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의 경기력이 불안하다. 지난 통신사 매치 2연전에서 패배한 뒤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 삼성 갤럭시와의 경기에서는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고배를 마시며 리그 2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경기 내용면에서 kt 롤스터 답지 않은 실수가 나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소 평범해진 딜러진의 활약도 아쉬운 대목이다.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는 2014년 삼성 화이트, 블루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돌풍의 주역을 맡았었다. '폰' 허원석의 탈론 활약, '데프트' 김혁규가 롤드컵 첫 패배 후 보여줬던 눈물 젖은 코르키 활약 등은 시청자의 머릿속에 그들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허원석과 김혁규의 플레이에서 이전의 비범했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갔던 허원석은 최근 다소 수비적인 라인전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라는 뜻이지만 상대가 그만큼 편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타 상황에서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보여줬던 김혁규도 최근에는 다소 어이없게 죽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너무 아쉬운 활약이다.

김혁규는 승부욕이 정말 대단한 선수다. 중국에서 활약하던 시절, 김혁규의 어머니는 김혁규가 그날 경기에서 지면 분해서 잠도 못자고 밥도 먹지 않는다며 걱정했다. 김혁규는 2015 시즌 롤드컵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그날 솔로랭크에서 패배하면 밥도 먹지 않고 연습한다고 말했었다. 허원석도 자신이 정상급 미드 라이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혁규가 여전히 경기 패배 후, 밥을 먹지 않을 만큼 분한지 궁금하다. 허원석도 여전히 자신이 최고의 미드 라이너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두 선수의 마음 속에 승부욕과 자신감이 있다면 언제든 특별했던 '폰'과 '알파카'는 돌아올 것이다. 이미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였던 만큼, 그 방법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혁규는 지난 bbq 올리버스와의 경기 후 "커뮤니티를 자주 보는 편인데, 커뮤니티에서 나를 대변해서 내가 잘 한다는 것을 증명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감사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실력으로 직접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스프링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보답하길 바란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37일 차 일정

1경기 kt 롤스터 vs MVP - 오후 5시 (상암 e스타디움)
2경기 SKT T1 vs 롱주 게이밍 - 오후 8시 (상암 e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