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로 등장하는 붉은 오크 (이미지 출처: 데스나이트06 서버 지도자)


아덴 월드에 등장한 이벤트 몬스터 '붉은 오크'에 대한 반응이 차갑다. 많은 이용자들은 누구를 위한 이벤트나며 게임 내 전체 채팅과 함께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왜일까.

붉은 오크는 아덴 월드 전역에 무작위로 등장한다. 처치하면 무기/갑옷 마법 주문서와 변신/제작 코인 등을 드랍한다. 좋은 리워드를 갖춘 보너스 몬스터인 셈. 리워드는 괜찮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문제는 '붉은 오크'가 주는 경험치와 리젠 시간이다.

첫 번째 공지를 통해 안내된 붉은 오크의 리젠 주기는 1시간 간격이었다. 9시와 10시, 11시... 매시간 아덴 월드 전역에 등장한다. 하지만 개체수가 적어 대체로 필드에서 붉은 오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자동 사냥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수동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붉은 오크를 만나는 건 하늘에 별 따기다. 이러한 가운데 용의 계곡이나 오렌 설벽처럼 난이도가 높은 사냥터에 등장하는 붉은 오크는 레벨과 장비가 뒷받침 되는 고랭킹 이용자들만 싹 쓸어가는 형태다.

▲ 붉은 오크를 처치하여 얻을 수 있는 리워드


단순히 리워드나 개체 수만의 문제였다면 유저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붉은 오크가 주는 경험치다. 데포로쥬 01 서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고랭킹 이용자들의 말에 따르면, 56레벨 기준 43만의 경험치(아인 축복 201 이상)를 준다고.

이들이 주력 사냥터에서 얻는 경험치가 약 3~4만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대단히 많은 양이다. 주문서 같은 리워드는 획득하지 못해도 경험치 하나만으로 찾아다니면서 잡을 수밖에 없다. 43만의 경험치를 얻는 만큼 '아인하사드의 축복'도 큰 폭으로 차감되어 '드래곤의 다이아몬드 사용을 유도한다'는 불만도 뒤따르고 있다.

아인하사드 축복 수치에 민감한 중저레벨 이용자들은 아데나 수급이나 장비 파밍 때문에 붉은 오크 이벤트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고랭킹 이용자들은 높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붉은 오크를 찾아다녀야 한다. 게다가 각 서버 랭킹 1위에게 무기 및 방어구 +1 인챈트를 해주는 이벤트까지 병행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고랭킹 이용자들에게 붉은 오크 이벤트는 참여가 강요되고 있으니 말이다.

중저레벨 이용자들에게 있어 붉은 오크는 계륵 같은 존재고, 고랭킹 이용자들은 매시간 정시마다 등장하는 붉은 오크를 찾기 위해 밤을 지새워야할 판이다. 자동 사냥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은 참여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중저레벨 유저부터 고랭킹 유저들까지 많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포로쥬01 서버의 고랭킹 이용자들 대부분은 "붉은 오크를 잡아 감소한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를 결제해서 충전하라는 말과 같다. 이런 이벤트는 그냥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붉은 오크의 출현 시간이 9시, 12시, 19시, 23시로 수정됐다고는 하나 이용자들의 쌓인 분노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 고랭킹 이용자들에게 강요되는 아인 축복 충전과 붉은 오크 사냥


리니지M은 원작 리니지1을 계승한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의 근간이 되는 주요 시스템과 함께 과금 모델, 이벤트 등 리니지1에서 시도하고 성공한 사례를 리니지M에 대입하고 있다. 이번 붉은 오크 이벤트도 마찬가지. 최근 2~3년 내 리니지1에서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는 리니지1의 사례일 뿐, 리니지M과는 다르다. 리니지M 이용자 대부분이 자동 사냥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기에 붉은 오크처럼 리니지1스러운 이벤트는 그저 불편함이 가득한 이벤트일 뿐이다. 앞서 말한 이유 등으로 중저레벨 이용자부터 고랭킹 이용자들까지 모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리니지M은 최근까지 리니지1을 즐겼던 이용자들도 많지만, 과거 2000년도 초중반 시절의 추억을 갖고 다시 '복귀'한 이용자들도 많다. 2000년도 초반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처럼, 당시에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수렵 이벤트처럼, 아덴 월드 전역에 이벤트 몬스터 상시로 리젠됐다면 이용자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리니지M은 원작 리니지1과 다른 게임이다. 이벤트와 서비스도 모바일 게임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 리니지1의 수렵 이벤트, 약 17년 전부터 계속 활용되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용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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