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치열했던 플레이오프 경쟁을 뚫고 막차를 탄 팀은 농심 레드포스였다. LCK 프랜차이즈에 앞서 합류한 '피넛' 한왕호는 승리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우수한 캐리력을 선보였고, 우려를 모았던 봇 듀오도 준수한 기량을 뽐냈다. 반면 눈에 띌 정도로 떨어진 '리치' 이재원의 라인전 능력과 시즌 내내 이어진 '베이' 박병준의 부진이 약점으로 꼽혔다.

플레이오프 첫 상대로 한화생명e스포츠를 만나는 농심 레드포스의 1순위 과제는 미드 차이 극복이다. LCK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한화생명e스포츠의 에이스로 있기 때문이다. 두 팀의 대결은 물론 대부분 경기의 라인전에서 '베이'는 밀리는 모습을, '쵸비'는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두 선수의 차이는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KDA는 물론 분당 CS-DPM-15분 골드 및 경험치 차이 등 다양한 항목에서 '쵸비'는 최상위, '베이'는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심지어 분당 시야 점수, 분당 와드 파괴 횟수 등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에서도 '쵸비'의 지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이에 농심 레드포스는 기본 체급뿐 아니라 경험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는 두 선수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겠다. 정규 시즌서 '베이'는 신드라-아지르-오리아나를 가장 많이 기용했는데, 오리아나로 몇 번의 대박 충격파를 해낸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좋은 경기력을 보이진 못했다. 되려 라인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한타에서 허무하게 잘리는 그림이 훨씬 많이 나왔다.

짧은 준비 기간을 통해 라인전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다만 '쵸비'를 상대할 맞춤형 챔피언 정도는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정규 시즌에서 어느 정도 재미를 본 세트(2승 1패)나 세라핀(2승 0패)처럼 말이다. CS 수급이 조금 부족해도 한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챔피언을 꺼내 변수를 만드는 것이 무난한 메이지 챔피언을 꺼냈다가 완전히 말려버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지금까지 양 팀이 보여준 경기력과 상대 전적을 바탕으로 고려했을 땐 한화생명e스포츠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한 판이다. 더군다나 5판 3선승제 대결이기에 농심 레드포스가 이변을 만들기는 더욱 어렵겠다. 하지만, 창단 이래 처음으로 맞이한 플레이오프인만큼 전심전력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는 것도 절대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1라운드 일정

1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 - 31일 오후 5시

사진 출처 : LCK