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서 e스포츠 중계 또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다소 딱딱하고 형식적인 중계에서 벗어나 시청자와 소통하며 재밌게 중계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요. 소통을 넘어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파격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중계진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바로 SSL 챌린지의 김익근, 고인규, 정인호 콤비입니다.

그중에서도 '예능 중계'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김익근 캐스터는 개그맨 출신의 이력답게 넘치는 끼와 유쾌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무려 3년의 공백을 깨고 e스포츠계로 복귀했지만, 김익근 캐스터의 트레이드 마크인 속이 뻥 뚫리는 두성과 남다른 개그감은 여전했습니다.

재미와 함께 안정적인 진행까지 더해지면서 김익근 캐스터는 스타크래프트2 팬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가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한 3년의 시간은 '공백'이 아닌 '단련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벤은 무르익은 중계로 SSL 챌린지 시청률 고공행진의 일등 공신이 된 김익근 캐스터와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게임 캐스터 김익근입니다. 2012년에 인벤과 인터뷰하고 5년 만에 다시 인터뷰를 하네요. 그리웠습니다. 반갑습니다.


Q. GSL을 떠나고 3년 만에 캐스터로 복귀하셨습니다. 캐스터로 다시 돌아온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홈쇼핑 쇼호스트 일도 좋아하지만, 평소에 게임 중계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게임 캐스터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다른 일을 하면서 채울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렇게 중계에 대한 간절함을 갖고 있었는데, 이가희 PD에게 연락이 왔어요. 이번에 SSL 챌린지로 입봉을 하게 됐는데, 저와 같이 하고 싶다는 좋은 제안을 했어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3년 만에 캐스터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Q. 3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중계 실력이 깔끔했습니다. 쇼호스트 활동이 중계에 도움이 됐나요?

제가 중계할 때만 재밌는 사람이면, 3년의 공백이 느껴졌겠죠. 하지만,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이 저의 평소 모습 그대로에요. 항상 재밌고 유쾌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크게 공백이 안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공백기 동안 생방송 홈쇼핑의 쇼호스트로 활동했잖아요. 그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더 넓은 세계를 만났죠. 여러 가지 상품과 고객을 만나면서 스스로 여유가 생기고 풍성해진 느낌을 받았어요. 그것이 중계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Q. 홈쇼핑 쇼호스트와 캐스터 두 가지 업무를 병행 하는 것이 힘들지 않나요?

휴식 시간을 쪼개서 게임 중계를 하러 갑니다. 중계를 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힘을 얻고 오는 것 같아요. 오히려 게임 중계를 하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홈쇼핑 방송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게임 중계를 하면서 풀어요. 그리고 게임 중계로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홈쇼핑 방송을 하면서 채우고 있습니다.

정말 극한의 쾌락과 즐거움을 느끼면 피로가 안 느껴진다고 하잖아요. 요즘 스타크래프트2 중계를 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아요. 예전에도 게임 중계를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팬들과 소통하는 중계는 아니었거든요.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어요. 옛날에는 조금 더 정제된 형태의 중계를 원했다면, 지금은 자유로운 중계를 원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어요. 그런 트렌드와 제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중계진 조합도 좋고 담당 PD랑도 친해서 시너지가 폭발하고 있죠.


Q. 현재 SSL 챌린지 중계진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중계진이 정해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인호형과는 2012년 곰TV 때부터 함께 중계를 했던 사이에요. 프리스타일 풋볼, 카스온라인, 던파 등 다양한 게임을 인호형과 중계했어요. 중계가 끝나면 사적으로 만나기도 하면서 친분이 생겼죠. 예전부터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 고마운 형이에요. 이후 인호형과 연락을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나도 편한 사이라서 전혀 걱정이 없었어요. 서로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어서 호흡이 잘 맞아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인호형이 잘 받아주고, 저도 마찬가지로 잘 받아주려고 해요. 인호 형과의 캐미는 자신이 있었어요.

인규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거라서 조금 걱정이 됐죠. 그런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을 열고 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인규는 대화를 나눌수록 센스가 있고 재밌는 친구라고 느껴요. 두 명 모두 방송을 정말 잘해요. 그래서 이 조합이면 무엇을 중계하던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Q. SSL 챌린지 이가희 PD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서로 오래된 인연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가희 PD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껴요. '정말 잘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곰TV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에요. 그 친구는 조연출이었고, 저는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캐스터였죠. 그때부터 가희는 스타크래프트2를 정말 좋아하던 아이였어요. 가희와 방송국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격이 없이 친하게 지냈죠. 이후 스포TV에서 자리를 잡은 이가희 PD가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어요. 저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 제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대본은 기본적인 순서나 틀만 잡혀있고, 나머지는 중계진 세 명이 자유롭게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해줬어요. 저희가 살을 붙여 나갈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게 더 재밌고 캐미가 잘 나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이가희 PD는 정말 감이 좋은 PD에요.



