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업데이트된 소울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소울 사용에 '정령옥'이 필요하게 됐고, 이에 일부 유저들이 원상 복구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그동안 소울이 보여준 무한 MP 수급의 효율이 너무 뛰어났기에 일각에서는 조정이 필요한 업데이트였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힐 마법의 변화는 '상관없다'는 게 마법사들의 입장이다. 힐 종류에 따라 시전 범위(사거리)가 축소하고, 마나 소모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점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효율성이 좋아졌다고 입모아 말하고 있다.

사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히 클래스 케어라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모든 클래스의 밸런스를 조절할 때 '클래스 케어'라는 타이틀로 업데이트를 진행해왔다. 사실상 이번 업데이트는 오토(BOT) 캐릭터를 제한하기 위한 업데이트라고 해석해야 마땅하다.

▲ 오토가 가장 많았던 커츠 밭, 소울과 힐의 변화가 만든 클린 사냥터

엔씨소프트는 작년부터 오토 캐릭터를 제한하기 위한 클린 업데이트를 계속해왔다. 사냥터에 데스힐을 추가하고 범위 마법 몬스터를 추가하는 등 유저들의 터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온 것. 오토를 박멸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진 못했지만, 업데이트가 적용된 사냥터는 아직까지 클린 지역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 역시 필드를 잠식하던 '오토 요정 파티'를 몰아낸 성과를 보였다.

물론, 이러한 성과는 분명 칭찬하고 계속 보완되어야 할테지만, 유저들이 겪는 불편함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처럼 주력 마법이 벼락처럼 바뀌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현재는 소울과 힐에 대한 변화에 논쟁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다. 요정 유저들도 소울 효율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기에 받아드리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요정 유저들의 불만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클래스 케어가 아닌 단순 밸런스 조정으로 단행되 논쟁을 만들어낸 힐과 소울, 쟁점을 짚어본다.



■ 용도에 따라 구분된 '힐'의 변화 - 자힐은 하향, 대상/파티힐은 상향

힐(자힐) : MP 소모량 하향 - 회복 상향 - 딜레이 하향
그레이트 힐(자힐) : MP 소모 하향 - 회복 상향
익스트라 힐(대상힐) : MP 소모 상향 - 회복 하향 - 딜레이 상향 - 범위 하향
풀 힐(대상힐) : MP 소모 상향 - 회복 하향 - 딜레이 상향
힐 올(파티힐) : MP 소모 상향 - 회복 하향 - 딜레이 상향 - 범위 하향 - 마돌 2개 소모

단순 회복량의 차이만 있었던 힐 마법이 자힐과 대상힐, 파티힐로 성격이 명확해졌다. 자신을 치유하려면 그힐, 대상을 치유하려면 풀힐, 파티원을 치유하려면 힐올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구분 짓고 보면 자힐은 하향된 것이 맞다. 딜레이까지 추가되어 MP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힐을 반복 사용하는 게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 익스트라 힐(8칸)의 범위는 대략 이정도다

반대로 대상힐과 파티힐은 상향이다. 시전 범위가 감소된 부분은 전투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요소인 것은 분명하나, 거리만 유지된다면 더 신속하고 많은 양의 HP 회복을 서포트할 수 있게 됐다. 주요 전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유지력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마법사의 MP다. MP 소모량은 줄어들고 회복량은 늘어나 유지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서포트 능력까지 더 좋아졌다.

물론,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능력은 하향이 분명하다. 하지만 마법사는 본인 스스로 이뮨을 통해 대미지 감소 효과와 함께 앱솔이라는 최고의 보호막이 있어 큰 문제는 없다.

힐의 변화는 마법사 입장에서 아쉬울 게 없다. 오히려 PvP에선 상향이라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힐, 익힐은 오토의 주력 회복 수단이었기에 이들의 사냥 유지력을 감소시킨 효과도 있다.

▲ 풀 힐, 올 힐의 범위(10칸), 대각선 범위는 더 좁다



■ 정령옥 +1, '블러드 투 소울'의 변화 - 무한 MP 수급은 조정됐어야 할 일

변경 전 : HP -63, MP +19
변경 후 : HP -25, MP +15 (정령옥 +1 소모)
상향 전 : HP -50, MP +15

소울로 얻는 MP의 양이 소폭 감소했다. 1년 전으로 롤백 된 셈. 잃게 되는 HP도 감소하고 정령옥 1개가 필요해졌다. 정령옥 1개. 이 부분이 일부 요정들이 말하는 이번 업데이트의 '문제'다. 정령옥의 시세는 개당 200 아데나이므로 MP +15를 회복하는 데 200아데나가 소모되는 셈이다.

사실 요정을 제외하면 그 어떤 클래스도 MP를 즉시 회복하는 마법이나 기술은 없다. 나름 요정의 특권인 것. MP는 해당 클래스의 능력을 100% 발휘하는 데 필요한 주요 자원이기에 모든 클래스가 린드 가호나 마법인형 등 MP 회복 옵션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소울에 촉매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었는데, 꽤 오랫동안 지속된 클래스 간 주요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네츄럴/카오틱 마법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마법사 역시 주요 서포트/디버프 마법에 촉매제가 필요하고, 전체적으로 밸런스에 영향이 큰 마법들은 별도의 리스크나 촉매체를 추가하는 추세였기에 소울에 대한 타 클래스의 불만도 꽤 컸다.

하여 소울 역시 언젠가는 밸런스를 위해 조정되어야 할 마법이었고 이번에 단행된 것이다. 무한적으로 MP를 회복하고, 힐로 다시 HP를 회복해 MP를 수급하는 형태의 플레이 스타일은 '오토(BOT) 캐릭터' 운영의 근간이었던 점도 한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 과거 필드와 던전을 점령하던 오토 요정 파티, 앞으로도 쭉 안보이길



■ 소울은 조정됐어야 할 마법, 하지만 좀 더 신중히 접근했어야

소울 업데이트의 효과로 필드를 잠식하고 있던 거의 모든 오토 요정 파티가 종적을 감췄다. 이에 대한 효능은 유저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또 논쟁이 어느 정도 끝난 현시점에서는 타당한 업데이트라는 주장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요정들의 주장을 오토 캐릭터로 여기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사실 일부 요정들 입장에서는 아쉬움과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핵심 마법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게임사도 일부 요정들의 반발을 예상하고 있었을 터. 펌프질 후 트리플 난사라는 플레이 스타일을 유도한 것도 개발사의 의도이기에 소울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완할 해결책, 혹은 개선 방향을 보여줬어야 했다. 빼앗은게 있다면 주는 게 있어야하지 않겠나.

게다가 이번 업데이트는 정기적으로 진행했던 '클래스 케어'가 아닌 단순 밸런스 조절이다. 애초에 클래스 케어라는 공식 타이틀로 접근하여 소울의 변화로 감수해야 할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거나 개선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그림인데, 일부 반발이 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만약, 펌프질을 할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인 트리플 애로우와 다양한 보조 마법의 MP 소모량을 소폭 감소시키는 등의 개선과 함께 이루어졌다면 유저들도 납득했을지 모른다.

언젠가는 진행됐어야 할 조정이고, 이로 인해 오토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은 칭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 어느 때 보다 공식적인 '클래스 케어'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또 오토 박멸을 위해 소울의 개편을 서두른 만큼, 지속적으로 오토를 척결한 클린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어져야할 것이다.

▲ 과거 상향될 뻔한 트리플, 자주 사용할 수 없다면 대미지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