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롤드컵에는 정말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던 TSM의 몰락이나 8강에서 벌어진 한중전, 극적으로 롤드컵에 합류해 파워랭킹 1위까지 오른 삼성 등 매경기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많았다.

여기 롤드컵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 팀이 있다. 모스코우 5의 후예들, 알버스 녹스 루나(ANX)가 그들이다. 사상 첫 와일드카드 지역 출신으로 8강에 오른 이들이 유럽 지역의 마지막 희망 H2K와 대결을 벌인다. 이번 경기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만큼, 가장 재미있는 8강전 경기가 될 것이다.

경기력을 면면히 따져보면 양 팀 모두 굉장히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ANX는 첫 주차 선전에 이어 2주 차에도 LCK 1위 락스 타이거즈를 잡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긴 장기전 속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는 모습이나 싸움에서 보이는 각 라이너의 포지션, 부족함 없는 라인전 실력까지, 와일드카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H2K도 2주 차 들어 급 각성한 모습으로 전승을 기록, 8강에 올랐다. '류' 류상욱 뿐만 아니라, 정글러 '얀코스'와 원거리 딜러 '포기븐'이 활약했기 때문이다. 지금 양 팀의 분위기대로라면 누가 이길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앞선 8강 경기들이 다소 일방적이었다면, 이번 경기는 토너먼트 경기다운 치열하고 끈질긴 8강전이 될 듯 하다.

이들의 대결에서도 봇 라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전장이 될 듯 보인다. 맞라인전 패치가 진행되면서 봇 라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는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킬, 혹은 오브젝트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ANX의 '리크릿'이 보여줄 서포터는 무엇이 될 지, '포기븐'이 중간 중간 보여주는 실수는 또 나올 것인지 등 소소한 이야기거리도 있다.

삼성과 함께 또 하나의 소년만화 주인공 ANX. 그들의 선전이 4강까지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유럽지역의 마지막 남은 희망 H2K가 지난 시즌 프나틱에 이어 4강에 올라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한국이 속해있지 않은 대진이나 경기결과는 그 어느때보다도 궁금하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6 8강전 4일 차 일정

H2K vs ANX - 한국 시각 17일 오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