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많지 않다. 상대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조그만 소년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다는 이야기인데, 현대에서는 주로 절대적 강자와 약자가 맞붙을 때 사용하곤 하며, 절대적 약자가 승리 시 이와 같은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후 8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 팔라시오 비스탈레그레에서 열리는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3경기 SKT T1과 스플라이스 경기도 그렇다. 누가 봐도 SKT T1이 골리앗이고, 스플라이스가 다윗이다.

SKT T1은 이번 롤드컵 우승후보 0순위로 그룹 스테이지부터 파괴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8강 상대도 남은 팀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 스플라이스라 SKT T1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스플라이스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도 유니콘스 오브 러브에 3:2로 힘겹게 올라온 팀으로,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최고로 할만한 조로 불렸던 B조에 속해 펀플러스 피닉스에 이어 2위로 8강에 올랐다.

스플라이스가 잘해서 올라왔다기보다는 J팀과 GAM e스포츠가 자멸한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4승 2패를 거뒀다는 건 최소한의 저력은 있는 팀이라는 소리다. 즉, 아무리 SKT T1이라고 해도 무의식적인 방심이 동반되면 이변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스플라이스는 기본적으로 바텀, 특히 '코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걸 선호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LCK 젠지 느낌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바텀 캐리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한다. 근데, 최근 SKT T1의 경기를 보면 상대 입장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단단하고, 상대로 하여금 틈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상체 라인의 체급 차이가 굉장히 크다. 스플라이스는 상체 라인에서 많은 약점을 보였다. 특히 미드 라이너 '휴머노이드'는 아이디와 함께 '사람이 아니다'라는 우스게스러운 놀림도 당한다. 반면, SKT T1은 우승권의 상체 힘을 보유한 팀이다. '칸' 김동하는 이번 롤드컵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클리드' 김태민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리고 롤드컵의 남자 '페이커' 이상혁은 매 경기마다 미드 라이너로서,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주며 최고의 선수다운 면모를 세계 LoL팬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중이다. 관계자들 역시 스플라이스의 승리는커녕, 한 세트도 SKT T1이 내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두 팀 중 어느 팀이 승리하는 게 아니라 스플라이스가 한 세트라도 따낼 수 있을지를 말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다윗과 골리앗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다윗이 함부로 골리앗에게 덤비면 어떻게 되는지 SKT T1이 제대로 보여줄 차례다.

■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2일 차

3경기 SKT T1 VS 스플라이스 - 27일 오후 8시 (5전 3선승제)
4경기 담원게이밍 VS G2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