하에 진행된 것으로 일부 각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그들이 지나간 자리...


▲ 인벤 e스포츠팀에서 삼성 갤럭시의 롤드컵 선전을 응원하는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나도 한 번? ('앰비션'님 제가 아니라, 사진 전문 기자가 합성한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 : 남기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