Q. 방송 중에 PD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중계에 있어서 리얼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짜인 각본대로 하면 시청자들도 다 알아요. 방송의 날 것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중계 도중에도 PD와 나눈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직접 전달해주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김익근 캐스터는 중계를 하면서 재밌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방태수 선수의 경기에서 했던 '뿌뿌'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제2의 '뿌뿌'를 기대해도 될까요?

안 그래도 최근에 '담즙비가 내려와' 드립으로 빵빵 터뜨렸습니다. '담즙비'는 3년 만에 등장한 스타2 최고의 유행어라고 생각해요(웃음). 사실 '뿌뿌'같은 건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방태수 선수가 등장해야 해요. 방태수 선수가 챌린지에 올라오면, 그 전날부터 목을 풀고 '뿌뿌' 준비를 할 거예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의 두성을 기대하고 있으실 텐데요.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저의 두성을 제대로 들려드리겠습니다.

▲ 전설의 '뿌뿌' (출처 : GOM EXP 유튜브 채널)


Q. 예능 중계를 하면 간혹 선을 지키지 못하고 무리수를 둘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나요?

간혹 제가 무리수를 들 수도 있지만, 중계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제가 무리수를 두더라도 그것을 무리수로 방치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저의 멘트를 재밌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제 옆에 있어요. 또한, 저도 연차가 쌓이면서 무리수를 구별하는 감이 생겼어요.


Q. 김익근 캐스터는 개그맨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임은 언제부터 좋아했나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게임을 좋아했어요. 저도 e스포츠 팬들과 마찬가지로 어릴 적부터 OGN과 MBC게임 채널을 보면서 자란 세대에요. 개그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게임 방송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어요. 게임을 직접 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보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지금도 보는 것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바쁘다 보니 직접 게임할 시간은 많지 않더라고요.


Q. 김익근 캐스터는 어떤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스타2, LoL, 피파 온라인, 하스스톤 등 다양한 게임을 좋아해요.


Q. 정말 캐릭터가 독특하신 것 같아요. 김익근 캐스터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한 단어로 표현하면 '예능 중계'라고 생각해요. 저 말고도 재밌게 중계하는 분들이 많지만, 그분들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재밌게 중계하는 것은 저만의 색깔인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하고 싶어요. 시청자와 호흡하고 소통하며 즐겁게 중계하는 건 정말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Q. 쇼호스트 김익근과 캐스터 김익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홈쇼핑도 '재미'가 중요한 요소지만, 조금 더 '정중함'이 필요해요. 아무래도 홈쇼핑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끼려고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기 위해서 시청하잖아요. 그래서 캐스터를 할 땐 '재미'를 중점으로 두고 중계한다면, 쇼호스트로 일할 땐 고객의 입장을 가장 먼저 생각해요.


Q. 최근에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김익근 캐스터가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2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먼저 스타크래프트2 리그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준 진에어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에어는 정말 훌륭한 기업이에요(웃음). 스타크래프트2의 매력은 정말 많죠. 무엇보다 속도감이 빠른 것이 큰 매력이에요. 실시간 컨트롤, 전략 등 다양한 재미 요소가 존재해요. 또한, 중계진의 색깔이 잘 묻어나는 e스포츠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는 하는 재미도 뛰어나지만 보는 재미가 정말 뛰어나요.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는 팬들이 정말 많은데, 앞으로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성원해주시면 리그가 더 오래 지속될 거예요. 저도 재밌게 중계하면서 스타크래프트2를 리그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스타크래프트2 이외에 다른 게임 중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당연히 있죠. 제가 게임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다른 캐스터 형님들이 바쁠 때 가끔 불러주시면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재밌게 중계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 불러주세요(웃음).


Q. 김익근 캐스터의 꿈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즐겁게 방송하는 것이 꿈입니다. 단순하게 방송을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즐겁고 보는 사람들도 즐거운 방송을 하고 싶어요.


Q.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오랜만에 복귀했는데 따뜻하게 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응원의 말씀들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성원에 힘입어서 더 재밌는 중계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