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네 번째 확장팩,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이 출시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번화한 항구도시를 차지하기 위한 범죄 조직 간의 힘싸움이라는 테마로 시작된 이번 확장팩은 각자의 매력을 지닌 조직 시스템과 기존보다 더 다양한 효과를 지닌 카드들이 다수 추가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끌어냈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덱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빠른 전개와 고승률을 보장하는 어그로 덱이 유행하면서 가젯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직보다 '해적' 하수인을 활용한 초반 덱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어그로덱에 스며든 '신참 해적단원'과 '해적 패치스'는 해적 전사를 비롯하여 도적과 주술사 등 2턴에 무기를 착용할 수 있는 직업들에 필수 하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해적-어그로 덱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뒷심을 보강한 덱들도 등장하고 있다. 해적과 용-템포 덱을 섞은 '해룡전사'나 해적과 미라클 덱이 섞인 '피라클 도적', 비취 연꽃의 특성을 추가한 '비취 주술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해룡전사는 기존 용-템포 전사 덱을 사용했던 유저라면 추가로 제작해야 할 카드가 적고 덱을 운영하는 방법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덱이다. 이에 인벤에서는 해룡전사의 아버지이자 창의적인 덱 메이킹으로 유명한 '따효니' 백상현 선수에게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Q.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근황이 궁금합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딱히 없구요. 개인 방송이나 대회를 통해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Q. 가젯잔 초기 해적+용+떡대들의 조합인 '해룡떡' 전사 덱을 선보이면서 해룡전사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하던데요. 현재 유행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해룡전사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 저 혼자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선수들도 연구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먼저 시작해서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제 덱보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좀 더 빠른 템포의 덱들이 적합한 것 같거든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템포 위주의 덱들이 지배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해룡전사 덱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혹시 이전부터 생각해 봤던 건지...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덱을 만들 때 즉흥적으로 짜는 스타일이에요.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라던가, 아니면 랭크에서 만난 상대의 콘셉트가 독특해서 따라 해본다든가, 자다가 갑자기 이런 콘셉트의 덱이 떠오르기도 하고, 최근에는 해외 덱들을 많이 참고하고 있는데 그런 덱들을 나만의 스타일로 바꿔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들이요. 사람들이 안 해봤던 걸 일부로 찾아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던 조합으로 덱을 구성하다 보니 조금 생소하거나 특이한 덱이 나오는 거 같네요


▲ 해적의 속도와 용의 뒷심이 만남! '해룡전사'


Q. 예전부터 두 가지 이상의 콘셉트를 섞은 덱을 밀어온 것으로 유명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두 개 이상의 콘셉트를 섞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그 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구요. 두 가지 콘셉트의 맛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 짬짜면을 먹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한 가지 콘셉트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퓨어한 덱을 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리지널 정통 덱들이 어떤 면에선 더 좋을 수 있겠습니다만, 하스스톤은 아직 카드풀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섞어 쓰는 것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해적 전사의 경우, 초반부터 강력하게 상대방을 몰아칠 수 있는 덱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해지고 피해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뒷심이 필요하게 되었죠. 그걸 용으로 커버하는 거에요. 사실 이런 점에서 지금 유행하는 템포 덱들은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Q. 그렇다면 해룡전사처럼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콘셉트가 섞인 덱을 구상해 봤는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생각해본 것이 없습니다. 요즘 메타에서는 해적 하수인을 섞은 덱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주문 도적에 해적 카드를 더 넣는다던가 미드레인지 주술사지만 해적을 넣거나 혹은 비취-어그로 덱에 해적을 추가하는 방향이죠. 그냥 지금은 해적을 넣으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신참 해적단원과 함께라면 당신도 혼종 덱 유저?!


Q. 현재 해적 위주의 어그로 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그로 덱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는지?

어그로 덱은 항상 인기가 많았습니다. 과거 위니 흑마법사나 돌진 사냥꾼 같은 직업이 지금 유행하는 직업들의 덱들로 바뀐 것뿐이죠. 이러한 덱과 유행을 많은 유저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어그로와 컨트롤은 항상 공존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덱이 몰락한다면 또 다른 어그로 덱이 뜰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하이랜더 덱은 기존까지 리노 잭슨만을 위한 덱이었다면, 카자쿠스라는 카드가 추가되면서 하이랜더의 리스크를 보완해줬다고 봐요. 이외에도 비밀결사에 속한 직업들의 전용 전설 카드를 활용한 덱들이 조만간 등장하리라 봅니다.


Q. 해적에 가려 잊힌 떡대들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핸드 버프를 활용한 덱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이 있는지?

험악한 떡대들의 콘셉트를 살린 덱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해 봤는데, 사냥꾼은 지금 해적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파멸의 예언자가 2턴에 나가더라도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고, 사냥꾼의 영웅 능력은 필드에 영향을 줄 수 없어요.

어떤 의미에선 성기사도 마찬가지로 수동적이구요. 굳이 핸드 버프를 활용한 덱을 짜본다면 제가 생각하기엔 성기사가 좀 더 가능성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지금도 성기사에 대한 연구는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사냥꾼은 암울하죠.


Q. 관련해서 따효니 선수의 개인 방송에서 사냥꾼이나 성기사를 활용한 덱을 많이 만들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나요?

성기사 같은 경우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옳이나 떡대 버프류 기사, 올 하수인 덱을 연구해보고 있고 실제로 가능성이 조금 보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냥꾼은 정말 답이 없습니다. 굳이 들고 나온다면 컨트롤 덱을 상대로 조금은 할만하니, 미드레인지 식으로 짜본다는 것 정도예요.


▲ 개인 방송에서도 사냥꾼이나 성기사를 활용한 덱 메이킹을 보여준 '따효니'


Q. 이제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 따효니 선수가 지금까지 경험해 본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에 대해 평가를 해 본다면?

확실히 만족할만한 확장팩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저 코스트 카드인 '신참 해적단원'이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다른 콘셉트들을 다 죽여버렸고 살아남으려면 신참 해적단원 - 해적 패치스 콤보를 잘 막을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새로운 덱을 만들기 위한 기본 조건이 1턴에 3/2 - 1/1 돌진을 최소한의 피해로 넘길 수 있냐는 점이니까요.

사실 신참 해적단원은 과거 톱니장인과 비슷한 효과인데, 해적 종족 값까지 있는 하수인이라 해적과의 연계가 너무 위력적입니다.


Q. 연말연시를 맞아 전설 등급에 목마른 유저들을 위해 추천해줄 만한 덱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비취 드루이드 덱입니다. 리노 흑마법사나 마법사 같은 컨트롤 덱을 상대로 굉장한 승률을 보여주고 방밀 전사에게도 압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그로 덱에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산성 늪수액괴물을 한 장 추가시켜주면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까마귀 우상을 빼는 추세인데요. 그렇게 되면 살짝 핸드가 말릴 수 있으니 취향에 맞춰서 변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따효니 선수의 추천 덱 '비취 드루이드'


Q.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이나 인벤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녕하세요. 하스스톤 인벤 유저 여러분, 2016년에 많은 일이 있었고 저에게는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선수로서, 덱 메이커로서, 스트리머로서 여러분께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하스스톤의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