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현지시각 15일) EDG에 3대1 승리를 거두고 4강행 티켓을 획득한 ROX 타이거즈의 '쿠로' 이서행 선수가 소감을 밝혔다.

'쿠로' 이서행은 이번 8강 경기에서 아우렐리온 솔과 라이즈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락스 타이거즈는 다음주 4강전이 열리는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또다른 한국 팀 SKT T1과 숙명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경기가 종료된 뒤 시카고 씨어터에서 '쿠로' 이서행에게 한국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Q. 4강 진출을 축하드린다. 승리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사실 처음에는 EDG가 워낙 강팀이기도 하고, 3대2로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는데, 초반 경기들이 잘 풀려서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무척 좋다.

Q. 1, 2경기에서 아우렐리온 솔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솔은 항상 열심히 준비해오던 픽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쓸 상황이 잘 나오지 않아서 아껴두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또 솔이 매우 핫하고 강력한 픽으로 자주 기용되더라. 자연스럽게 꺼내게 된 픽이고,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다.


Q. 최근 미드 픽 구도를 보면 아우렐리온 솔과 라이즈의 대결이 잦은데,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솔의 라인전은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솔이 갱킹에 무척 취약하다보니, 라인전에서는 라이즈에게 밀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라인전 시기를 벗어난 순간부터 한타든, 로밍이든 아우렐리온 솔이 라이즈보다 우위를 가진다. 그러면서도 그 둘의 장단점이 상황과 노력에 따라 극복이 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 둘이 물리고 물리는 관계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Q. SKT T1과 4강에서 만나게 됐다. 사실상 결승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SKT T1 이 우리 그룹에만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같은 그룹이 되어서 조금 안타깝긴 했다. 하지만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항상 우리가 SKT T1 을 결승전에서 만나면 패배하기만 했는데, 오히려 4강전에서 만난 게 다행이 아닌가 싶다. SKT T1은 4강에선 조금 고전하는 면이 있기도 하고. 큰 경기일 수록 잘하는 팀이라, 차라리 4강에서 빨리 만난게 좋지 않나 싶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말이 있지 않나(웃음).


Q. 4강전의 매치업이 그 유명한 '페이커' 이상혁이다. 대결을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페이커' 이상혁이 그룹 스테이지와 8강전에서 예전만큼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견도 보이는데.

이기고 싶은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렇게 이기고자 하는 생각만 하면서 매일 맞붙지만 항상 아깝게 지더라. 그래도 내가 지면 어떤가. 팀이 이기면 된다. 좀 부진하다는 이야기가 돈다는 것은 들었다. 글쎄, 나랑 만났을 때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지금 게임의 메타가 '페이커' 이상혁에게 완벽히 들어 맞지 않는 탓인 것 같다. 그보다는 우리 팀 스타일에 더 적합하달까. 하지만 그래도 '페이커' 는 '페이커' 라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방심하지 않겠다.


Q. 아우렐리온 솔, 라이즈, 빅토르 등 신선하고 강력한 카드를 많이 선보였다. 이외에 보여줄 깜짝 카드가 더 남아 있나?

당연히 있다. 우리팀이 가진 깜짝 카드는 무궁무진하다. 사실 오늘 픽밴에서도 그런 카드를 몇개 썼다. 피오라랑 마오카이인데, 그걸 아직 썼으면 안됐다. SKT T1 전에서 썼어야 하는데... 그래도 숨겨둔게 아직 많으니 괜찮을거다.


Q. 안그래도 그 문제의 피오라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3세트에서 피오라를 뽑게 된 배경과 당시 상황을 들려달라.

이게 굉장히 말이 많은 걸로 안다. 누군가는 맘가는 대로 골랐다고 하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조금은 연습한 픽이다. 조금 연습도 하고, 어떤 특정 상황이 되면 쓰자는 식으로 준비해둔 픽이었는데, 마침 3세트에서 그런 준비했던 판이 만들어진 거다. 이걸 SKT T1 에 썼어야 하는데 아쉽다. 경호가 자기방어를 하려는건지 종인이가 마음대로 골랐다고 주장하던데, 실상은 이렇다(웃음). 연습하고 준비해 왔던 픽이었다.


Q. 1경기에서 아우렐리온 솔의 원기옥, 마지막 경기에서의 케넨 궁 전송 등 멋진 장면을 많이 보여줬다. 일종의 쇼맨십이었나?

1경기에서 원기옥을 모은건, 미드 억제기가 너무 뚫기 힘든 상황이라 팀원들에게 '내가 한방 모아서 보낼테니 뚫자' 고 콜을 하고 밀어 붙여서 뚫어낸 것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게임이 너무 잘 풀리다보니, 라이즈가 할 일이 도통 없었다. 궁 셔틀이나 하고, 속박 셔틀이나 하고... 그래서 뭐라도 하려고 하는 중에 경호가 자길 뒤로 보내주면 궁을 쓰겠다고 하더라. 그냥 너 원하는거 해봐라 하는 심정으로 보내줬다.


Q. 당연히 우승을 하고 싶을텐데, 이번 대회에서 원하는 것이 달리 있는지?

뭔가 특별히 다른건 없고, 경기를 잘 풀어나가서 우승했으면 좋겠다. 상금이 무려 18억 아닌가. 그 상금을 타서 인생이 확 풀렸으면 좋겠다. 휘황찬란한 인생! 다른건 필요없다.


Q. 예상한 것보다 무척이나 세속적인 답변이다.

당연하다. 그런 마음은 우리팀 모두가 똑같다. 상금이 많이 올랐더라. 우승해서 성공하고 싶다.


Q.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부탁한다.

조별예선에서 팬 분들 마음이 쫄깃쫄깃 위태로웠다고 하더라. 우리도 한국 가는 줄 알았다. 항상 응원에 감사드리고, 또 죄송하기도하고 그렇다. 결승에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팀 응원 많이 해주시고, SKT T1 응원은 조금만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