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LCK 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수령에서 SKT T1과 샌드박스 게이밍(이하 샌드박스)이 만났다. 두 팀 모두 3위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마지막 스퍼트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1라운드서 샌드박스 게이밍이 SKT T1을 꺾은 바 있지만, 지금 분위기는 그때와 비교해서 많이 다르다.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SKT T1이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 메타 또한 SKT T1에게 웃어주고 있기 때문에 1라운드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샌드박스도 1라운드와 비교해서 강했으면 강했지 약하지 않다. 잘 나가던 신예팀이 한 번 연패를 경험하면 흔들리기 마련인데, 샌드박스는 단단한 멘탈과 경기력으로 연패를 빠르게 극복하고 다시 상승세에 올랐다. 결코 평범한 신예 팀이 아닌 건 확실하다.

두 팀 모두 강한 전력을 보유한 만큼 두 팀의 대결은 밴픽에서 유불리가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2라운드 후반 최고 빅매치를 앞두고 라인별 핵심 픽과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돌아온 '칸태식' vs 신인왕 후보 '서밋'
탑 핵심 픽 : 블라디미르, 제이스, 라이즈


사이온, 우르곳 등 '싸움 잘하는 탱커' 챔피언이 너프로 인해 자취를 감추면서 현재 탑은 칼과 칼이 맞붙는 구도가 자주 나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탑의 캐리력이 올라갔고, 탑의 성패에 따라 승부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승리한 칼은 스플릿과 한타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반면, 부러진 쪽은 사실상 게임에서 존재감이 지워진다. 탑이 가장 중요한 격전지인 이유다.

SKT T1의 탑솔러 '칸' 김동하는 탑 캐리 메타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과거 킹존 드래곤X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동하는 이번 시즌 초반 탱커 메타가 주를 이루면서 존재감이 조금 흐려지기도 했지만, 최근 딜러 메타가 유행하면서 MVP 포인트를 독식하고 있다. 지난 kt 롤스터전에서 김동하는 블라디미르와 피오라로 전장을 지배하며 단독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동하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뽑낼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중 한 명이 샌드박스의 탑솔러 '서밋' 박우태다. 박우태는 신예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MVP 포인트 800점을 획득했다. 탱커 메타에서 우르곳 활용의 정점을 보여준 그는 최근 아트록스, 요릭, 사일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만약 신인상이 있었다면 박우태가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의 대결은 밴픽 단계부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탑 1티어 챔피언으로 블라디미르, 라이즈, 제이스, 요릭이 꼽히고 있는데, 박우태는 이번 시즌 블라디미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블라디미르는 샌드박스가 밴할 가능성이 높다. 1티어 픽이 모두 금지될 경우 김동하의 비장의 카드 리븐이 등장하거나, 박우태가 1라운드서 활용한 아칼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상향 패치로 인해 아칼리가 각종 대회에서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CK에서 아칼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팀은 SKT T1이다. 샌드박스가 아칼리를 가져갈 경우 상대에게 핵심 픽을 주지 않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탑 대결 결과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지만, 탑 대결 성패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폼 회복한 '페이커' vs 패기 넘치는 신예 '도브'
이상적인 조합의 핵심 리산드라, 라이즈의 행방은?


현재 미드 최고의 픽으로 떠오르는 챔피언은 리산드라와 라이즈다. 특히, 리산드라는 2라운드에 접어들어 밴픽률 100%를 기록할 정도로 활용도가 넓다. '반반드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라인전에서 버티기 쉽고, 한타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는 챔피언이다. 리산드라를 가져갈 경우 부족한 CC를 크게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조합을 만들기도 편하다. 두 팀 모두 리산드라를 밴하거나 첫 번째 픽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진 리산드라와 마찬가지로 여진 라이즈 또한 최근 유행하고 있다. 어제 경기서 '초비' 정지훈이 라이즈의 여진 룬을 활용해 갱킹을 피하는 등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진 라이즈가 뜨는 이유는 타겟 CC를 활용해 원하는 타이밍에 여진을 발동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이즈 챔피언 특성상 스플릿 구도에서 극강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후반 보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탑과 미드 스왑이 가능한 챔피언이 각광 받고 있는데, 라이즈가 가장 대표적이다. 샌드박스도 라이즈를 잘 활용하는 팀 중 하나다. 지난 kt 롤스터 전에서 도브 김재현은 라이즈로 비공식 펜타킬을 따내는 등 라이즈 활용의 진가를 보인 바 있다. '페이커' 또한 라이즈로 세계 정점에 올라 선 경험이 있는 만큼 라이즈는 두 팀 모두 군침을 흘릴 만한 픽이다.

강력한 타겟 CC를 보유한 리산드라와 라이즈가 밴이 될 경우 르블랑의 티어가 크게 올라가게 된다. '페이커' 이상혁은 이번 시즌 르블랑으로 4전 4승을 기록했고, '도브' 김재연은 4승 2패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초반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에 르블랑 카드도 신경 써야 한다.


'성령좌' vs '테디' 장군
앞으로 구르면 게임 끝! 화제의 중심 베인 또 나올까?


최근 베인이 바텀 핵심 픽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전히 라인전이 강하지 않고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힘을 발휘하는 시간이 조금 더 앞당겨지면서 많은 팀이 활용하고 있다.

베인에 안정감을 더하는 브라움을 가져갈 경우 베인을 과감하게 선픽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코어 이상 아이템을 갖출 경우 상대 입장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전력을 뿜어낼 수 있다. 하위권 팀이 젠지 e스포츠가 1위 그리핀을 꺾은 원동력도 베인의 존재였다. 최근 경기 흐름으로 미루어 볼 때 두 팀 모두 베인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베인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 않지만, 충분히 주목할 픽이 있다. 바로 드레이븐이다. 1티어 픽인 칼리스타, 이즈리얼이 밴이 될 경우 드레이븐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 이번 시즌 '고스트' 장용준이 드레이븐을 가장 많이 활용했는데, 무려 4승 1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쓰레쉬 등 라인전이 강한 서포터와 조합될 경우 실력 격차와 상관없이 상대 바텀을 터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졌기 때문에 샌드박스 입장에서 충분히 꺼내 볼 만 하다

두 팀의 바텀 평균 전력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SKT T1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지만, 최근 '테디' 박진성의 폼이 최고가 아니라는 점과, 드레이븐 같은 조커 픽의 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 스플릿 39일 차 일정

1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젠지 e스포츠 - 오후 5시
2경기 SKT T1 vs 샌드박스 게이밍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