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만났다.

13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우리은행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1경기에 T1이 kt 롤스터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 패배를 잊을 수 있는 승리였고, 통신사 더비라는 의미 있는 경기의 승리였다.

현장에서 '에포트' 이상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앳되게만 보였던 '에포트'도 어느덧 3년 차 선수가 됐고, 올해는 주전으로 낙점받았다. T1에서 애지중지 키워왔던 만큼 팬들의 애정도 크다. 그렇기에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비판도 이제는 적지 않게 나오는 편이다.

팬들의 걱정도 많았다. 실수에 너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에포트'는 T1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감당할 단단한 다리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 다음은 '에포트'가 전한 이야기다.


첫 풀 타임 주전이다.

"주전이 된 것은 처음이라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서포터 형들이 워낙 위대했던 선수들이다. 그에 걸맞은 경기를 해야만 한다"


처음으로 비판도 많이 받는 느낌인데?

"당연히 못 하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 T1이 옛날부터 성적도 좋았고, 팬분들도 많다. 또한 나는 T1 유스 선수부터 성장했다. 나를 향한 애정이나 비판이 있는 게 당연하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하실 수밖에 없을 거다"


오프 더 레코드에서 자주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팬들은 너무 위축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하더라.

"팀원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별개다. 경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게 하고 있다. 말을 한 이후에는 잊어버린다. 실수 후에도 과감하게 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실수 없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그렇다"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뚜렷한 목표가 있나?

"T1이라는 팀에 주전이 됐다. 그런 자리에 왔으니 상을 받는 것도 당연히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부터 다양한 상들이 신설됐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는 팀 성적이 최우선이다. 물론 내가 잘하면 팀 성적도 올라갈 거란 마음이 있다. 잘해서 상을 받아보고 싶긴 하다"


신임 감독과 팀원들은 어떤가?

"리그가 시작했고, 경기도 많이 뛰어서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아직은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감독님은 완전 돌직구 스타일이시다. 그래서 더욱 쏙쏙 와닿는 게 있다. 김정균 감독님도 할 말은 하시지만, 선수들 멘탈을 조금 더 중요시했던 느낌이 있다"


끝으로 T1과 커뮤니티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이번 연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도 작년처럼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커뮤니티 인벤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본다. 여러분들의 비판과 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계속해서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